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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자·투·고]신입사원 시험에 한자포함 날벼락

이지영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6월 25일

경제 5단체가 신입사원 채용 시 한자시험을 볼 것을 권고한 가운데, 올해부터 한자시험을 보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정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대학생들과 취업 준비생들은 취업에 대한 압박감과 불안함 속에서 하루 하루를 초조하게 보내고 있다. 영어 공부에 목숨을 걸고, 자격증 시험에 또 한번 목숨을 건다. 취업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영어에 파고들면 자격증이 걸리고, 자격증에 신경 쓰면 경력을 요구 당한다.
그러더니 이젠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한자 능력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 땅의 취업준비생들은 멀티플레이어인가?
완벽한 인재를 뽑고 싶어 하는 기업의 의사는 충분히 알겠지만, 취업 조건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다는 의미에서 우리 취업준비생들에겐 커다란 부담이 된다.
한자공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중국과의 교역이 많아짐에 따라 한자능력이 중요시 되고 있는 지금, 어느 정도의 한자 능력 소양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간체자를 쓰는 중국인들은 우리가 쓰는 정자(번자체)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고 들었는데, 한자권 나라와의 교역 증대를 위해 한자 시험을 본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70년대 후반 이후 태어난 소위 말하는 한글전용세대 중 한자에 익숙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문’ 과목은 9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제도가 도입되며 대학입시에서 제외되면서부터 ‘필요 없는 과목’으로 낙인 찍혔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한자능력을 취업에 반영하겠다니, 뒤통수를 얻어맞는 기분일 수 밖에 없다.
얼마 전까지는 영어 공용화만을 주장하더니, 이제 와서 다시 한자능력을 쌓으라고 한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러 제도도 변하겠지만, 갑작스런 제도의 변화는 혼란을 줄 수 밖에 없다.
울며 겨자먹기로 한자능력검정시험 책을 펴고 앉아 있으니 가슴이 답답해 온다. 한자 능력 시험, 그 다음에는 또 무엇을 요구할까? 가뜩이나 ‘취업이 바늘구멍 통과하기’라는 요즘, 어떤 조건을 요구하든지 그 틀에 맞춰서 자신을 바꿔야 하는, 갈 곳 없는 이 땅의 수많은 청춘들의 신세가 안타깝다.
정부는 일관성 있는 취업제도를 설정하여 취업준비생들이 안정적으로 취업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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