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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106] 상생(相生)과 공생(共生)

공정(公正)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12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요즘 들어 부쩍 상생(相生)이란 말이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상생이란 원래 ‘나무(木)는 불(火)을, 불은 흙(土)을, 흙은 쇠(金)를, 쇠는 물(水)을 생(生)한다’는 오행설(五行說)의 개념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슬그머니 ‘서로 돕고 산다’는 뜻으로 전용되어 쓰이고 있다. ‘서로[相]’라는 훈을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본래의 뜻을 왜곡(歪曲)하게 된 것이다.

상생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양자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쌍방행위가 아니다. 상생은 일방행위이다. 상생이란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에서 다시 수생목(水生木)으로 이어지는 순환과정(循環過程)을 의미하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도우면 그가 또 누군가를 돕고 또 그가 다른 누군가를 돕는 가운데 우리 사회 전체가 풍요로워지고 그것이 결국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삶의 이치를 말하는 것이다.

상생에는 반드시 상극(相剋)이 따라온다. 그래서 상생상극(相生相剋)이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극 관계를 모르면서 어쭙잖게 상생만을 꾀한다면 큰 화를 입을 수도 있다. 상생과 상극은 순환의 이치를 철학적(哲學的)으로 설명한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서로 돕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공정(公正)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공정이란 이름으로 세상 모든 일을 너무 단순하게 선과 악으로 분류하는 것도 옳지 않다. 때로는 적절한 상극 상황이 화끈한 상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때문에 너무 쉽게 상생을 공정과 연계(連繫)해 생각해서도 안 되고 그것이 좋은 것이라고 고집해서도 안 된다. 상생은 삶의 원리이지 규범(規範)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생이 남용되기 전에 우리가 흔히 쓰던 단어가 있다. 바로 공생(共生)이다. ‘공동의 운명을 지닌 삶’이란 뜻을 지닌 말이다. 공생은 생태학에서도 자주 쓰는 용어이다. 영어로는 심비오시스(symbiosis)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상리공생(相利共生:mutualism)과 한쪽에만 이득이 되는 편리공생(片利共生:commensalism)이 있다. 개미와 진딧물은 상리공생을 하는 경우이고 밭을 가는 황소와 그 뒤를 따르며 벌레를 잡아먹는 황로는 편리공생을 하는 경우이다. 또 하나의 공생이 있는데 그것은 편해공생(片害共生:amensalism)이란 것이다. 편해공생이란 딱히 얻는 것도 없으면서 남에게 해만 끼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공생이란 ‘같이 산다’는 것이다. 물론 같이 사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것이 공정할 때 의미를 갖는 것이고 상리공생일 때 의미를 갖는 것이다. 아니 편리공생만 돼도 그런대로 의미를 부여(附與)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편해공생일 때는 아니다.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무의미(無意味)해지기 때문이다. 공생을 말하기 전에 공정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고 상리공생과 편해공생을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이다. 공생해야 한다고 편해공생이 되는 줄도 모르고 덮어놓고 내 세우기만 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한 마리의 물고기를 던져주는 것 보다 물고기 낚는 방법을 일러주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이 있다. 바로 그것이다. 같이 살아야 한다고 대기업더러 무턱대고 중소기업과 상생하라고 윽박지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서로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방법을 일러주고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당장 눈앞에 나타나는 실적만 생각하고 거기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본래의 목적과 취지(趣旨)가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해야 한다.

부족함을 걱정하지 말고 고르지 못함을 걱정하라(不患寡而不均)는 옛 성현들의 말이 있다. 부족함을 채워줘야 한다고 공정(公正)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새겨들을 일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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