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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출 에세이=7] 만남의 미학


김형출 기자 / mjmc00@hanmail.net입력 : 2011년 06월 15일
 
↑↑ 김형출 시인, 수필가
ⓒ (주)포천신문사 
만남은 자연스럽게 다가서며 마주하는 빈자리 채우는 손님, 인생이 만남의 연속이라면 그중에서 좋은 만남만 생각하고 싶다. 매일 반복해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인연들 거기에 만남이 있다. 가끔 서랍에서 낡은 수첩을 꺼내 희미한 흔적을 찾아본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문득 생각날 때, 그 사람의 흔적이 사라져 안타까울 때가 있다. 혹시 실오라기 같은 희망의 메모라도 발견할까 싶어서 가느다란 기대를 떠올리며 흔적이 있을 만한 곳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분명히 어디엔가 주민등록번호가 남아 있을 법한 수첩, 아니면 낡은 노트가 있을 법도 한데 이것은 어디에도 없다. 그 후에도 없어진 줄 뻔히 알면서도 또 흔적을 찾아본다.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사람은 나의 순수했던 첫사랑이었다.

바보 같았던 사랑이었기에 아직껏 나의 기억에서 지우지 못하고 미련이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바보 같은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순수한 사랑, 부끄럽지 않은 사랑, 두고두고 생각나는 그런 사랑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이란 통설처럼 각인되어 있다.

그래도 첫사랑의 추억은 세월이 흘러가도 아련하게 떠오르는 것, 첫사랑이 떠나간 그 후 새로운 인연은 소중했다. 삼십삼 년 전 어느 겨울, 서울 K 동 'M 다방'에서 첫선을 봤다. 후미진 곳에 별도로 마련된 '맞선' 자리는 쿵쿵 설렜다. 그 만남은 삼 년간 지속한 후 나의 동반자 내 사랑이다.

만남의 설렘도 이별의 아쉬움도 세월이 흘러가다 보면 하나의 소중한 인연이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자연의 이치와 섭리가 정해져 있다면 이것은 아름다운 시작과 끝의 조화일 게다. 만남의 시작과 끝의 조화에 잘 어울리는 이 말이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反)'이라 받아들인다. 즉,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인생의 화두는 인생의 정답처럼 요약된 듯하다. 만나면 반드시 헤어짐이 정한 이치이고, 헤어지면 반드시 만난다는 의미이니 어찌하리오.

얽히고설킨 수많은 인연에 고리를 맺고, 끊고를 반복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면 이것은 바로 대자연의 이치인지도 모른다. 대자연 속에서는 사람은 티끌이나 먼지 같은 하찮은 존재로 남아 있을 뿐이다. 어떤 만남이라도 소홀하거나 가벼이 생각해서는 아니 될 성싶다.

사람과 만남, 사람과 사물의 만남, 사람과 영혼의 만남 그 어느 하나라도 함부로 버릴 수 없다. 만남은 우연한 것이 아님을 생각할 때 이것은 창조의 발견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라는 말은 순수하고 아름답기는 하지만, 좋은 만남의 결실은 아닐 듯싶다. 우리는 아름다운 만남을 위해서 오늘도 그 길을 걷고 있다.

김형출 / 시인, 수필가
김형출 기자 / mjmc00@hanmail.net입력 : 2011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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