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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순의 찰칵=3] 포천천의 침입자


이미순 기자 / lms3788@naver.com입력 : 2011년 03월 02일
ⓒ (주)포천신문사

↑↑ 이미순 포천신문 사진동호회 부회장
ⓒ (주)포천신문사
3.1절이 휴일인지 몰랐던 건 아니고 오늘이 3월 1일이란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지만 몇 년 전 직장생활을 접고 난 이후부터는 주말과 명절을 제외한 휴일에는 무신경해 진 듯하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화물을 찾아 납품을 간 회사는 다행히 특근을 하고 있었다.
“오늘도 근무하세요?” 하고 인사를 한다.
“우리 같은 사람이 휴일이 따로 있나요?”
그래도 휴일인데 급한 물건 납품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받고 사무실로 왔다.

몰랐던 휴일이라고 생각하니 하루를 번 것 같이 마음이 여유롭다. 컴퓨터로 좋아하는 음악 크게 틀어놓고 따라서 흥얼거리며 창문 활짝 열어 묵은 먼지 털어내고, 걸레질까지 마치니 여기저기 눈길이 닿는 곳마다 이곳이 내 삶의 터전이라는 실감이 뭉클 솟는다.

새벽부터 눈발이 날리고 흐리던 날씨가 오후가 되니 간간이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추기도 한다. 문득 포천천의 오리와 왜가리 원앙새들이 궁금해졌다. 유난히 추워 꽁꽁 얼었던 개천에서 겨울을 잘 지냈을까? 아직 떠나지 않고 있을까? 휴일에 출근하여 얻은 보너스 같은 여유로움을 더욱 즐기기 위해 카메라를 챙겨 들고 포천천으로 나갔다.

하수처리장 근처에는 제법 많은 수의 오리가 남아 있다. 내가 갖고 있는 렌즈로 찍기에는 너무 먼 거리라 차에서 내려 살금살금 다가가니 푸드득 놀라 허겁지겁 날아가 버리고 가만히 앉아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려 보지만 3월의 꽃샘추위인지 아직 남아있는 겨울의 한기를 느끼며 텅빈 개천에 흐르는 물만 바라본다.

걷혀가는 짙은 회색빛 구름과 그사이로 드러나는 속살 같은 파란 하늘과 문득문득 비추는 태양을 가득 품고 바람결에 일렁이는 개천은 봄날 설레는 여인의 브라우스 같이 하늘거린다.

얼마 동안을 한 곳에 앉아 있었을까. 한 마리 두 마리 다시 오리들이 모여들고 이제 내 존재 따위는 아랑곳없이 유유히 헤엄치고 논다. 줌을 맞춰가며 카메라 뷰파인더를 망원경 삼아 오리들의 노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즐겁다.

살다 보면 우연히 감동적인 장면과 만날 때가 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럴 때를 대비해서 항상 카메라를 지니고 다닌다. 그럴 때 카메라를 갖고 있지 않으면 속상함은 그야말로 환장할 정도이다.

그러나 우연은 말 그대로 우연일 뿐. 대부분의 명장면은 찾아가고 기다려서 얻어지는 것이다. 풍경이나 꽃이나 동물이나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먼저 그 대상들과 친해지고 교감이 되고 감동을 받았을 때 셔터를 눌러야 다소 카메라 작동에는 미숙할지라도 마음이 담긴 장면의 사진을 얻게 된다.

어느 그림 전시회에 갔을 때 화가 분한테 들은 말이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추상화라도 그 추상화를 그린 작가는 그림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주제와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라고 나는 그렇게 알아듣고 이해했다. 사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으러 갈 때는 먼저 주제를 정하고 떠나라는 말도 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찾아서 찍다보면 정말 그 주제와 맞는 장면들과 만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고 가슴이 쿵당거리는 흥분을 맛보게 된다.

사진은 즐기는 것이다. 남을 의식하면서 찍을 필요도 없고 남의 사진을 비판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좋은 사진과 좋지 않은 사진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찍어보고 다른 사람의 사진도 많이 봐야한다.

오리들의 노는 모습에 열중하고 있을 때 느닷없이 나타난 침입자를 보았다. 그들은 서로 알고 있는 듯 하기도 했고 처음 보는 것에 대해 신기해 하는 것 같기도 했다. 강아지와 오리들이 서로 시선을 마주하고 있는 장면은 내가 보기에도 신기했다. 어쩌면 오늘의 침입자는 그 강아지가 아니고 바로 “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 (주)포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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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순 / 포천신문 사진동호회 부회장, 주부명예기자단 부총무
이미순 기자 / lms3788@naver.com입력 : 2011년 03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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