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자주 왕래하는 지인의 집에서의 일이다. 그 집에는 개를 여러 마리 기르고 있었는데 그 중 흰색 개 한 마리가 보름 전에 새기를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미의 젖이 부풀어 올라 있었고, 토실토실한 강아지들이 어미 개를 졸졸 따라 다니며 서로 자기가 먼저 젖을 먹으려고 발버둥을 치며 앞을 다투어 어미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다. 한 없이 귀엽고 포근한 모습이었다. 끝내 젖을 다 먹은 강아지들은 끙끙대며 서성이다가 볼일을 보려 하는데 그 것을 보고 있던 어미는 자기 새끼의 똥오줌을 혀로 핥아 먹고 있었다. 그리고 새끼가 위험한 곳으로 가려고 하면 입으로 물어다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놓았다.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가축도 저렇게 자기 새끼의 배설물을 먹어가며 새끼를 키우는데 사람인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마음 한 곳에 찡 한 감동이 와 닿았다. 또한 모든 새들은 알을 낳아 품어 깨어난 새끼를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다 키우고 언제라도 자기 새끼에게 위험한 일이 생기면 안절부절 못하며 자기 둥지 주위를 맴돌며 새끼를 보호한다.
한편 한국이나 중국 사람들은 까마귀를 흉조(凶鳥)로 여기고 울음소리는 죽음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다. 즉 아침에 울면 아이가, 낮에 울면 젊은이가, 오후에 울면 늙은이가 죽을 징조며 한밤에 울면 살인이 날 징조라고 했다.
이렇게 우리가 흉조로 알고 있는 까마귀는 어려서 새끼 때에는 어미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고 자라지만, 그 어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멀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 자란 새끼 까마귀는 오히려 그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어 목숨을 연명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명나라 때에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도 새끼가 어미를 먹여 살리는 데는 까마귀만한 놈도 없으므로 까마귀는 인자하다고 표현한 기록도 전해진다. 곧 까마귀의 되먹이는 습성에서 ‘반포(反哺)’라는 말이 나왔으며 이는 지극한 효도를 의미하여서 이런 까마귀 효도를 일컬어 “반포보은” 또는 “반포지효”라고 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평균 수명이 늘다보니 노인 문제가 심각해졌다. 모두들 부모 모시기를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원인으로는 현대인들은 이미 자랄 때 부모 공양법은 배우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대접받는 일만 배우게 되어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부모 봉양을 하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다 보니 자기 자신만을 알게 되어 결국에는 부모를 업신여기게 되는 것을 우리는 흔하게 보고 느끼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부모님들은 노후보장이나 연금보험도 들지 못하고 오직 자식 잘 가르치려는 마음 하나로 전 재산을 팔아 뒷바라지하여 자식이 가문의 영광이며 우리 집 기둥이라며 가슴 설레면서 키웠지만, 그 기둥은 오히려 부모가 자식을 출세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당연하게 대접만 받으려 한다. 그래서 결국에는 부모를 버리거나 배반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집안에 여러 명의 자식 중 장남이나 싹수가 보이는 자식을 집중적으로 공부시켜 먹고 살만하게 만들면 그 자식이 온 집안 식구를 먹여 살린다는 생각으로 집중적으로 투자하지만, 그렇게 성공한 그 자식은 자기 스스로 성공을 했다며 거드름만 떨게 된다. 그러니 오히려 못 가르치고 일만 시켰던 자식이 노후에는 부모를 모시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다.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지만 자식을 키워보면 부모님의 고마움을 알게 된다. 하지만 성공한 자식일수록 바쁘다는 핑계로 어른을 찾아뵙는 일을 잊어버리고, 세월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부모의 고마움보다는 경제적인 능력과 재물에만 신경을 쓰고 오히려 어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흔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부모님들은 쉬지도 안고 먹을 것을 아끼며 눈물로 아롱진 험난한 인생의 고비를 오직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보며 살아오셨으니, 이제는 자식들이 그 높고 큰 은혜에 대하여 반드시 보은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제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까마귀도 커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 날라 자신을 키운 어미에게 보답한다고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그만도 못하다는 말을 들어서야 어찌 온전하다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부모님이 생전에 계시면 진심으로 봉양하고, 혹여 돌아가셨으면 묘소를 자주 참배하여, 자식 된 도리를 현실로 실천하여 최소한의 인간적 보은이 생활로 이어지기를 따뜻한 가슴으로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