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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윤희철] 고모리를 아트밸리로

음악분수는 저수지를 노천 노래방으로 만드는 것
남이섬과 장흥의 성공.실패 사례에서 교훈 얻자

윤희철 기자 / hcyoon@daejin.ac.kr입력 : 2011년 02월 05일
↑↑ 윤희철 대진대 건축공학과 교수, 본지 칼럼위원
ⓒ (주)포천신문사
포천시 소흘읍 소재 고모리 저수지에 음악분수를 설치하는 문제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소도읍 가꾸기사업으로 전체 100억 예산이 고모리 일대에 투여되는 사업가운데 저수지 둘레길 조성과 음악분수대 설치가 1차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중 논란이 되고 있는 음악분수대는 당초 계획에도 없었던 아이템이기도 하거니와 26억이란 적지 않은 사업비가 들어감에도 정작 타 지역의 음악분수대와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턱없이 적은 예산이다. 또한 매년 적지 않은 유지비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것도 문제거니와 유지비 예산 절감을 위해 돈을 넣고 이용자가 원하는 음악에 맞추어 분수가 춤을 추게 하는 시스템은 그야말로 저수지 일대가 노천 노래방이 된다는데에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지역 예술가들과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의 찬성과 50%를 넘긴 공정률은 이 공사를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겉으로는 공사추진으로 일단락되어 졌으나 아직도 그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어 남은 여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일이 있기 한 해 전, 포천시 정책위원으로서 고모리 지역의 개발방향에 대한 제안을 시 당국에 했었던 필자로서는 더더욱 아쉬움이 크다.

이러한 혼선은 이 지역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탓이 아닌가 싶다. 고모리 지역은 십수년 전부터 저수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예술가들의 활동에서 그 명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음악, 미술, 연극, 사진 등을 배경으로 한 예술성 짙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하나 둘 생겨나 포천의 대표적인 카페거리가 조성되어진 것이다.

카페거리와 더불어 광릉숲과 연결되는 천혜의 자연환경은 많은 예술가들의 스튜디오와 교수 등 각계의 전문가들이 선호하는 전원주택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지역 예술가들의 손길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행안부의 지원사업을 이끌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예술가들의 활동이 그 지역의 품격을 높여주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여느 사업보다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남이섬이나 이웃지역인 양주시의 장흥의 사례에서 그 교훈을 얻을 수 있다. 80년대까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행락지로 유명했던 남이섬은 그 인기가 떨어지면서 경영이 어려워지게 되고 매각의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 남이섬은 한 예술가를 CEO로 영입하면서 대전환을 맞게 된다. 유원지시설을 모두 제거하고 섬 곳곳은 예술의 향기가 나는 공간으로 모두 바꾸었다.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행사를 유치하면서 남이섬은 연간 이용객이 20만에 불과했던 섬을 이제는 200만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남이섬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핵심역할을 함과 동시에 도로, 철도 등 주변 개발동력을 이끌어내는 주역이 되고 있음을 물론이다.

장흥도 80년대 토탈 야외미술관에서 시작된 예술이 결합된 전원풍경은 젊은 연인들의 대표적인 데이트 코스였으며 이를 배경으로 주변에 다양한 카페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주변에 모텔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무수히 생겨나면서 장흥은 퇴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연히 예술가들도 떠났고 이후 장흥은 모텔지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역경제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예술가가 떠난 자리는 퇴폐와 지역경제의 몰락이라는 실증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자각을 한 양주시에서는 그 많던 모텔들을 하나 둘 사들여 예술가들의 스튜디오로 개조하여 많은 예술가들을 불러들였다. 국내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인사아트센터(가나아트센터)와 손을 잡고 죽어있던 야외미술관을 다시 살려내고 미술경매장, 다수의 미술관을 유치하는 등 장흥전체를 아트밸리로 만들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 경기도에서 ‘경기도 지정 문화예술체험특구’으로 선정되어 올해까지 373억원이 투입되는 혜택을 받게 되었다.

예술가들의 스튜디오만 많이 있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들이 충분히 마련되어야 지역경제와 연계가 될 수 있다. 가령 미술관이 있으면 미술인들은 그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하게 되고 자신의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할 것이다. 최소한 그들은 차 한 잔이라도 미술관 주변지역에서 마실 것이다.

그러한 미술관이나 연주회장이 고모리에 여럿 있다면,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다양한 전시회와 음악회 및 공연을 하게 될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게 된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식상하는 음악분수보다는 품격있고 볼거리가 무궁무진한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도록 하는 것이 고모리의 경제 활성화와 지역의 품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안이다.

이미 고모리 지역에는 다수의 예술가들이 자리잡고 있다. 기존의 예술가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예술가들이 이 골짜기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흥과 같이 시차원에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건물들을 매입하여 창작스튜디오를 조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더욱 필요한 것은 예술가와 일반인들이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전시장 및 공연장과 같은 문화공간이다.

행안부 100억 예산 중 절반 이상이 남아 있는 2차 사업으로 우선 고려해야할 대목이다. 적은 예산으로 다수의 문화공간을 확보하려면 시가 주관이 되어 공간을 마련하는 것보다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예술가들도 중앙에서만 활동할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이 지역에서도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의 예술활동과 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많은 방문객들의 발걸음에서 고모리의 성공적인 아트밸리의 모습을 소망해 본다.

윤희철 / 대진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
윤희철 기자 / hcyoon@daejin.ac.kr입력 : 2011년 0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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