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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다문화 사회에 대한 단상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1년 01월 19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올해 초에 태국에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가까운 동남아에 위치하면서도 좀처럼 내키기 않았었는데 방콕과 치앙마이를 둘러보면서 다문화에 대해 생각하여 몇 편의 시를 쓰고 싶었다. 태국은 열대에 속한 나라여서 추운 겨울을 피해서 즐기는 여행지로서 많은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물가가 싸다는 것이 주된 이유가 될 수 있지만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특히 삼센 거리는 항상 외국인의 물결이 멈추지 않아 방콕상인들을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한다. 한국인들도 이 대열에 끼어서 방콕의 다문화를 이루는데 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마사지집이 즐비한 거리는 간이침대에 누운 외국인들을 정성을 다해 마사지를 해주는 태국인들의 모습이 흔하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마사지를 마치 예술행위라도 하는 양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몰두하는 남녀 마사지사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서비스를 주고 받으면서 인종 간에 의사소통이 일어나는 마사지는 태국의 상징적인 문화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들은 태국여행이 재미있는지, 음식은 어디가 싸고 맛이 있는지, 쇼핑을 갈만한 곳은 어디인지 등에 대해서 친절하게 정보를 제공하였다. 그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마사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로 하여금 태국에 대해 잘 이해하도록 돕는 여행 도우미로서 단단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방콕에서 북쪽으로 열두시간이 걸리는 치앙마이는 트래킹, 래프팅, 코끼리 타기 등으로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는 곳이다. 우리 가이드가 된 친구는 이십대 후반 정도의 청년이었다. 그는 상당히 다변한 친구였는데, 시종 지나는 곳을 설명하느라고 쉴 틈이 없었다. 그가 사용하는 영어는 전혀 문법적인 요소를 무시하는데도 불구하고 입이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그는 매우 솔직하고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로부터 시작하여 가족에 대해서도 시시콜콜 이야기로 털어놓았다. 고등학교 시절에 공부에 취미가 없고 게을러서 부친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권유로 가이드가 되었다고 토로하였다. 영어는 친구의 보조 가이드로 따라다니면서 어께 너머로 배웠으며 이제 혼자서도 가이드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를 찬찬히 관찰하면서 다문화인으로서 그의 유연한 태도가 돋보였다. 그는 여행객들을 마치 친구처럼 대해주었으며 그들을 위해서 항상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트레킹을 하며 좀 오르막이 심한 곳에 이르자 일행을 잠시 멈추게 하고 태국의 원시림에서 흔한 대나무를 몇 개 잘라 지팡이로 쓰도록 일일이 다듬어주었다. 그는 일행의 이름을 금방 외어서 다정하게 부르기 시작하였다. 물론 가이드란 직업적 특성이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강한 친화력으로 봉사하는 것이 다문화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최소한 줄일 수 있는 자질임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한국인들이 외국인에 대해서 불친절하고 제삼세계 출신들에게는 매우 권위적이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많지 않은가. 한국에서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혐한증을 보이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어떤 태도를 고쳐야 하는지 자명하다. 다문화사회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 한국사회는 다문화 교육과 정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더더욱 단순한 여행객이 아니라 한국에 영주하고 시민권을 획득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는 추세를 보면서 외국인들이 모두 하나의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같은 가족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질적인 문화들이 섞이면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창조물이 나올 수 있다는 긍정적 자세로 살아갈 때 한국은 새로운 미래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다문화적 교류에 대해 이렇게 시를 적어보았다.


교류

방콕 셈슨 거리 시장골목
스와디 하우스 테라스 술집에
모여드는 총천연색의 인종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
물고기가 모여들듯
동서양의 문화가 충돌하는 이 길목에
인종과 나이를 너머
문화의 섞임을 너나없이 즐기네

비온 뒤 하늘에 뜨는
무지개가 아름다운 것은
일곱 빛깔이 함께 어울리기 때문이니

서로 다름이 서로 적대하기보다
자석의 양극이 서로 잡아끌듯
더 큰 매력을 발휘하네

오 스와디 하우스 여행객들이여
서로 다름을 사랑하라


박정근 /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이해조문학회 회장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1년 0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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