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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98] 묘사(描寫)와 모사(模寫)

스스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0년 12월 11일
우리는 흔히 묘사(描寫)와 모사(模寫)를 혼동한다. 두 단어 모두 사진(寫眞)을 말할 때 사용하는 사(寫)자가 들어 있어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 묘사는 눈으로 보거나 마음으로 느낀 것을 객관적(客觀的)으로 표현한 것은 말하는 것이고 모사는 무엇을 흉내 내어 그대로 나타내거나 어떤 그림을 보고 그대로 본떠서 그린 그림을 말하는 것이다.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두 말이 같을지 모르나 창의적(創意的)인 면에서 보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 묘사는 자신의 것을 나타내는 것이고 모사는 남의 것을 베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묘사와 모사 간에는 넘나들 수 없는 또 하나의 벽이 있다. 성격(性格)은 묘사할 수 있으나 모사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형체(形體)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격은 묘사한다고 말하나 모사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물건은 그렇지 않다. 형체가 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그것을 베낄 수 있다. 어찌 보면 사진도 하나의 모사라 말할 수 있다. 왜냐 하면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사진이 예술(藝術)로 인정받지 못했다. 자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옮겨 놓았을 뿐 작가의 의도를 가감(加減)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후 작가의 의도(意圖)를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사진도 예술의 반열(班列)에 들게 된 것이다.

묘사나 모사나 관찰(觀察)을 잘 해야 한다. 관찰이란 눈에 보이는 것을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이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이다.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눈에 들어와도 그냥 지나치기 때문이다. 인식(認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 분들이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 이라고 말한 것이다. 육안(肉眼)이 아니라 심안(心眼)으로 본다고 말한 것이다. 남의 것을 베끼거나 흉내 내는 것도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세밀히 관찰을 하고 부단히 흉내 내야 한다. 연습(練習)해야 한다. 단련(鍛鍊)해야 한다. 수천수만 번 밑그림을 그리고 또 그려야 한다. 그것이 손에 익고 눈에 익을 정도로 그리고 또 그려야 한다. 알았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몸으로 부딪쳐야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행(實行)으로 그 경지(境地)에 가 있어야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사에서 묘사로 넘어가려면 생각을 해야 한다. 통찰(洞察)을 해야 한다. 통찰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이다. 통찰은 물리적(物理的)인 세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삼차원(three dimension)의 세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형이상학(形而上學)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유(思惟)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攝理)와 자연의 다스림을 생각하는 것이다. 하우 투(how to)를 넘어 와이(why)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추리(推理)하고 심사숙고(深思熟考)하는 것이다. 사고력(思考力)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씽킹 에빌리티(thinking ability)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G20 의장국이 되면서 질서 따르는 나라(rule obeyer)에서 질서 세우는 나라(rule setter)군에 편입됐다. 이제는 남의 것을 베끼고 남의 뒤를 따라갈 수만 없게 된 것이다. 우리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開拓)해 나가야 한다. 모사와 묘사를 뛰어넘어 창의적인 마인드(mind)를 키워나가야 한다. 남이 못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남이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야 한다.

그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창의(創意)와 용신(用新)의 정신을 심어줘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줘야 한다. 맞는 답을 찾아내는데 만족하지 말고 스스로 답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훈련(訓練)해야 한다. 물론 한 마리의 물고기를 던져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스스로 물고기를 낚을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알려주고 키워주는 것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0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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