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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명 칼럼=5] 약속과 함께 하는 국익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1년 04월 05일
↑↑ 석보명 보문정사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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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지신(尾生之信)의 고사가 또 도마에 올랐다. 워낙 많이 회자된 내용이지만 최대한 요약해보면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에 미생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다리 아래서 애인을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그날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애인은 오지 못했다. 하지만 폭우속에 혹시 왔다가 실망할 애인을 생각하며 미생은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리다 끝내 익사를 했다는 내용이다.

어떤 문제도 그것을 여러 가지로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분석과 해석이 아전인수가 되면 문제다.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는 거야 뭐 인지상정이라 해도 그것을 가지고 상대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행태까지 가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미생의 행동은 많은 이야기와 해석을 만들 요소가 다분하다. 어리석게도 볼 수도 있고, 약속을 지킨 사람의 귀감으로 남을 수도 있다. 입장에 따라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얻고 그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된다. 어느 한쪽의 해석이 맞다 틀리다고 할 수 없는 문제다. 산삼이 아무리 귀하다지만 그 역시 환자에 따라 약도 되고 독도 되는 이치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산삼이 좋으냐 나쁘냐가 아니라 산삼이 특정 환자에게 좋은가 나쁜가 하는 것이다.

미생지신이 또 다시 화두가 된 것은 이번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때문이다. 저번 세종시 문제와 똑같이 약속이냐 실리냐로 또한번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실질적인 문제점들은 전문가들이 따져 볼일이지만, 얼마 전에도 세종시 문제로 국민들 간에 양분화가 심화되었는데 또 다시 같은 행태의 문제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심히 불안하고 불쾌한 것이 사실이다.

요즘 TV에 서바이블 오디션 프로가 대세인 이유가 사회전반에 깔려 있는 불신 때문이라고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룰(rule)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특권을 행사하고 있고 또 누군가가 뒤집을 것이라는 막연한 불신이 있다는 것이다. 순위가 발표되어도, 연말에 상을 줘도 무엇을 기준으로 준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보니 아무도 안 믿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은 투명하다는 신화가 눈앞에서 전개가 되니까 사람들이 이 속에서 성역 없는 원칙의 관철을 맛보기 때문에 열광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불신이 팽배한 사회가 되어가는 지 참으로 안타깝다. 약속도 중요하고 실리도 중요하다. 어찌 보면 약속보다는 실리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실리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그 실리가 약속이라는 기반위에 있을 때만이 빛을 발한다. 약속이 무너져버린 실리는 더 이상 실리가 아니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신공항 선정이 잘못된 공약이었다면 지난번 세종시 원안이 잘못된 것이라고 밝힐 때 분명하게, 그것도 한 번에 밝혔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고 논쟁의 가치도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약속을 뒤집을 때마다 국익을 논하는 것은 결코 실리적인 일이 아니다. 아울러 불신으로 상처를 받는 것은 정치인이 아닌 우리의 모두의 가족이고 이웃들이다.

부처님 말씀에 믿음은 모든 공덕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믿음이 중요하다. 남을 믿지 못하는 것 보다 비경제적이고 비능률적이며, 불행한 것은 없다. 공인의 불신은 그 폐해가 한 두 사람이 아닌 사회전반에 걸쳐 발생한다. 때문에 “약속 보다 국익”이라는 말은 결코 옳은 말이 아니다. 앞으로는 이 말이 “약속과 함께 하는 국익”으로 바꾸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석보명 / 대한불교 삼론종 총무부장, 보문정사 주지스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1년 04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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