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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사람=64] 가시연꽃(Euryale ferox)

연못 위에 피어난 가시방석
손자은 기자 / sonjaeun@hanmail.net입력 : 2010년 08월 16일
ⓒ (주)포천신문사
장마가 지나고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다. 이렇게 더운데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내는 식물들을 보면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핑크색 꽃의 배롱나무와 털부처꽃, 연보랏빛의 큰산꼬리풀, 물가에 피어난 물봉선, 소박한 아름다움 으아리까지 여름 꽃은 푸름이 무성한 가운데 피어서 그런지 더 돋보이는 것 같다.

여름에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물속에서 또는 물가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연꽃, 수련과 같이 물속에서 자라는 아주 개성 있는 식물을 오늘 소개하려 한다. 멸종위기 2급으로 급속히 사라져가는 우리 꽃 중의 하나, 바로 ‘가시연꽃’이다.

가시연꽃을 처음 본건 몇 해 전, 평강식물원에서 수생식물전을 준비할 때였다. 자생지에서 본 것이 아니라 아쉽긴 하지만,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꽃을 보니 너무도 반가웠었다.

가시연꽃은 수련과의 가시연속(Euryale)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오직 1속 1종만 있는 희귀한 식물이다. 생김새도 아주 독특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식물체 전체가 온통 가시로 덮여 있다. 크게는 2m까지 자란다는 커다란 잎에는 물론, 줄기, 하다못해 꽃잎을 받치는 꽃받침에까지 빼곡하다. 가시연꽃은 1년 초이다. 이듬해 봄에 종자에서 싹이 나야 또다시 꽃을 볼 수 있는 꽃이다. 가시연꽃의 종자에서 나온 새잎은 봄이 한참 지난 늦봄에야 볼 수 있다. 그렇게 늦장을 부려서 언제 잎을 키우고 꽃을 낼까 싶은데도 여름 볕을 받으며 한 두달 사이에 커다란 잎으로 쑥쑥 자라 수면을 덮는다. 꽃은 늦은 여름에 하나씩 달려 올라오는데, 수면위로 무성한 가시로 무장한 꽃대가 슬그머니 얼굴을 내민다. 그리고는 예쁜 보랏빛으로 피어나는데, 연이나 수련처럼 풍성하게 활짝 피어나지는 않는다. 그나마 살짝 열린 꽃잎은 밤이 되면 닫혀 수련처럼 잠을 잔다.

더욱 신기한 것은 열매이다. 열매는 꽃이 달렸던 모양 그대로 익어서 주먹만큼 커진다. 충분히 익으면 열매가 허물어지면서 마치 개구리 알과 비슷하게 생긴 종자가 나온다. 종자는 물컹한 우무질 같은 젤리상태의 가종피로 싸여있는데 이것은 가시연꽃의 종자가 물위로 떠올라 멀리, 더 널리 퍼져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하루 이틀 정도 물에 떠다니다가 이 가종피가 부패하면서 적절한 곳에 가라앉는다.

가시연꽃의 종자는 한방에서 자양강장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가을에 익은 종자를 햇빛에 말려 쓰는데 정기를 보하고 귀와 눈을 밝게 하며 신경계통, 유정, 허리아픔, 관절염 등 여러 증상에 처방했다고 한다.

ⓒ (주)포천신문사

손자은 / 포천신문 시민기자
손자은 기자 / sonjaeun@hanmail.net입력 : 2010년 0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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