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재미있게 읽었던 안데르센의 “벌거숭이 임금님”이라는 단편동화는 지금의 아이들도 흥미를 가지고 재미있게 읽고 있는 동화다. 이 작품은 많은 교훈을 남기며 비유적인 의미도 담고 있는데 개괄적 내용은 이러하다.
옛날 어느 나라에 새 옷을 무척 좋아하는 왕이 있었는데 돈을 많이 들여 옷 사기를 좋아하고 새 옷을 자랑하러 돌아다녔다. 이를 알게 된 이웃나라의 사기꾼들은 허영심 많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서 원하신다면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신비한 옷감을 짜줄 수 있는데 그 옷감은 바보의 눈에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한다. 귀가 솔깃한 왕은 돈은 얼마든지 줄께 빨리 옷감을 짜서 내게 가져오라고 한다. 두 명의 사기꾼은 왕에게서 많은 돈을 받고 실도 없고 천도 없는 베틀을 마련해서 옷감을 짜는 시늉을 한다.
여러 날이 지나서 옷감이 잘 만들어 지는지 궁금했던 왕은 고지식한 신하를 보내게 되는데 그 신하의 눈에도 옷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바보라는 소리를 듣기 싫었던 그는 옷감은 무척 아름다운데 돈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하여 사기꾼에게 돈을 더 주게 만든다.
며칠 후 또 다른 신하를 보내 얼마나 짰는지 보고오라고 하였더니 그 신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옷감이라고 보고 하게 되고 끝내는 왕이 옷감을 보러 가게 된다. 그러나 왕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바보에게는 옷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기꾼들의 말에 왕은 ‘수고 했네 좋은 옷감이야’ 하고는 어서 옷을 지어오라 하였고 그렇게 보이지도 않는 옷은 완성하게 되었다.
사기꾼들은 옷을 입히는 척하고 왕은 거드름을 떨며 옷을 입는 척하며 그렇게 벌거벗은 왕은 그 자태를 한껏 뽐내려 거리로 나가게 된다. 백성들은 임금님이 신비한 옷을 입고 나서는 행차를 구경하려 벌떼처럼 모여들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의 눈에도 옷은 보이지 않고 벌거벗은 왕의 초라한 모습만 보였다. 하지만 사람들도 보이지는 않았지만 바보 소리가 듣기 싫어 멋있는 옷이라고 칭찬을 한다.
그런데 갑자기 군중 속에서 한 꼬마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야 임금님은 벌거숭이다. 벌거숭이” 그때서야 맞아 임금님은 벌거숭이라며 웅성거렸다. 왕은 그때서야 속았다는 걸 알았지만 체면 때문에 가슴을 더 내밀고 점잖게 걸으려 애를 쓰며 도망쳤고 신하들도 보이지 않은 옷을 붙들고 따라가고 있었다.
이 동화의 내용을 보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순된 행동에 대하여 깨닫게 하는 바가 크다. 특히 여기서 등장하는 왕의 모습과 사기꾼의 거짓말 그리고 신하들과 백성들의 행위는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때는 누구나 거짓말인 줄 다 알고 있지만 그 거짓이 진실을 덮어버리고 본인은 자신이 벌거벗은 줄도 모르고 알량한 근엄함을 뽐내는 모습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흔하니 말이다. 여기에 나오는 백성들처럼 벌거벗은 왕의 옷을 칭송하는 것과 살아있는 권력을 벌거벗게 만드는 사기꾼 행위도 그리고 충언(忠言)과 진실을 말하는 아이의 쓴 소리는 듣지 않는 것도 저마다 처한 입장이 다르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국가는 물론이고 지자체를 대표하고 힘이 있는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분별력을 잃게 되는 것 같다. 한 마디로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해서 주위에서 바른 말을 하면 마구 권세를 휘두르며 개인적인 이익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이익을 쫓게 된다. 그래서 충언을 해야 할 측근들을 예스맨으로 만들어 버리고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압력을 행사하여 그릇된 것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입을 닫아 버리는 경우가 비일 비재 하다.
최근 우리지역에서는 선거가 끝나면 지자체장 출마자 모두가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경우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현직에 있는 사람도 여기 저기 불려 다니며 조사를 받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주민의 대표가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자리를 이용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인근 단체장이나 정치인들의 행각을 보면 이익이 되는 일에는 마음대로 순서를 바꾸어 무리한 행위를 범한 경우가 있다. 또 무엇이 생기는지 터무니없는 신규 사업의 시행을 좋아한다. 우리지역에도 음악분수대나 조형물공사에서 이미 문제가 발생 된 바 있지만 일을 정상적으로 하지 않으면 자칫 사기꾼에게 농락되어 시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직책을 상실하며 비리에 끌려 다니다 파탄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요즘도 권력을 행사하여 개인이나 단체들을 길들이기하고 바른 소리하는 사람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멀리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특히 인허가의 문제나 계획적인 개발 그리고 대형사업과 관련하여 총체적 이권에 개입하여 서로 다툼이 벌어지고 결국에는 자기 손발을 스스로 묶는 황당한 경우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
누구나 개성과 이념의 차이가 있으며 접근방법도 다르다. 그렇지만 분위기에 편승하거나 불편한 관계로의 접근이 싫어서 벌거숭이 임금에게 옷이 아름답다고 아부하는 일은 더 이상 사라져야만 한다. 지금 대부분의 민초들은 민생고에 힘들어 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편법을 버리고 기본에 충실하여 정도를 걸어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일은 반드시 바른 곳으로 돌아간다는 만고의 진리를 되새겨 벌거벗은 임금님이나 아부하는 신하들과 같이 더 이상 시민을 힘들게 하는 무모한 권력이 이제는 더 이상 없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