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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명 칼럼=1] 문제 해결의 시작

-타협 없는 갈등해결은 존재하지 않는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1년 02월 09일
↑↑ 석보명 보문정사 주지스님
ⓒ (주)포천신문사
얼마 전 종영한 ‘대물’이나 지금 인기리에 방영중인 ‘싸인’이라는 드라마의 공통점은 다수의 이익을 생각하는 공리주의와 소수의 권리를 지키려는 주인공들 간의 갈등을 다루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갈등은 ‘정의’에 대한 각자들의 견해가 다른데서 기인한다. 현실의 부조리를 극복하는 방안에서 현실과 타협을 하고 힘을 기른 뒤에 개혁을 하겠다는 융통성을 강조하는 사람들과 부조리와의 타협은 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가진 사람들의 갈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계속되어 온 싸움이다.

쟁점은 무엇이 옳은가이다. 하지만 문제 해결은 무엇이 옳은가에 있지 않다. 인간의 행동이나 생각은 1+1=2처럼 단순한 산술적 계산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똑같은 사물을 보아도 사람에 따라 크다 작다, 좋다 나쁘다, 부드럽다 거칠다 등 수많은 차이를 낳는다. 이처럼 인간의 감정과 생각은 절대적인 결과가 아닌 상대적인 결과이다.

특히 특정시대의 가치관이나 특정 집단의 관행이나 관습은 수많은 시간과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들이 만들어낸 총체적인 틀이다. 이를 단순히 옳고 그름의 잣대로만 해석하여 비난하고 공격한다면 거기에는 늘 부작용이 따르게 된다.

가령 조선시대의 남존여비 사상이 여자의 인권을 무시한 관습이라고 해서 그 당시 여자를 무시한 사람들을 모두 죄인으로 몰아부처서야 되겠는가? 반대로 당시의 관습이 그렇다 해서 잘못된 관습인줄 알면서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여 계속 여자를 무시하면서 살아서야 되겠는가? 문제 해결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그런데 이러한 쉽지 않은 문제를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사필귀정이니 권선징악이니 하며 한 쪽은 선 다른 쪽은 악으로 표현해서는 결코 우리가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그러한 생각은 늘 양극화를 불러 오고 그런 사회일수록 더 큰 불행과 더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

불행히도 역사는 이런 현상을 좋아하는 선동가들에 의해 이끌려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어느 한 쪽을 부추기어 편을 가르고 한쪽을 사장시키어 그들의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한 선동가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상은 필연적으로 점점 반목과 다툼이 난립할 수밖에 없게 되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 된다.

쟁점은 역시 옳고 그름이다. 때문에 가릴 건 가려야 한다. 하지만 문제 해결은 옳고 그름에 있지 않다. 옳고 그름을 가린 뒤의 차후 방안에 있다. 이 사회에서 가장 냉정하다는 법에서도 합의를 중요시한다. 합의 속에는 잘못에 대한 뉘우침과 용서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개인이나 집단의 문제 해결은 타협에 있다. 타협 속에는 상대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들어 있다.

타협 없는 갈등해결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을 이성적으로 보고 서로의 입장을 조금만 이해해도 대화와 타협의 실마리는 얼마 던지 찾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가 옳고 그른가 하는 시비론에 얽매이지 말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방법론을 찾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

“승리는 원한을 가져오고, 패배는 스스로를 비하한다. 이기고 지는 마음을 모두를 놓아버릴 때 모두가 승리하게 된다” -법구경-

석보명 / 대한불교 삼론종 총무부장, 보문정사 주지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1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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