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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아름] 늘푸른 꿈나무


김아름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24일
 
↑↑ 김아름 포천신문 시민기자
ⓒ (주)포천신문사 
포천 송우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테무친’은 몽골 아동입니다.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이 아이의 아빠는 포천에서 전기기계 제품을 생산하는 근로현장에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엄마인 졸라씨는 몽골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활동하다가 아들을 데리고 한국 의료기술의 도움을 받기 위해 희망을 갖고 한국에 왔다고 합니다.

최근까지 성모병원 아동소아과 의사선생님을 통해서 1년 6개월가량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치료를 종결하기 위해 아동성장발달 지적수준을 검사했는데 육체적인 장애가 아닌 뇌변병 장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지적수준은 일반인과 하등 다를 게 없고, 언어와 걷는 것 등을 훈련 받으면 좋아질 수 있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나빠진다고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답니다. 이렇게 치료가 종결되며 이제 더 이상 물리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게 됐고, 그 결과 한국에서 일하는 부모님 곁에서 함께 생활할 이유가 없어져 비자 연장이 안 돼 요즘 걱정이 큽니다.

송우초등학교 3학년에 전학 와서 학교에 잘 적응되어가고, 친구들과도 정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몽골보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게 해달라고 해맑은 모습으로 애교를 부립니다. 다행히 아빠가 근로현장 보험이 적용된 합법적인 근로자이기 때문에 별 탈 없이 이번은 비자연장이 허락됐습니다. 이제 4학년이 된 테무친은 ‘다음에 비자연장이 안되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이 앞서나 봅니다.
테무친은 평소부터 친분을 가지고 지내던 한국 할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여보세요. 할머니, 나 할머니 아들하고 싶은데…안 될까요?”
“엄마, 아빠는 어떻게 하고?”
“아, 그러면 우리 엄마를 할머니 딸 만들면 되잖아요?”
“엄마는 만20세 이상이면 딸로 입양할 수 없단다. 어떻게 하니?”
“그러면 내가 할머니 아들이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고?”
“열심히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그래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엄마 아빠 편하게 해드리고 할머니도 편하게 해드릴 거예요?”

테무친의 이런 생각과 논리에 할머니께서는 감동하셨습니다. 그 마음에 안타깝고 가슴이 아파 더 이상 말을 잊기가 힘들었다고 하셨고, “우리 좋은 일이 생기도록 기도 드려보자”고 테무친을 격려했다고 합니다. 그 후 얼마 지나 4학년에 올라온 지 얼마 안된 테무친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됐습니다. 지난 3월 10일은 테무친의 생일이었는데, 테무친은 한국 친구들을 초대해 어떻게 좋은 생일파티를 열지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친구들을 초청하지? 초청장은 어떻게 만들지? 친구들한테 생일초청을 하고 싶은데 초정의 글은 어떻게 쓰고 초청장은 어떻게 만들지?”

테무친은 고민하면서 엄마, 아빠에게 자기 생일날 친구들이 선물을 준비해서 갖고 오기 때문에 그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테무친은 평화의집지역아동센터 복지사님에게 친구들 10명에게 보낼 생일 초청장을 만드는 것을 부탁해 함께 만들었습니다. 3월10일 오전 10시에 송우초등학교 앞에서 만나자는 초청장이었습니다. 테무친은 신이 났고, 할머니께서도 생일 케이크을 준비해 주신다고 약속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생일날. 친구들과 함께 있는데 목사님께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세상에는 3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어, 누구나 똑같이 3번의 기회가 주어진단다. 첫 번째로 거미같은 사람이 있어. 거미는 자기가 사는 집에 거미줄 올무를 쳐놓는단다. 집 앞을 다니는 벌레나 곤충이 거미줄 올무에 걸려들면 잡아먹고 사는거지. 두 번째는 개미같은 사람이 있어. 개미는 자기가 할 일만 열심히 하는 곤충이야. 일을 할 수 없는 추운 겨울이 오기까지 열심히 일을 하지. 추운 겨울이 오면 자기 식구들과 함께 안전하게 지내고….
세 번째는 꿀벌과 같은 사람이 있어. 꿀벌은 열심히 일해서 자기만 배부르는 삶이 아니라 집을 지키는 파수꾼벌과 여왕벌도 함께 먹고 살게 하지.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도 많은 유익을 주고 이 꽃 저 꽃 꿀을 따면서 꽃이 지면 아름다운 열매가 맺히도록 발로 꽃가루를 씨방에 옮겨주는 역할도 하지.
꿀벌과 같은 사람이 많이 있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될까? 오늘은 몽골에서 태어난 테무친이 생일인데 우리 친구들이 테무친 생일 축하해 주기 위해 각자 선물을 준비해 왔구나. 꿀벌과 같은 정말 좋은 친구들이구나.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성공할 수 있는 3번의 기회가 찾아온단다. 찾아오는 기회는 잘 관리하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이야. ”

목사님의 좋은 말씀을 들은 후 승합차 ‘이스타나’를 타고 포천시 일동면에 소재한 뷔페식당을 찾았습니다. 뷔페에 테무친과 친구들이 들어서니 깜짝 놀랄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친구분께서 풍선 이벤트를 준비해 주신 것입니다. 모두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케이크를 자르고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테무친에게 선물도 건넸습니다. 평화의집 지역아동센터 목사님은 테무친에게 조립식 미니카 한 세트와 빵, 그리고 음료를 전달해 주었습니다.

뷔페 다음으로는 산정호수를 향했습니다. 아름답고 넓은 호수를 배경으로 놀이동산에서 테무친은 친구들과 뛰어 놀았습니다. 여러 놀이기구도 타고 PC방, 노래방도 가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테무친은 한국에 온지 2년째인데 벌써 한국말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이날 노래방에서 테무친은 티아라의 ‘내가 너무 아파’를 선택해 불렀는데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왜 이런 노래를 선택하였을까요? PC방에서도 테무친은 한국친구들이 자기 주민등록번호로 게임 사이트에 자유롭게 참여했기 때문에 섭섭했을까요? 한국인의 신분을 갖고 싶어서 일까요? 아니면 뇌변병 장애 때문에 친구들처럼 건강하게 활동 할 수 없어서 일까요?
노래를 통해 그동안 아팠던 감정을 모두 밖으로 날려 보낸 후, ‘늘푸른 꿈나무 한 그루’ 테무친은 이날 생일 파티의 추억을 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김아름 / 포천신문 시민기자
김아름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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