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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어느 국군포로의 눈물어린 이산가족 상봉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0년 11월 01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다시 한 번 울음바다가 되었다. 끌어안고 울다가 얼굴을 보니 그리운 얼굴이 주름 진 채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끌어안고 통곡한다. 4인의 국군출신의 북한 이산가족들 중의 한 사람인 이종렬씨가 환갑의 아들과 꿈같은 재회를 하는 장면이다.

지난 10월 30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이루어진 남북이산가족 상봉 1차 행사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장면은 눈물이 많은 우리 국민들의 심금을 여지없이 울리고 말았다. 누가 이 만남을 감상주의적 발상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는 100일 지난 아들을 두고 “나 갔다 오마”란 단 한마디 남겨두고 조국을 위해 입대했다가 북한 포로가 되어 다시 만나지 못하고 60여년을 흘러 보냈다. 그러나 그들의 가슴 속에 흐르던 혈육의 정은 조금도 희석되지 않고 뜨겁게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의 감동적인 장면은 남측의 최고령자인 김례정씨(96세, 여)와 북측 딸 우정혜(71세)의 만남이었다. “한시도 어머니를 잊은 적이 없다”고 큰 절을 올리는 딸과 “내가 너를 보려고 지금까지 살았나 보다”라고 포옹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였다.

96세의 고령이라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이로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보고 싶은 심정이 얼마나 쓰라리고 강했을 것인가. 그들은 서울이 점령당하자 3남매를 황해도 연백으로 피난을 보냈다가 딸 덕혜, 정혜씨는 1.4 후퇴 때 내려오지 못하고 북한에 남겨졌다고 한다. 그들의 형제인 우원식 전 민주당 국회의원은 “노환으로 바깥출입이 불편하신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상봉장에 오셨다”고 전했다. 이것은 이산가족의 만남이란 가족들의 단순한 재회가 아니라 그들의 존재이유의 근거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남북 당국은 끊어진 남북대화를 두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북한은 이산가족상봉을 금강산 관광 재개와 연관시켜서 일괄타결하기를 원하는 반면에 남한당국은 두 안이 별개 사안이라며 북한의 주장을 일축해왔다. 금강산 관광 중 북한국의 총격에 의해서 숨진 고 박왕자씨 사건과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북한 진솔한 사과와 책임자 문책 등이 없이는 남북대화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물론 남북대화의 경색을 야기시킨 것은 무고한 관광객을 살해한 북한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남한이 취한 대화의 단절은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얼굴을 보고 싶은 이산가족들에게는 비인간적인 고문일 수 있다. 심지어는 북한에게 보복하기 위해서는 이산가족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강경론을 펼치는 당국자가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본인이 이산가족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해서 평생 이산의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의 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국군포로로 북한에 억류되어온 분들의 경우는 다른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서 육이오 전쟁에 참여한 국군들이 번연히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 그들의 가족상봉을 절박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런 국가는 국가로서의 자격을 상실한다. 왜냐하면 국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희생한 국민을 보호하거나 사지에서 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국가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들은 고 박왕자씨나 천안함의 해군들보다 더 국가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희생을 한 국민이지 않을까.

대한민국은 이종렬씨 같은 국군포로 출신의 이산가족을 면밀히 파악하고 그들의 가족상봉이나 송환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우리는 남북문제를 현재의 시점에서만 조명해서는 안되며, 통시적이고 총체적인 시각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의 증오 때문에 많은 국민들의 이산으로 인한 아픔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데올로기의 명분 때문에 그것으로 인한 전쟁의 희생자들이 된 국민들에 대해서 국가는 전적인 책임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무명 시인은 이산가족의 슬픔을 이렇게 노래한다.

곱디 고운 새댁과 젊은 청년에서
얼굴에 검버섯피고, 등 굽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만난
남북 이산가족 상봉시 기자가 할머니에게 물었답니다.

할머니, 어떻게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할아버지를
잊지않고 기다릴 수 있었습니까?

할머니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말하더군요.
첫날 밤 내 손을 꼭 잡고 미소 지으며 날 바라보던 그 눈길을
잊을 수가 없었어.

말없이 미소 지을 때 생기는 볼우물이나,
고개를 갸웃하며 소리 내지 않고 웃는 미소등이
그 사람의 이미지가 되어
강하게 기억에 남을 때가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시 中에서)


박정근 /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이해조문학회 회장 jkparkdj@hanmail.net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0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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