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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유산이 가장 세계적인 브랜드”

[대담] 대진대 DMZ연구원 김정하 박사...읍면동 단위 체계적 조사 선행돼야
임종석 기자 / nacggi@hanmail.net입력 : 2011년 05월 11일
ⓒ (주)포천신문사

▶ 대진대학교 DMZ연구원이 2010~2011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실시하고 있는 시민인문 강좌의 취지와 목적은 무엇입니까?

DMZ 연구원이 하고 있는 시민인문강좌는 지난 2010년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학진흥사업에 “DMZ의 인문-생태학적 이해를 위한 시민인문강좌”를 신청하여 선정된 결과입니다. 본 시민인문강좌는 경기북부지역의 인문-사회적 가치들을 처음으로 조명하고, 지역문화유산을 회복하여 지역사회의 활성화를 위한 자체적인 토대를 마련하지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금번 시민인문강좌는 대진대학교가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를 형성하면서 상호 유익한 발전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시민인문강좌의 목표는 지역사회의 활성화를 전제로 현대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점들 중의 하나인 대학과 지역사회의 지속적이고 협업적이며 유기적인 관계를 모색하는 것입니다.

▶ 본 시민인문강좌에서 교수님은 DMZ 접경지역의 문제점, 특히 침체된 지역사회에 대한 나름의 해법으로 인문-사회적 가치들의 발굴과 함께 지역문화유산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하셨습니다. 그럼 지역문화유산의 관리가 왜 중요하며 이것이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어떤 관계에 있습니까?

사실 DMZ 접경지역의 문제는 단지 경제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구 사회를 볼 때 경제적 빈곤은 문화적 빈곤과 결코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포천의 현실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봅니다. 2010/2011년도 시민인문강좌는 문화와 경제가 다른 차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동일한 틀 속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특히 세계가 하루 생활권으로 좁아진 현실에서는 더 더욱 그러합니다. DMZ 접경지역은 그 태생에 있어 상공업지역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아직도 끝나지 않은 6.25의 영향으로 정치-군사적 제한이 여전합니다. 게다가 젊은이들의 대도시 유입에 따른 전문인력의 부족현상과 인구노령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과 관련하여 제가 우려의 눈으로 주목하는 것은 계층 간의 갈등과 더불어, 세대 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세대 차는 지역의 현실이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무산시킬 수 있는 심각한 장애요인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역사회의 만성적 침체는 정부는 물론 지자체의 정책을 더욱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모두 지역사회로 되돌아옵니다. 서구사회의 사례들을 볼 때, 이러한 부메랑 효과는 민주정치와 민주사회의 정의를 해칠 뿐만 아니라(부정부패, 편법자행, 지역윤리의 실종, 이기주의 만연 등), 공공정책에 대한 찬반의 골을 깊게 하고, 공공정책에 대한 지역주민공동체의 과도한 쏠림현상을 불가피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침체, 특히 경제적 침체에 대한 나름의 해법으로 제시한 지역문화유산관리의 중요성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지역문화유산은 지속적인 삶의 보장이며, 미래를 위한 자존의 기록된 증거입니다. 특히 세방화의 현 세계에서 지역문화유산은 가장 전통적이고 지역적인 것이며 동시에 가장 세계적인 브랜드(Brand)의 원천입니다. 저는 포천의 미래가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된 이 지역의 인문-사회적 가치들을 발굴하고 경제 브랜드화를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에 있다고 믿습니다.

ⓒ (주)포천신문사

▶ 지역문화유산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잘 들었습니다. 그럼 포천의 인문-사회적 가치들을 어떻게 이 지역의 경제 브랜드화로 접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저는 포천의 인문-사회적 가치들과 관련하여 생태환경, 역사-문화, 경제-산업, 법-행정 그리고 문화유산관리의 분야를 주목합니다. 문화유산관리의 분야를 제외한 영역들은 문화와 교육의 관점에서 몇 가지의 브랜드화로 응용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파주를 포함한 DMZ 서부지역의 ‘길 문화’(실학의 길, 지식의 길, 안보의 길(땅굴), 물류의 길, 광릉 숲 올레길, 능행의 길)와 Green Tourism(친환경적 휴식을 위한 Agro-Tourism), DMZ 문화전문가 및 DMZ 생태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DMZ 지역문화교육(새터민 교육, 다문화 교육, 지역청소년 등) DMZ 디자인, DMZ 식품문화, DMZ 콘텐츠 개발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장점은 이들이 한결같이 DMZ 접경지역의 고유한 인문-사회적 가치들에 기원하며, 상호보완의 유기적인 관계로 연결되어 있어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구상의 가장 큰 의미로 그 성패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일방적인 지원이나 개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 공동체의 자체적인 노력으로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지역 주민들에게 자발적인 의지와 용기를 줄 것이며, 경제적 자립에 있어서도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 오랜 역사의 문화적 흔적이 이를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 지역공동체 삶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군요. 같은 논리라면 오늘의 흔적도 미래 후손들의 삶에 중요하겠습니다. 그럼 저희 포천시민들의 문화의식 고취를 위한 지역문화유산관리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문화가 경제다"라는 것입니다. 역사를 돌아 볼 때, 경제력이 강한 나라는 반드시 오랜 전통의 문화를 가지고 있거나 자신들의 전통을 현대의 삶을 위한 귀중한 투자자원으로 활용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유럽의 지방자치제가 잘 유지되고 있는 그 배경에는 각 지역이나 도시의 인문-사회적 가치들이 현재의 삶에 적절하게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DMZ 접경지역은 한반도의 역사에 있어 풍부한 문화자원을 자랑합니다. 이미 고대부터 한반도 종단의 통로로서 수많은 문화요인들이 정착하고 꽂을 피웠던 요충지이었습니다. 비록 일제의 지배와 전쟁으로 파괴되고 경제우선주의에 밀려 자신의 문화를 성찰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이 지역의 지난 삶을 보여주는 많은 증거들이 잔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과 망각의 먼지를 털어버리고 자존(自尊)의 문화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역 또는 (포천의 경우) 동단위의 체계적인 문화유산 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작업에는 많은 예산보다는 지역주민들의 뜨거운 관심이 더 절실합니다. 또한 수집대상이 기록도구, 재료 그리고 생산시기에 있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더불어 학계와 지자체의 참여가 불가피합니다.

전문영역에서는 수집된 문화유산에 대한 역사-문화적 가치 평가와 목록작업 그리고 보존시설을 마련해야 합니다. 수집된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가치들에 대한 표준화된 활용의 방식들을 적용하기 보다는 각 사례별 최적의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의 경우, 핵심은 지역문화유산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보장하고(활용의 극대화), 동시에 안전한 보존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활용방안은 지역의 대내적인 정체성(공동체의 정체성)과 대외적인 정체성(대외적 인지도)을 동시에 보장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존에 있어서는 우리시대의 지역문화유산이 결코 우리만의 소유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오히려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며 현세대에게는 미래의 후손들에게 전승시킬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귀중한 지역문화유산의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연적 과제라는 인식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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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는 디지털 문명의 시대입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포천의 경우에도 지역문화유산의 오프라인 관리와 더불어 온라인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현대 디지털 문화를 고려할 때, 지역문화유산관리를 위해서는 오프라인 관리와 온라인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오히려 온라인 매체는 보존보다는 활용에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큽니다. 온라인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사회의 문화의식을-비록 사이버 공간이지만- 하나로 묶어줄 수 있으며, 지역문화유산의 가치 홍보("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즉 세방화(世方化)를 위한 첫걸음에 해당합니다.

오늘날 문화유산의 온라인 활용은 기술(技術)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기술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만능주의적인 사고는 시스템의 설계나 구현에 있어 우리를 기술의 표준화 또는 단순화라는 함정에 빠지게 할 수 있습니다. 제 말은 기술에 대한 신뢰를 거두어들이자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문화유산은 지역문화와 마찬가지로 각 지역의 인문-사회적 가치들의 형성과 그 과정에 따라 크고 작은 편차를 드러냅니다. 이러한 가치들의 다양성을 표준화나 단순화의 기술로 표현하는 것은 사실상 가치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상상력(Fantasy)를 가지고 공동체의 문화유산이 가지는 가치들을 가능한 모두 드러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대담=임종석 포천신문 시민기자단 기술지원이사, 포천의제21 사무국장
임종석 기자 / nacggi@hanmail.net입력 : 2011년 0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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