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가축전염병으로 인해 포천이 유난히도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것 같다. 1월 초에 시작된 구제역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였고 11월 29일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전국으로 번져 12월 21일 포천 일동면 사직리 한우가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어 관인면 중1리 한우농가에도 양성으로 드러나 우리지역 전역으로 확산되어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언론의 발표에 의하면 이렇게 구제역의 확산으로 포천시는 총 27만여 우제류 가축 중 살처분 대상은 전체 80%에 달하며, 지금까지 구제역으로 우제류 가축인 한우 3,312마리, 젖소 1,795마리와 돼지 18만879마리를 살처분 했고 살처분 대상을 제외한 5만여 마리에 가축에 대해서는 지난 1월 5일까지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소 구제역은 점차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돼지의 경우 의심 신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하며 여전히 방역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애지중지 길러오던 가축을 살처분 해야 하는 축산 농가는 가슴을 치며 통곡을 하고 이렇게 죽일 수는 없다고 몸부림도 치지만 더 큰 확산을 막아야 된다는 국가적 방침에 어쩔 수 없이 구덩이에 들어가는 가족 같은 생명들을 지켜보아야만 했기에 끝내는 화병이 나서 인근 지역의 농민은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국가에는 헌신과 충성을, 국민에겐 정직과 봉사를, 직무에는 창의와 책임을, 생활에는 청렴과 질서를 체질화하여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이번 가축전염병 살처분에 동원되면서 말로 할 수 없는 후유증을 앓고 있다.
특히 이번 방역에 동원된 공무원들은 행정 지침에 따라 업무 연관성도 전혀 없이 살처분에 관한 교육을 받지도 못하고 국가가 명령하면 이탈을 할 수 없고 법령을 반드시 준수하고 집행해야 하는 복종에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번 구제역 확산과 같은 국가적 재난 사태에 조건 없이 투입되어야 했다.
자신의 죽음을 알면서도 저항도 못하며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흘리는 소를 죽여야 했으며 혀를 축 내밀고 머리가 덜렁거리는 어미 소는 물론 그 귀엽던 어린 송아지마저도 비닐 덮인 땅에 거친 기계에 달려 파묻어야 하는 작업은 일을 하는 사람이나 지켜보는 사람 모두를 울게 하였고, 결국에는 여린 농민과 시민을 생명과 재산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참여했던 어질고 착한 공직자의 가슴마저도 짓눌러 억장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렇게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몸살이 나서 누웠다가도 순번에 의해 전쟁터 같은 죽음의 현장으로 나가야 했으며, 이렇게 살처분과 방역 작업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파 주위보가 발령되는 혹한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남녀 구별 없이 무리하게 작업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과로와 안전사고로 여러 명이 사망하고 부상을 입는 일까지 발생했으며 빈곳을 채우던 이장협의회와 군장병 그리고 농협과 사회 봉사단체들의 후유증과 고통도 공무원들과 다르지 않다.
얼마나 춥고 힘들었으면 직업을 바꾸고 싶지만 가족의 생활을 걱정해야 하는 마음 때문에 살아있는 생명을 죽여서 땅속으로 묻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도 업무에 차질이 없게 하려 애를 썼지만 정상적인 업무는 쉽지 않아 비상체제로 근무를 한지도 벌써 여러 날이 되었지만 아직도 구제역은 끝도 없이 계속 번지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도 눈이 많이 왔던 작년에 이어 십 수 년 만에 밀어닥친 한파로 인해 모든 기계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고, 그나마 날씨가 풀려야 구제역도 진정 되련만 이번 겨울은 갈수록 추워지기만 하니 몸도 마음도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우리지역은 작년에 이어 두 번에 걸쳐 전염병이 발생하여 다른 지역보다 두 배로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와 포천시장을 비롯한 공무원 그리고 방역과 구제역 관련 작업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의 노고에 고개 숙여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길을 가다가 방역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을 만나면 고생한다는 목례로 고마움을 전하여 적극 협조하고, 지인 중에 구제역으로 상처받은 축산농민이 있으면 따뜻한 마음에 전화나 위로의 말을 전하여 우리 농민이 겪고 있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나누어야 진정한 이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