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회색빛이던 하늘은 우리의 첫출사를 격려하듯 화창한 태양빛 파란 하늘에 하얀 눈가루를 뿌려주었고 적당하게 쌀쌀한 기온과 맑고 깨끗한 공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화되는 기분을 느끼며 우리들의 마음은 봄날 소풍 나온 아이들처럼 설렜습니다.
태어난 지 5개월이 지난 아가는 이제 뒤집기를 시작했습니다. 두 팔에 힘을 주고 엎드려 고개를 들고 옹알이를 하며 방긋방긋 웃습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혼자 앉고 서고 걸음마를 시작하겠지요.
살아오면서 무심히 흘려 버렸던 것들을 발견하고 자연의 섭리와 조화를 배우며 그 속에서 자아를 찾는 것이 사진을 찍는 의미이고 보람입니다.
키 높은 마른 갈대밭에서 빛과 바람을 만났습니다. 힘센 남성의 근육질을 자랑하는 듬직한 책바위를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설원의 풍경에 감탄하고 제각각의 자태를 뽐내는 굵은 노송은 세월과 역사를 실감 하게하며 마른 나뭇가지 빽빽한 숲속, 딱따구리의 애달픈 절규는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귀 기울이게 합니다.
눈과 얼음으로 미끄럽고 그늘진 좁은 오솔길을 지날 땐 앞서간 일행들의 안전을 염려하고 시린 손 호호 불며 사진을 찍는 모습에 장갑과 편한 신발 착용하시라는 말을 미처 못한 미안함과 그래도 먼저 시작했다고 선배인척 했던 나의 말들이 무색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보온병에 준비해 오신 김이 모락모락나는 커피 한 잔의 향기는 마음까지 녹여 새로운 정을 키워줍니다. 우리는 무엇을 잘 찍어보고 싶다는 목적으로 귀한 주말 시간 내어 출발했습니다.
갈 수 없는 곳과 있지 않은 것은 찍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몸으로 실천하는 시작을 한 것입니다. 무엇을 찍어보고 싶다는 욕망은 나의 존재의 확인이며 세상의 출발이 나로부터 비롯된다는 자신감을 갖고 내가보는 세상을 사진으로 당당하게 주장해 보는 것은 참으로 신나고 멋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