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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용 칼럼] 포천! 이젠 마음을 열자

텃세는 지역발전에 도움 안돼...지킬 것 지키되 버릴 것 과감히 버려야
이희용 기자 / heeyeong1@hanmail.net입력 : 2011년 05월 19일
↑↑ 이희용 칼럼니스트, 본지 자문위원
ⓒ (주)포천신문사
포천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가장 중심에 위치해 있고 서울에서 불과 백여리 떨어져 있으나 비슷한 거리에 있는 수원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차별을 받아 왔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전략적 요충지로 끊임없이 겪은 혼란으로 인한 두려움과 피해의식이 쓰라린 한이 되었고 그것이 외부사람을 꺼리는 성향으로 자리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남북분단으로 말미암아 포천이 3․8선을 사이에 두고 둘로 갈라져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격동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이렇게 외부적 충격으로 인해 고향 산천을 버리고 언제라도 보따리를 싸야하는 고초를 겪다보니 외부적 충격을 꺼리는 것이 본능이 되어 혹독한 차별과 배타적인 텃세로 자리했는지도 모른다.

일례로 지역의 대표를 뽑을 때마다 대두되는 이른바 적자논란이다. 누가 만들어 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포천에서는 쓰리피(3P)가 아니면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P는 포천(Pocheon)의 영어 약자로, 첫 번째 P는 포천초등학교 졸업을 의미하고, 두 번째 P는 포천중학교 졸업을 그리고 세 번째 P는 포천종고를 졸업한 사람을 의미하여 여기에 소속된 학연이 없으면 원만한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비유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자승자박이 되고 있다는 말도 있다.

전통적으로 전국에서 가장 강한 텃세지역을 꼽는다면 경기도 파주와 경북 안동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러면 왜 이 두 지역이 그렇게 텃세가 센지를 알아보면 나름대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우선 이 두 지역은 유학의 대가인 율곡 이이와 퇴계 이황의 근거지이며, 파평윤씨와 안동김씨 등 성씨의 본이라는 전통적 특성이 발견되고 있으며 대체로 유학의 깊은 계보와 성씨의 본을 대표하는 지역에서 텃세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는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포천은 왜 그렇게 유난스런 텃세를 보이고 있는지 이유를 찾아보니 그렇게 마땅하고 명쾌한 대답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애써 이야기를 한다면 포천이라는 지명을 상징하는 한내가 분지 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데 이 물의 흐름이 여느 지역과는 반대로 흐르고 있는 것과, 유난히 많은 명현과 충신과 효자 그리고 유림의 근거지인 사액서원이 분포되어 있어 특유의 보수적 색채가 물씬 배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그 배경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과 함께 수많은 변화가 지속되면서 그렇게 드세던 대부분의 토착세력 중에서 재력과 실력이 있다는 사람들은 오히려 외지로 진출하게 되었고, 이제는 포천에 거주하고 있는 이른바 토박이의 수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점점 더 적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텃세가 지역발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정서적으로 고립된 과정에서도 포천에는 80년대를 지나면서 크고 작은 기업이나 공장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게 되었으며, 전형적인 농촌지역에서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산업과 관광의 도시로 서서히 그 실체가 바뀌어, 최근에는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원주민보다 외부에서 유입된 포천시민이 훨씬 많아서 각종 향우회가 더 힘을 발휘하는 때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주변에 새로운 사업체가 들어선다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반대를 하여서 지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구실로 업체들이 신규허가를 내는데 어려움이 겪기도 했다. 그리고 때만 되면 마을이나, 각종 지역단체에서 행사에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암암리에 협찬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그것이 어디에 누구를 위해 사용되었는지를 대부분의 주민들은 알지도 못한 예가 비일비재하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단체인 상공회의소나 중소기업협의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공서가 주관이 되어 기업인 단체를 협조체제라는 명분으로 읍․면․동 단위로 구성하여, 가뜩이나 힘들어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부담을 주지나 않았는지 조심스럽게 뒤돌아 볼 일이다.

이렇게 어떤 이유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포천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엄청난 기득권이 보이지 않는 압력이 되어왔으며, 이것이 새로 들어와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밖으로 진출한 포천 출신이 다른 곳에서 겪어야 할 차별을 역지사지 해본다면, 이제부터라도 진심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서 출신지역이나 나라를 따지며 업신여기거나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는 고질적인 텃세를 버려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정통성과 자존심을 모두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반드시 지키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포천에 주소를 두고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힘을 모아 진심으로 소통한다면, 우리는 질투와 상처가 아닌 반듯하고 희망찬 미래를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이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희용 / 광릉숲 시인, 연극연출가, 칼럼니스트, 포천신문 자문위원
이희용 기자 / heeyeong1@hanmail.net입력 : 2011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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