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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현목9]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고위 공직자들의 행태

- 인사검증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 -
김현목 기자 / 65pine@hanmail.net입력 : 2010년 09월 03일
↑↑ 김현목 국회의원 보좌관, 본지 시민기자단 명예고문
ⓒ (주)포천신문사
지난 9월 1일 제294회 국회가 시작되었다. 12월 9일까지 국회법에 명기된 100일간의 정기국회 일정이 개막된 것이다. 매년 그래왔듯이 금년 정기국회도 여․야가 정치현안과 예산안 처리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슈와 화두로 건전하게 격론을 벌이는 것은 의회정치에서 아주 바람직한 일이지만 모든 문제들을 당리당략적 시각에서만 바라보며 오직 정파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소모적 논란이나 트집잡기식 정치는 사라져야 할 구태이다.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바라는 것은 국민 모두의 소망이지만 작금의 낡은 정치현실과 정당구조속에서 지나친 기대감이 아닐까 싶다.

금년 정기국회는 예년과는 달리 올 11월, 서울에서 개최예정인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의회상을 보여줄 책무가 있다. 이전처럼 쇠망치와 난투극이 난무하는 폭력국회가 재현될 경우에는 나라망신이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열리는 정기국회 목전에 국무총리 후보자와 2명의 장관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비리와 법규위반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덕성 시비가 불거져 결국 자진사태 형식이었지만 총리후보자가 몇 년 만에 중도 탈락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산적한 현안이 쌓여있는 정기국회가 시작하자마자 국무총리와 2명의 장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또 해야 할 처지다. 아직까지 후보자조차 내정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인사청문회로 인사검증을 다시 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게 되었다. 대통령을 보좌해 행정부를 실무적으로 이끌어 갈 국무총리가 없는 상황에서 시작된 정기국회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어 조용히 정기국회가 시작되는가 했더니 최근 외교통상부장관의 자녀가 외교공무원에 특채된 사실이 드러났다. 장관이 사과하는 사태가 재연되고 또다시 시끄럽다. 설사 채용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없어도 공정한 사회를 주창하는 현 정부에서 이런 일은 볼썽사납다. 향후 국정감사 등에서 진상이 밝혀지기를 기대해본다. 현 정부 내각은 정말 ‘죄송내각’이라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한 듯싶다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의 도덕성 시비는 재론하기조차 부끄러운 실정이었다. '공정한 사회'를 외치는 현 정부의 행정부를 이끌어 갈 총리와 장관 후보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자격미달이 대부분이었다. 소위 ‘죄송내각’ ‘쪽방투기’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총리와 장관후보자들의 도덕성은 심각했다. 총리후보자는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어느 유력기업인을 오래전부터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친분유지 기간까지도 위증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이런 후보자가 어떻게 내정될 수 있었는지 눈과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행태이자, 인사권자의 도덕적 기준과 잣대가 의심될 정도이다. 쏟아지는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총리후보자와 장관후보자들에 실망한 국민들의 분노가 더 한층 커져만 갔다.

어느 장관후보자는 고위공무원 시절 일명 ‘쪽방’이라고 불리우는 서민의 주거공간인 서너평 남짓 건물을 노후대비용이라는 미명하게 버젓이 사들였고, 일부 장관내정자들은 자녀들의 교육문제라는 미명하에 상습적으로 위장전입을 해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게 다반사였다. 일부는 친인척에 대한 특혜와 탈세 등 범법행위가 심각했다. 서민들은 생각하기조차 어려운 행위들을 모두 고관대작 시절에 버젓이 자행한 일들이다.

이런 도덕적으로 결함이 많은 자격미달자들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여당의 일부 인사청문위원들은 마치 국회의원이라는 자신의 본분조차 망각한 듯하다. 인사청문회를 대하는 민심은 사나웠다. 결국 현 정부도 민심을 외면하기에는 정도가 심각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여당의 일부에서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며, 관련자 문책을 거론해 보지만 때 그저 때늦은 인기성 주장에 불과한 것 같다. 다소 늦었지만 이제라도 지금의 허술한 인사검증 시스템과 관련 법률과 제도를 고쳐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부적격자가 계속적으로 장관후보에 내정되는 사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지 몇 해가 지났지만 아직도 그 취지와 목적에 걸맞지 않게 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정책검증과 자질과 능력검증에 초점이 맞춰지지 못한 채 여전히 도덕성 검증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결국 청와대를 비롯한 인사추천 및 검증라인의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주민등록등본만 봐도 검증할 수 있는 위장전입문제가 사전에 인사검증 과정에서 걸러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사전에 체크되더라도 현 정부나 인사권자의 기준에서는 특별하게 문제될게 없다는 식의 눈높이식 인사검증이 이뤄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렇듯 현재 청와대의 인사추천과 인사검증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사검증 단계에서 국세청이나 국가정보원, 검찰 등 관련 기관의 협조를 받아 인사관련 자료를 검증하고, 재산 등 신상에 관련한 160여개 항목을 자술받는다고 하지만 모두가 엉터리다. 인사추천단계에서부터 이런 무자격자들은 걸러져야 한다. 하지만 인사추천 과정에서 자격미달 대상후보자들이 전혀 걸러지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의회에서 진행되는 인사청문회는 도덕성 검증보다는 후보자의 정책능력이나 소신, 비전 등 자질과 능력검증에 치우친 반면 우리나라는 장관내정자들의 도덕성 검증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는 그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에서는 장관후보자를 대통령의 내정단계에서부터 납세증명, 범죄경력 등 주요 개인신상에 관한 분야 232개 항목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증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도덕성 시비는 대부분 걸러져 하자가 있는 대상자는 아예 내정단계에서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같은 철저한 인사검증 시스템으로 인해 미국의회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도덕성 검증보다는 직무와 연관된 정책검증과 자질․능력검증에 치중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청와대 등 관련부서의 인사검증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와 개선이 있어야 한다.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주변 비서실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고위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도덕적 기준과 잣대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인사청문회는 계속해서 도덕성 검증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 이상 총리와 장관후보자에 무자격자들이 추천되는 불행한 사태가 재현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조속히 인사청문회 제도와 인사검증시스템의 개선문제가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김현목 / 국회 보좌관, 본지 시민기자단 명예고문
- 내촌초등학교 44회 졸업생
- 산업자원부장관 前정책보좌관
- 국회 정책보좌관 20년간 재직중
김현목 기자 / 65pine@hanmail.net입력 : 2010년 09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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