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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흥구6] 연평도 포격사태를 보는 눈


이흥구 기자 / 입력 : 2010년 11월 29일
↑↑ 이흥구 포천발전연합 상임대표, 행정학박사
ⓒ (주)포천신문사
우선 연평도 포격사태와 관련한 군과 민간인의 인명손실에 유가족들에게 가슴깊이 위로를 드린다. 최근 연평도 포격사태에 관한 보도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 원인분석과 근본적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 자성의 목소리, 사과의 목소리도 없다. 아무리 북이 잘못을 했지만 국정을 책임지는 정치인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없음이 안타깝다.

현실의 잘못을 깨닫고 고치려는 노력이 없으면 이런 일은 다시 반복될 것이다. 이에 부족하지만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더불어 포천시의 정치지도자들과 공무원사회도 이를 타산지석의 기회로 삼기를 바랄 뿐이다. 본 글에 앞서 우선적으로 민간인지역에 포탄을 발사해 민간인의 희생을 불러온 연평도 사태의 주된 책임은 북에 있음을 먼저 밝힌다.

연평도 포격사태는 기본적으로 자주국방이라는 원칙과 정치철학부재가 불러온 비극이다. 자주국방의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결정하는 후진적 정치가 가져온 비극이다. 그동안 이명박 정권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전시작전권 회수 연기였다. 보수를 기반으로 한 이명박 정권은 ‘안보 불감증’에 걸린 노무현 정권이 저지른 전작권 회수를 백지화까지는 못했지만 2년 반 늦춰 안보를 강화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것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이 전작권회수 연기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11월 23일 오후,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청와대 지하벙커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왜 대포만 쏘느냐. 출격한 전투기가 폭격을 하는 건 안 되느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근본 이유는 전투기로 북한을 폭격할 권한(전시작전권)이 우리에게 없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전투기 폭격은 한미 연합사령부를 거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전시작전권이 우리가 아닌 미국에게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쟁을 자신이 결정할 수 없는 나라는 참된 주권국이 아니다. 전 세계에 전쟁을 결정하지 못하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그러나 그 대응하는 모습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다. 일본의 보수세력은 그들의 평화 헌법을 개헌해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갖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극우보수주의자는 전시작전권을 계속해 미국에 맡기려는 이상한 나라이다. 그러니 북한과 중국이 남한을 협상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권리를 포기하면 자신의 이익이 침해당했을 때 어느 누구도 돕지 않는 것이 정치현실이다. 그 피해는 국민이 감당하게 된다. 정치지도자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뚜렷하게 하고, 국민과 공무원에게 설명하고, 다양한 우려가 해결되도록 노력해야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는 4대강 사업외 정치철학이 없다. 사실 4대강 사업은 정치철학이라고 할 수 없다.

또 다른 원인은 연평도 포격사태는 예견된 사태를 대비하지 못한 무사안일의 결과이다. 사실 이런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는 근본적으로 휴전당시 육지만 휴전선을 정하고 바다에는 아무런 경계선도 정하지 않은 까닭이다. 만약 북이 인천 앞바다의 섬을 점령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근거로 해상 경계를 인천 해안가와 섬의 중간지점 까지, 즉 우리 코앞을 북의 수역이라고 주장한다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현재 남한의 NLL은 이런 주장의 경계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서해안은 남과 북의 경계를 서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바다 경계선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남북간에 서로가 임의로 설정한 해역은 자기네 영역이라고 주장하니 중첩된 구간은 어느 때나 화약고로 변할 수 있다. 분명한 경계협상이 분쟁 억제의 기초이다. 그러나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추진되던 남북간의 관련 협상은 이명박 정부에서 무산 되었다. 이는 예견된 일에 대안이 없는 무사안일한 정치의 전형이다.

북한은 당일 오전 8시 20분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북측 영해에 대한 포 사격이 이루어질 경우 즉각적인 물리적 조치를 경고'했다. 이런 지역에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군은 오전 10시 15분부터 14시 24분까지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하며 K-9 고폭탄 등 포를 비롯한 11종의 사격 장비로 총 3.657발의 사격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단 4시간 안에 3,657발을 사격했다는 것은 단순 계산으로 환산하면 한 시간에 900발이 넘는 사격을 한 것이다. 이 역시 과거에도 문제가 없었으니 지금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의 결과이다.

이는 정치적 상황이어서 불가피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K-9의 부실한 관리, 형편없는 대피소운영은 입이 열이라도 변명할 수 없는 것이다. K-9 자주포 6문 중 3문이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니, 이런 군에 우리의 자식들을 보내야 한다니 통탄할 따름이다. 일본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국방력을 깔보는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국제적 조롱거리다. 창피 한 일이다. 우리국민은 그저 ‘하던 대로 하는’ 무사안일한 태도가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각성해야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자주국가, 자주국방에 대한 정치철학 부재가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

포천은 3·8선, 휴전선이 지나는 최전선 접경지역이다. 대한민국의 안보불안은 곧 바로 포천시민의 생명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포천의 투자 가치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포천은 대한민국의 그 어느 곳 보다 안보의식이 몸에 베인 곳이다. 그러나 이제는 감성적 안보의식에서 벗어나 성숙한 안보의식으로 거듭나야한다. 자주국방이야 말로 성숙한 안보의식이다. 포천에서부터 성숙한 안보의식이 대한민국 사회전반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

이흥구 / 포천발전연합 상임대표, 행정학박사, 포천신문 시민기자
이흥구 기자 / 입력 : 2010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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