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구두쇠가 되기 위하여 그 방도를 익혔으나 아직도 부족하다고 여겨져 구두쇠 선생님을 찾아가서 고기 모양으로 자른 종이 한 장과 술처럼 보이는 물 한 병을 가지고 상견례를 치르고자 하였다.
그러나 마침 선생님은 외출을 하고 부인만 집에 있었다. 그녀는 그가 온 목적을 알아차리고 예물을 보더니 얼른 빈 잔을 내놓고 말했다.
“차를 드시지요.”
그러나 물론 차는 없었다.
그녀는 또한 두 손으로 원을 그리더니 말했다.
“빵을 좀 드시지요.”
그뿐이었다. 그가 물러간 후에 구두쇠 선생이 돌아왔다. 부인이 그 동안의 일을 이야기하자 구두쇠 선생은 화를 내며 말했다.
“쓸데없이 왜 그리 많이 대접했소?”
그리고는 손으로 반원을 그리며 말했다.
“이만한 반쪽이면 대접이 충분했을텐데.”
- 설도해사(雪濤諧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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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구두쇠 선생은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주어서 손해보지 않을 것도 아끼고 있다.
누구의 이야기인가? 인사할 때 허리를 조금 더 숙이면 보다 정중해 보인다. 그러나 그걸 아낀다. 말 한 마디라도 조금 더 정중하게 하면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을 텐데 그걸 아낀다.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감사합니다”하면 서로 좋을 텐데 그걸 아낀다. 실례를 했으면 ‘죄송합니다’ 하면 참 좋을 텐데 그걸 아낀다. 아내에게 한 번 더 ‘사랑합니다’ 하면 좋을 텐데 그것도 아낀다.
칭찬의 말도 아끼고 격려의 말은 더 아낀다. 주어서 손해볼 것도 없는데 이 모든 것을 아주 아낀다. 누가 더 구두쇠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