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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89]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

소승에서 대승(大乘)의 길로 나가자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0년 09월 11일
물리적(物理的) 거리와 심리적(心理的) 거리란 말이 생소할지도 모른다. 일상생활에서 잘 쓰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웃사촌이란 말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이웃 사촌이라고 하는 것은 물리적 거리로 볼 때 가깝게 살고 있기 때문에 사촌이나 다름없다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심리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이 멀리 살고 있는 사촌보다 여러 면에서 낫다고 보는 것이다. 아무리 마음이 있다 해도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촌이란 부모님 형제의 자녀를 말하는 것이다. 작은 아버지 혹은 큰 아버지의 자녀들이 나와 사촌간이 되는 것이다. 물론 혈육(血肉) 간에 가장 친근한 것은 친 형제자매들이다. 그래서 고래로 우리 부모님들이 친 형제자매 간에 우애(友愛)를 최우선으로 강조한다. 친 형제자매 간에 우애를 제일 덕목(德目)으로 가르친다. 친 형제자매 다음으로 가까운 혈육이 바로 사촌이다. 친 형제자매 다음으로 궂은일에 몰려드는 사람들은 바로 사촌들이다. 가족을 떠나 심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바로 사촌이란 말이다.

이웃이란 옆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가까이 살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사정을 잘 안다. 집안 형편을 잘 안다. 그리고 서로 돕고 산다. 상부상조(相扶相助)한다. 정리(情理)를 생각하고 의리(義理)를 생각한다. 정리와 의리를 생각할 뿐 법리(法理)를 따지지 않는다. 아니 법리를 논하지 않는다. 이웃사촌은 친 형제자매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재난을 당하거나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제일 먼저 달려오는 사람들이 정다운 이웃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아파트공화국이라고 말한다. 경향 각지 어디에서나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파트는 좋은 것이다. 주거환경(住居環境)을 바꾸어주고 생활환경을 바꾸어주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생활환경만 바꾸어준 것은 아니다. 이웃이라는 개념(槪念)도 바꾸어주었다. 아파트로 인해 물리적 거리는 가까워졌으나 이웃이라는 개념은 멀어졌다. 이웃이라는 개념이 물리적인 거리에서 관계[relation]의 거리로 바뀌어진 것이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 따라 이웃이라는 개념이 달라진다. 가까이 있어도 관계가 멀어지면 이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심리적으로 가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계의 거리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에겐 물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이라는 이웃이 있고 심리적으로 가까운 미국이라는 이웃도 있다. 우리에겐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나라도 중요하고 심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나라도 중요하다. 미국은 국가안보라는 관점에서 필요(必要)한 나라이고 중국은 경제교류라는 측면에서 긴요(緊要)한 나라이다. 중국은 물리적으로 볼 때 인위적으로 어쩌지 못하는 인접국(隣接國)이고 미국은 심리적으로 아주 가까운 혈맹국(血盟國)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 없는 형국이다.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한 이유다.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적(敵)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다고 말들을 한다. 오직 국익이 우선할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국력이다. 의리도 아니고 법리도 아니다. 정리는 더 더욱 아니다. 오직 힘이 지배할 뿐이다. 국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이고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이다. 고금의 역사를 보면 외침 보다는 자중지난(自中之亂)으로 망해가는 나라들을 수없이 볼 수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는명언을 남긴 것이다. 힘을 모아 물리적으로 가까운 나라 그리고 심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와 상부상조(相扶相助)하면서 조화를 이루어나가는 솔로몬의 지혜가 아쉬운 때다. 답은 간단하다. 나를 버리고 나라를 생각하자. 그리고 소승에서 대승(大乘)의 길로 나가자.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0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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