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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93] 학이불사(學而不思)와 사이불학(思而不學)

때로는 익히고 때로는 사색하라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0년 10월 31일
학이불사(學而不思)와 사이불학(思而不學)이란 말이 있다. 학이불사란 배우기만 하고 생각지 않는다는 것이고 사이불학이란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는다는 말이다. 왜 이런 말을 화두(話頭)로 삼았겠는가? 배우기만 하고 생각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 말이 아니라 옛 성현(聖賢)들의 말이다.

배운다는 것은 익힌다는 것이다. 습기사(習其事)하는 것이다. 사물(事物)과 인생(人生)에 대한 지식을 쌓아나가는 것이다. 지식체계(知識體系)를 쌓아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반복해서 그것을 익히는 것이다. 몸에 배도록 익히는 것이다. 지식체계를 쌓아나간다는 것은 지식을 의미(意味)있게 체계적으로 정리해나가는 것이고 이론(理論)을 체계적으로 정립해나가는 것이다. 지식은 이처럼 체계를 갖출 때 값을 발하고 빛나는 것이다.

학이불사란 배우고 익히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생각하라는 말이다. 얼마나 잘 사느냐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인가? 어떻게 사느냐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인가? 좋은 일에 쓸 것인가? 나쁜 일에 쓸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심사숙고(深思熟考)해야 한다. 일신의 영달(榮達)만을 꾀할 것인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獻身)할 것인가? 마음을 정해야 한다. 가치관(價値觀)을 세워야 한다. 인생관(人生觀)을 정립해야 한다. 생각한다는 것은 이처럼 삶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고 인생행로(人生行路)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고 진로(進路)를 정하는 것이다.

우선 의로운 삶을 살도록 해야 한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하고 말이 아니면 듣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착하고 선하게 살아야 한다. 이(利)를 보면 의(義)를 생각해야 하고 남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상대를 생각하고 상대의 입장을 배려(配慮)해야 한다. 남의 가슴에 못 박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박탈감(剝奪感)을 갖지 않도록 하고 분심(忿心)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하다.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고 탓하는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생각 없이 배우기만 하면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선장이나 다름없다. 상상해 보라. 나침반 없는 배가 어디로 갈 것인가? 나침반이 없다면 항로를 이탈할 수도 있고 암초에 부디쳐 위험에 봉착(逢着)할 수도 있다. 배움도 마찬가지다. 가치관과 시비심(是非心) 없이 지식만 축적해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칼을 쥐어주는 거와 같을 것이다. 그래서 학이불사 즉망(則罔)이라고 한 것이다.

사이불학이란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는 것이다. 배우지 않는다는 것은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독불장군식(獨不將軍式)으로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것이다.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착각(錯覺)하는 것이다. 막힐 때는 돌아가야 한다. 남의 말에도 귀 기울이고 타인의 입장에도 서봐야 한다. 막힐 때는 책을 봐야 한다. 역서(歷書)를 봐야 한다. 경서(經書)를 봐야 한다. 우리에겐 세계문화유산에 등제된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이 있고 팔만대장경판(八萬大藏經板)이 있다. 그 속에 예지(銳智)가 있고 혜안(慧眼)이 있다.

죽을 때까지 배워도 다 못 배운다고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하이라이트(high light) 부분만 얻어듣고 그것을 다 안다고 기고만장(氣高萬丈)한다. 그것만으론 안 된다.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내공을 쌓아야 한다. 하이라이트 부분만 아니라 전문(全文)을 다 읽어야 한다. 전문을 다 들여다봐야 한다. 최치원 선생이 그냥 대학자가 된 게 아니다. 남이 하나 할 때 백을 했다. 남이 한번 읽을 때 백번을 읽었다. 그래서 사이불학 즉태(則殆)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사색(思索)만 하고 익히지 않는 것도 한가지 폐단이요 익히기만 하고 사색하지 않는 것도 한 가지 폐단이다. 때로는 익히고 때로는 사색하면서 중용지도(中庸之道)의 길을 가란 말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0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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