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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이집트 민주화 운동에 대한 소고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1년 02월 09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의 철권정치에 대한 이집트 국민들의 저항을 보여주는 이집트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다. 살인적인 물가고로 시작한 것이지만 튀니지의 ‘재스민 향기’로 불리는 중동의 전반적인 민주화 운동이 심상치 않다. 튀니지 젊은이의 분신자살로 시작된 반독재 저항운동은 은은한 재스민 향기처럼 중동 전역에 퍼져나가고 있다.

아이러닉한 것은 지구촌 민주주의의 모델을 미국으로 삼으며, 인권탄압을 마치 자신들의 전유물처럼 여기는 미국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무바라크 대신에 야권인 이집트 ‘무슬림 형제’들이 집권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무바라크 정권을 지원하면서 이집트를 자신들의 중동의 거점으로 활용하여 왔다. 무바라크는 미국의 이집트 군부에 대한 지원 아래 이를 바탕으로 30여 년간의 독재정치를 자행하여 온 것이다. 이것은 북한의 반인권적인 행태를 비판하는 미국의 태도와는 상반되어 무엇이 미국의 진면목인지 혼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진실을 향한 세계의 눈은 민주주의를 외치는 미국의 외양적 태도와 국익이라면 독재도 두둔할 수 있다는 위선적 태도 사이에서 회의와 분노가 솟아오르고 있다.

이집트 민주화 운동이 “백만인 걷기”로 절정에 이르렀지만 시작은 한사람의 작은 시도로 시작되었다. 이번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민주화 운동의 불을 붙인 구글 중동이사 와엘 고님은 트위터를 통해 “자유는 그것을 위해 투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축복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이집트 민주화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시민들이 그의 글에 찬동한 것은 그 만큼 자유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집트 시민들이 무바라크 정권에 의해서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를 빼앗긴 채 살아왔다는 것을 반증한다. 튀니지의 “재스민 향기” 민주화 운동에 의해서 영향을 받은 점도 중요하지만 독재에 억눌렸던 압제가 이제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무바라크는 지금까지 지적되어온 실정에 대해서 개혁을 하겠다고 나서며 퇴진을 외치는 반대세력의 압력에 대해서 시간벌기를 꾀하고 있다. 정확한 지도자가 없는 이집트 민주화운동은 자칫 용두사미식의 끝맺음을 할 위험이 있다. 한국의 6월 항쟁이 전두환, 노태우 정권으로 이어지고 국민적 저항운동에 대해 대통령 직선을 수용하겠다는 전격 제의를 야권과 개혁 세력들이 수용하면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야권은 김영삼, 김대중 두 지도자의 분열로 인해서 구테타의 주역 노태우에게 대통령을 내어주는 뼈아픈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그로 인해서 민주화 세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3당 합당이라는 극우세력과 연합하여 만든 한나라당과 야권으로 분열된 채 민주세력의 정통성을 상실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현재 이집트의 저항세력도 무바라크의 무조건 퇴진을 외치는 강경파와 무바라크의 체제 하의 개혁파로 분열되고 있다. 이런 분열은 시위의 열기를 주춤거리게 하고 있고 무바라크는 이 틈을 이용하여 오랜 시위의 피로증후군에 빠지기 시작한 시민들을 형식적인 개혁안을 내세우며 회유하고자 한다. 무바라크의 전격 퇴진은 이집트의 정치적 혼란을 야기시킬 것이란 명분을 내세우면서 현상유지를 시키면서 점진적인 개혁을 하면 된다는 절충안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미국 또한 그들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집트를 조금씩 개혁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다.

현재 이집트 민주화 운동은 큰 분수령에 직면해 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이 거쳤던 분열과 야합 보다는 진정으로 이집트의 민주화를 위해서 밀알이 되었으면 한다. 무바라크는 개인의 권력을 유지한다거나 아들에게 정권을 세습시키려는 김정일식의 봉건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당장 배가 고파 고통을 당하고 있는 시민들도 무바라크가 내세우고 있는 달콤한 사탕인 임금인상이나 연금 확충 같은 뜬 구름에 유혹을 당해서는 그들이 꿈꾸는 민주국가를 확립할 수 없다. 권력자에 종속되어서 풀잎처럼 살아온 시민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민주주의라는 대의를 위해서 인내하고 투쟁해야 할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 영문과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이해조문학회 회장 jkparkdj@hanmail.net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1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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