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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명 칼럼=6]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1년 04월 16일
↑↑ 석보명 대한불교 삼론종 총무부장, 보문정사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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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호소다 히로유키라는 전 관방장관이 우리 정부의 독도기지건설과 관련하여 “뭔가 대항 수단을 취해야 하지 않나”라며,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한국의 지원을 거부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요구했다고 한다.

일본의 지진 참사에 앞 다투어 성금을 보내던 한국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황당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성금은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명백히 하기 위한 성금이 결코 아니었다. 말 그대로 극한의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고 느끼는 온정의 손길이었다. 그런데도 그 성금을 독도와 연관 지어 거부를 하네 마네 하는 것은 유치원생도 아니고 일본의 관방장관까지 지냈던 사람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남을 돕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도움을 받은 사람이 그 도움을 역이용할 때는 정말 돕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가령 굶주린 북한 주민을 위한 식량 지원이 군량미로 쓰인다든가, 지금처럼 지진 참사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온정의 손길을 엉뚱하게 판단하여 받지 않는다고 뻣대는 그런 작태들 앞에서도 의연하게 도움을 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부 사람들의 말처럼 일본 성금을 독도 개발비로 쓰자는 의견에도 수긍이 갈 정도이다. 하지만 개가 사람을 문다고 사람이 개를 물수는 없는 법. 이럴 때 일수록 이성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남을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남이 약속 시간을 어겼다고 휙 가버린다거나, 남이 약속을 어긴다고 자신도 약속을 어기는 사람은 결코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될 수 없다. 모든 것을 이해관계로 따져 불리하고 손해 본다 싶으면 관계를 끊어버리는 그런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 좀 손해를 보고도 말없이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해야 할 일은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한결같은 사람이고 향기 나는 사람이다.

부처님께서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가 보시중에 최고의 보시라고 말씀하셨다. 무주상보시란 보시를 했다는 마음조차 없는 보시라는 뜻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왼손이 한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과 같은 뜻이리라. 물론 보시를 했으면 그만이고 성금을 내었으니 할 일 다했다라는 뜻이 아니다. 보시를 했으면 그 보시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야할 권리가 있고 나아가 목적대로 쓰여지고 있는지 확인을 할 의무도 있다. 준 것으로만 끝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무주상보시와 왼손이 한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은 결과나 대가를 바라고 선행을 하지 말라는 가르침의 강조이다. 결과나 대가에 연연하게 되면 결코 선행을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보시를 했는데 그 보시금이 좋지 못한 일에 쓰인다고 보시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직원이 마음에 안든다고 월급을 주지 않겠다고 해서야 되겠는가?

좋지 못한 일에 보시금이 쓰인다면 좋은 일에 쓰이도록 그것을 고쳐 가면 될 일이다. 성금은 성금이고 독도는 독도다. 이것을 따로 볼 줄 모르면 일본의 히로유키 전 관방장관처럼 봉창을 두드리게 된다. 히로유키가 봉창을 두드린다고 우리까지 그래서야 되겠는가?

석보명 / 대한불교 삼론종 총무부장, 보문정사 주지스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1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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