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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야기 한마당=이보용] 금이 간 항아리


이보용 기자 / leewalking@naver.com입력 : 2011년 05월 16일
↑↑ 이보용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포천신문산악회 회장
ⓒ (주)포천신문사
어떤 사람이 양 어깨에 막대기로 만든 지게를 지고 물을 날랐다.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하나씩의 항아리가 있었다. 그런데 왼쪽 항아리는 금이 간 항아리였다. 물을 가득 채워서 출발했지만, 집에 오면 왼쪽 항아리의 물은 반쯤 비어 있었다. 금이 갔기 때문이다.

반면에 오른쪽 항아리는 가득찬 모습 그대로였다. 왼쪽 항아리는 주인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주인에게 요청했다.

“주인님, 나 때문에 항상 일을 두 번씩 하는 것 같아서 죄송해요. 금이 간 나 같은 항아리는 버리고 새 것으로 쓰세요.”

그때 주인이 금이 간 항아리에게 말했다.

“나도 네가 금이 간 항아리라는 것을 안단다. 네가 금이 간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바꾸지 않는단다. 우리가 지나온 길 양쪽을 바라보아라. 오른쪽에는 아무 생명도 자라지 않는 황무지이지만, 왼쪽에는 아름다운 꽃과 풀이 무성하게 자라지 않니? 너는 금이 갔지만, 너로 인해서 많은 생명이 자라나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니? 나는 그 생명을 즐긴단다.”

많은 사람들이 완벽함을 추구한다. 자신의 금이 간 모습을 수치스럽게 여긴다. 어떤 때는 자신을 가치없는 존재로 여겨 낙심에 빠질 때도 있다. 세상이 삭막하게 되는 것은 금이 간 인생 때문이 아니라 너무 완벽한 사람들 때문이다.

당신은 금이 안 간 아내인가? 그래서 남편이 죽어가는 것이다. 당신은 금이 안 간 남편인가? 그래서 아내가 죽어가는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명문대를 나온 어떤 학생을 알고 있다. 부모의 완벽함 때문에 그 자식이 죽어가고 있었다. 2등을 해도 만족이 없었다. 심지어 1등을 해도 전교 1등을 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그 아이의 심성이 아스팔트 바닥같이 메마른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을 황무지로 만드는 똑똑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좀 금이 가면 어떤가? 틈이 있으면 어떤가? 좀 부족하면 안되는가?

영국 의회에 어떤 초선 의원이 있었다. 의회에서 연설을 하는데, 청산유수로 너무나도 완벽한 연설을 했다. 연설을 마치고 난 다음에 연설의 대가인 윈스턴 처칠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자기의 연설에 대해서 평가를 해 달라고 했다. 물론 처칠로부터 ‘탁월한 연설이었다’라는 평가와 칭찬을 기대하는 질문이었다.

윈스턴 처칠의 대답은 의외였다.
“다음부터는 좀 더듬거리게나!"”
너무 완벽함은 정 떨어진다. 한 방울의 물도 떨어뜨리지 않는 항아리는 황무지를 만든다. 옛말에 등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습니다. 금이 갔기 때문에 훌륭한 인생을 살다간 사람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이보용 /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포천신문산악회 회장
이보용 기자 / leewalking@naver.com입력 : 2011년 0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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