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일요일. 우리 가족은 친구부부와 친구언니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열리는 포천 산정호수에 갔습니다. 축제기간이어서 들어가는 입구는 내내 막히고 주차할 공간도 협소해 길에 주차를 해대는 통에 꽉 막힌 길을 돌고 돌아 가까스로 주차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가자마자 식사를 하고 산책로를 걷고 아이들 놀이기구를 태워주고….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저녁 무렵 날이 쌀쌀해지고 안고 있던 갓난쟁이가 대변을 보는 바람에 아기 옷은 다 젖고 배가 고픈 아이는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태어난 지 한 달이 된 아이와 돌쟁이 조카는 둘 다 모유수유를 하는 아기들이었는데 마땅한 수유시설이 한곳도 없더군요. 추운 날씨에 아이를 안고 여기저기 달려보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수유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곳이 이곳 산정호수 관광지부였습니다. 우는 아이들을 데리고 수유시설이 어디 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사무실 안에 모여 있던 분들은 음식을 먹으면서 “수유시설이 없다”고 말해, 우리는 너무나도 급한 마음에 “여기라도 괜찮으니 잠시 머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직원들은 “화장실에 가서 하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어차피 아쉬운 건 저희들이었으니 다시 한번 양해를 구했습니다. 썩 내켜하지 않는 표정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남자분들은 잠시 비켜주셨으면 합니다”라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 산정호수 관광지부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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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직원들은 밖으로 나갔지만 안쪽 책상에 있던 한 남자 직원이 한마디 하시더군요. “나는 유부남이니 괜찮아요.” 정말 기분이 나빴습니다. 유부남이니 모유수유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어도 된다는 말인지…. 다시 한번 “나가주시면 안될까요?”라며 부탁드리고 언니와 친구는 모유수유를 하였습니다. 옆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눈치를 보며 쇼파에 앉아 울고 있는 아이들에게 모유수유를 하였습니다.
모유수유가 끝나고 잔뜩 젖은 갓난쟁이를 보며 기저귀라도 갈고 갔으면 했지만 직원들끼리 수군거림을 끝내고 한마디 하시더군요. “냄새나니까 기저귀는 화장실 가서 갈라구요. 사무실에 냄새가 배이고 직원들 보기도 좀 그렇잖아요.”
이제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이를 추운 화장실에서 기저귀를 갈라니 하니 무척 화가 나더군요. 속상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모유수유 시설 하나 없고 아이 기저귀 갈 공간 하나 제대로 만들어 놓지 않고 포천시가 관광명소니 축제니 하면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여기에 관광지부 직원들의 불친절은 반드시 개선돼야 하리라고 봅니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은 포천시민만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포천의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포천시민으로서 돌아오는 길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포천시는 축제를 벌이기에 앞서 아이와 함께 찾는 가족 손님을 맞을 준비부터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