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7일 소의 입과 유방에 수포가 생기는 구제역 젖소가 포천에서 발견되어 너무도 혹독하고 기나긴 고난의 겨울을 보냈다. 이로 인해 포천은 대외적으로 알려졌던 청정지역의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전염병 오염지역으로 곤두박질 쳐버렸다. 되돌아보면 지난겨울은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이 왔으며 그 몹쓸 구제역 때문에 우리에게 가슴에 사무치는 상처를 남겼고 그렇게 전염병과의 처절한 싸움을 했으며 아직도 그 상처는 다 아물지도 않았다.
가족의 생계를 이어주며 자식같이 기르던 가축들을 그들이 뛰놀던 마당에 강제로 생매장하여 땅속에서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고 천직으로 알고 지켜오던 농업에 대한 꿈이 산산 조각이 나서 그 전쟁터 같은 잔인한 학살에 진저리를 치며 억장이 무너졌다. 그러나 온 나라에 오염지역이라는 낙인을 감수하면서도 우리의 속에 깊이 자리한 협동의 정신으로 공무원들만 살처분에 참여하던 것을 사태의 심각성이 점점 커지자 군병력의 지원을 요청하였고 주변경비만을 하고 있던 병사들의 부모님들까지 설득하여 군이 직접 살 처분에 참여해서 민관군이 하나가 되어 그 엄청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근본적인 원인을 알지도 못한 벼락같은 혼란이었지만 모두가 방역에 온 힘을 다 하였고 병균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엄동설한 추위 속에서도 자신의 몸을 던져 방역초소를 지키며 그렇게 1월7일 구제역 첫 발생 후 76일이 지난 3월 23일 신북·창수면 등 5번의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45농가 5416두의 우제류 가축이 살 처분되거나 매몰되어 112억 원의 재산피해를 남기고 포천은 구제역에 대한 이동제한 해제되며 종식을 선언하게 된다.
이때 22개의 이동통제초소를 운영하는데 시민단체·군인·경찰·소방관 등 2만여 명이 참여 하였고 500여 대의 방역장비와 30억 원의 비용이 집중적인 방역에 소요되었다. 특히 통․리장단 협의회와 안보단체협의회를 비롯한 모든 사회단체들의 눈물어린 노력과 봉사가 있었기에 무사히 전염병의 산을 넘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일반인에 대한 엄격한 통행제한으로 인근사람들은 영업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었음에도 보상에 관한 규정이 없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은 금액으로 환산이 어려웠고 그 보상도 실제 피해현실에 미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렇게 구제역이라는 말만 들어도 포천사람들은 넌더리를 치는데 지난달 28일에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갈수록 그 범위가 확산되어 전국이 다시 전염병으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우리가 지난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전염병은 초기대응 조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우리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사전에 소독을 비롯한 예방과 방역을 철저하게 실시하고 방제 후에는 반드시 일지를 작성하여 차후에 벌어질지 모르는 일에도 철저하게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안동 구제역은 최초 발생한 농가의 농장주가 지난 11월 3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7일 귀국 했는데 10월 24일에 베트남에서는 구제역이 발생한 바 있고 거기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올해 초 포천이나 강화에서 발생했던 구제역과는 다른 형태라고 한다.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지금까지 살 처분된 가축의 수는 지난 12월 6일 저녁 기준으로 8만 8천두에 이른다고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방역의 허술함이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으니 해외를 여행하는 가축 소유자의 자발적인 입국신고를 의무화하고 공항이나 항만에서 곧바로 소독하여 발원의 근본적 차단이 시급한 실정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지난겨울은 너무도 혹독한 전염병과의 전쟁을 치러 다시는 떠올리는 것조차도 싫은 심정이다. 그러나 현실은 새로운 병균이 전국에 퍼지고 있고 우리라고 자유로울 수 없으니 사전에 충분한 대응만이 불의의 사태를 막을 수 있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지난겨울의 어려움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축산업 종사자의 해외여행을 중단하고 사료나 목초의 유통 등 병균이 유입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차단하고 철저한 방제를 통한 구제역과 조류독감 같은 가축전염병의 유입을 차단하는 일에 민관군 모두가 하나가 되어 빈틈없이 철저히 대비하기를 당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