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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99] 구조(構造)와 구도(構圖)

현실과 이상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1년 01월 09일
구조(構造)와 구도(構圖)라는 말이 있다. 구(構)란 얼개를 말하는 것이고 조(造)란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圖)는 그린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구조란 얼개를 만든다는 것이고 구도란 얼개를 그린다는 것이다. 이처럼 구조는 어떤 사물이나 조직의 전체를 이루는 짜임새나 얼개를 뜻하는 것이고 구도는 그림을 그릴 때 화폭(畵幅)에 담는 그림의 모양이나 색깔이나 위치 같은 짜임새를 이르는 것이다. ‘이 제품은 구조가 간단해 값이 싸고 고장이 적다’ 또는 ‘사회구조’나 ‘컴퓨터구조’가 어떻다고 말할 때 처럼 구조란 말은 실체의 모습과 짜임새를 말할 때 주로 사용한다. 구도는 ‘풍경의 구도를 잡아라’ ‘이 그림은 대각선 구도다’라고 말할 때 처럼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촬영할 때 주로 쓴다.

그런데 이 구도가 비유적(比喩的)인 말로 쓰일 때는 구조와 헷갈릴 수 있다. 이때는 사물 현상의 전체적인 짜임이나 양상(樣相)을 뜻하기 때문이다. ‘선거 뒤 정계의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예상해 봤나?’ 또는 ‘4강구도’나 ‘후계구도’가 어떻게 될지? 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구조는 구체적(具體的)인 사물이나 확립된 조직의 짜임새를 얘기할 때 주로 사용하고 구도는 추상적(抽象的)인 사물 현상의 짜임새나 양상을 이를 때 쓰인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북미 간에 조율이 잘 될 경우 비핵화 6자회담과 평화체제를 위한 4자회담이 병행 개최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했다면 이 때의 구조는 구도로 바꿔줘야 한다. 그렇다고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예컨대 권력의 경우 ‘권력구조’처럼 쓰이나 ‘권력구도’를 사용한다 해도 어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조는 입체적(立體的)이고 복잡한 양상을 띠는 것이다. 입체적이란 일상생활에서 보는 3차원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고 복잡하다는 것은 디테일(detail)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짜여져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구도는 평면적(平面的)이고 단순한 것이다. 평면적이란 화폭이나 화면(畵面)에서 보는 것처럼 2차원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고 단순하다는 것은 디테일한 부분이 생략되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구도가 설계도(設計圖)라면 구조는 시공된 건물의 실체(實體)라 할 수 있다. 집을 지으려면 먼저 설계도가 있어야 하듯이 구조는 구도를 전제(前提)로 한다고 할 수 있다. 구도는 생각의 산물이다. 구도 이전에 이미지(image)가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이미지란 머릿속의 그림을 말하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하는 구상(構想)을 말하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구상한 이미지를 화폭이나 화면에 옮기면 그림이 되는 것이고 구도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구도는 과정이고 구조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과정이란 유동적인 것이고 결과란 고정적인 것이다. 유동적인 것이 자리를 잡으면 고정적이 되는 것이고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원인(原因) 없는 결과란 없다. 결과가 좋으려면 원인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원인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생각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디어(idea)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구상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고 착상(着想)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요즘 파괴적 창의(創意)란 말이 화두(話頭)로 부각되고 있다. 기존의 생각에만 얽매이지 말라는 말이다. 발상을 전환(轉換)시켜 보라는 말이다. 생각을 바꿔보라는 말이다. 거꾸로도 생각해 보라는 말이다. 하드웨어(hard wear)에만 골몰하다가 소프트웨어(soft wear)에서 뒤처지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구조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라면 구도는 이상(理想)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실과 이상은 같이 가야 하는 것이다. 현실 따로 이상 따로 가서는 안 된다. 현실을 무시해서도 안 되고 이상만 쫓아서도 안 된다. 마찬가지로 구조와 구도가 공존하는 사회를 이어가야 한다. 현실과 이상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1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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