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11일, 서울 종로 2가 탑곡공원을 답사(踏査)할 기회에 독립선언서비문(獨立宣言書碑文)을 독해(讀解)하는 과정에서 선언서 총 1762자 가운데 한자 오자(誤字)가 200여자나 되니 실로 안타깝기가 이를 데 없었다.
오자는 천안독립기념관에 소장(所藏)하고 있는 원본(原本)과 달리 표기(標記)한 한자다. 필서(筆書)하는 사람이 한자를 자의(自意)로 필사한 의자(擬字) 또는 이자(異字)이거나, 일본의 약자(略字), 중국의 간자(簡字), 우리의 속자(俗字)·고자(古字)·약자(略字)·동자(同字) 등으로 강희자전(康熙字典) 명조체(明朝體) 해서(楷書)가 아닌 한자다.
한자는 점·획(點·劃)으로 결성(結成)한 문자이기 때문에 자형(字形)의 원형(原形)대로 표기해야 한다. 한 예로 ‘己·已·巳·㔾’의 한자는 같아 보이거나 보기에는 비슷하지만 전연 다른 한자로 의미(意味)와 독음(讀音)마저 서로 다 다르다. 그런데도 동일시(同一視)해서 비슷하게 쓴 의자(擬字)가 부지기수(不知其數)라 헌장(憲章)으로써 정체성(正體性)을 이미 상실했다.
독립선언서는 국격(國格)의 국민헌장(國民憲章)으로 다른 헌장보다 국가 최상위(最上位)의 헌장임으로 한자의 오자를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에 원본(原本)대로 바르게 수정해야 한다. 역사바로세우기·바로쓰기의 일환으로 1자의 오자라 할지라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확고한 신념이다. 그러기에 필자는 독립선언서 바르게 수정(修正)하는 일에 일익(一翼)하고자 다짐하고 힘 드는 줄 모르고 동분서주(東奔西走)했다.
독립선언서는 고어체(古語體) ·국한문(國漢文) 혼용(混用) 표기(標記)를 했기 때문에 일반국민들이 쉽게 접해서 읽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필자는 고교재임 당시 독립선언서를 지도한 경험과 한자능력검정 1급 시험을 준비하면서 선언서를 반복 익혔기 때문에 비문을 접해서 쉽게 독해할 수 있었다.
오자를 일일이 지적(指摘) 정리하여 국가기관에 호소(呼訴)·청원(請願)해서 독립선언서를 기필코 수정해야 하겠다는 소명감(召命감)으로 오자를 수정하는 일에 7개월간 힘 드는 줄 모르고 활동했다.
비를 건립한 지 어언(於焉) 30년이 경과 되었지만 방문자들은 국한문(國漢文)·고어체(古語體)의 문장이라 읽기를 회피하다시피 했거니와 일부 오자가 발견되었더라도 그대로 방치(放置)했으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동양(東洋) 한자문화권(漢字文化圈)인 일본·중국·대만 등지 국가의 학생·관광객들이 공원의 오자가 많은 비문을 접했으니 이는 국가의 수치(羞恥)가 아닐 수 없고, 그들의 빈축(嚬蹙)을 얼마나 샀겠는가.
우선, 작년 12월호에 전국한자교육총연합회에서 간행(刊行)한 <한글+漢字문화>한문 교양정보지 칼럼에 ‘탑골공원 독립선언서비의 한자 오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제하(題下)로 투고(投稿)·게재(揭載)하여 많은 독자로부터 격려와 성원을 보내와 수정(修正)을 추진함에 고무적(鼓舞的)으로 일하게 되었다.
1월 22일, 업무와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국무총리, 문화체육관광부, 문교과학기술부, 문화재청, 국가권익위원회, 종로구청, 종로구의회·광복회 ·보훈처 등 12개 부처에 ‘탑골공원 독립선언서비의 한자 오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제하(題下)의 호소문, 독립선언서 원본의 복사본(複寫本), 한자 정오표(正誤表), 필자가 필사(筆寫)한 선언서 정본(正本)을 동봉해서 발송했다.
1월 29일, 대전정부청사 문화재청을 방문하여 독립선언서비문의 한자 수정(修正)을 강력히 촉구하여 동의(同意)를 얻었고, 4월 26일, 천안독립기념관을 찾아 원본(原本)을 복사(複寫) 받았던 복사본을 재차 일일이 대조하며 연구원의 자문을 받았는데 원문대로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독립선언서는 독립정신을 선양(宣揚)하는 국가기관인 천안독립기념관에 소장(所藏)하고 있는 것을 원본(原本))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모든 독립선언서는 원본(原本)대로 수정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 (주)포천신문사
오자 실태를 재확인하여 오자일람표를 재작성하여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 부처 12개 부처에 ‘탑골공원 독립선언서비의 오자를 수정해야 한다.’는 제하의 청원서(請願書)를 재차 보냈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각 부처에서는 접수된 호소문·청원서를 접수하여 부처장에게는 보고조차 하지 아니하고 접수 담당자는 탑골공원을 관할하는 종로구청으로 모든 서류를 이첩(移牒)하여 종로구청에서 이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각 부처에서는 이첩만하면 그만이라고 하는 공무원의 안일한 인식이야 말로 말 그대로 오불관언(吾不關焉)하는 현실이 너무나 아쉬웠다.
누군가가 책임의식을 갖고 다른 일에 앞서 독립선언서를 바르게 필사(筆寫)하고 바르게 독해(讀解)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는가 한다. 그 중차대(重且大)한 국가과업을 기초지방차치단체인 종로구청에 담당하게 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구청을 상대하여 추진을 촉구할 수밖에 없었다.
당해 구청에서는 담당자가 지정되고 실상을 파악 조사하고, 오자를 재확인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자문위원회를 구성해서 자문(諮問)을 받아 추진하고 있다. 구청에서는 30년 전 건립당시의 관계자와 접촉을 통해서 새롭게 독립기념관에 소장한 원본대로 필사해서 비를 교체하게 된 경위를 이해토록 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비판(碑版을 교체해서 필사(筆寫)·각석(刻石)하는데 소요되는 경비의 충당(充當) 등 어려움이 많아 차일피일(此日彼日) 미루는 동안 오늘에 이르렀다.
동아일보사가 이 사실를 인지(認知)하여 8월13일자 1면 좌(左) 상단에 ‘서울탑골공원 기미독립선언서 비문 1762자 중 250여자가 원문과 달라.’ 제하(題下)로 보도되어 이 기사로 하여금 수정하는데 촉진제(促進劑)가 되어 불원간 수정되리라 확신한다.
필자는 구청을 14회 방문하고 수없이 전화 통화를 통해 수정(修正)을 강력히 촉구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가 지난 4월 23일 종로구청으로부터 교체하겠다는 통지를 받아 실로 감격해 마지않았다.
5월 28일, 자문위원회에서 많은 의견이 있었지만 독립정신을 선양(宣揚)하는 국가기관인 천안독립기념관 이정은 연구위원은 원문(原文)대로 수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재차 제시했기 때문에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귀결되었다.
지난 7월 1일 새로 취임한 종로구청 민선 5기 신임 김영종 청장은 민원인의 오자수정의 당위성(當爲性)을 기꺼이 수용해 많은 재정적 부담을 감수(甘受)하여 새 비판(碑版)에 원본대로 필사(筆寫)·각석(刻石)하여 새로운 독립선언서비를 선보이게 되었으니, 역사바로세우기로 국위(國威)를 선양(宣揚)하는 과업을 이루게 되었으니 충심으로 경의를 표하며, 실로 감복해 마지않는다.
7개월간 미력한 노구지만 피로하지 않으면서 오자수정을 촉구하기에 동분서주(東奔西走)했다. 오자가 없는 독립선언서비를 독립운동의 발상지(發祥地)에 8·15광복 65주년이 되는 해에 새로운 비문을 정본(正本)대로 필사(筆寫)·각석(刻石)하여 새로운 기념비를 선보이게 되었으니 국민의 독립정신을 선양하는데 큰 의미가 있고, 필자로서는 남다른 감회(感懷)가 있다.
5월 3일, 고등학교 국어 상권에 수록(收錄)된 기미독립선언서에도 한자 3자가 오자로 확인되어 해당 한자의 자원(字源)을 첨부하여 교과기부에 수정 청원서를 보내었더니 6월8일, 내년도 발행(發行)서부터 수정(修正)해서 발행하겠다는 공문과 전문을 보내와 퍽 다행하다.
전국도서관에 소장한 독립선언서에도 대부분 오자한자가 많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확인하게 되어 우선 원본을 국립중앙도서관·국회도서관에 보내어 전국도서관에 보급케 하는 계기(契機)를 마련하게 되었고, 앞으로 시간이 있는 대로 독자로 하여금 선언서 정본(正本)을 접할 수 있게 해야 하겠다.
전국적 인터넷 검색회사에도 선언서 원본(原本)을 제공하여 이용자로 하여금 정확한 원본을 접해서 활용하는데도 기여(寄與)하고자 한다. 국가공공기관과 각급도서관에서 소장(所藏)하고 있는 선언서, 문과부가 간행한 국어교과서 수록한 선언서, 그 밖의 개인이 소유한 문헌자료의 선언서는 대부분 다음과 같이 3자의 한자가 오자임이 분명하니 이번 기회에 일제히 수정 되기를 기대한다.
그 근거는 한자대전(漢字大典;李家源)·張三植 編·韓英出版社 刊), 대사전(大辭典;中華民國三民書局·刊)에 따라 자원(字源)을 밝히게 되었다. 그 3개 단어 중 한자 1자씩 오자이다. ‘징변(懲辨)’을 징판(懲辦)’으로, ‘공도동망(共倒同亡))’을 ‘공도동망(共倒同兦)’으로, ‘회소(回蘇)’를 ‘회소(回穌)’로 정해야 한다.
ⓒ (주)포천신문사
첫째 원본의 ‘회소(回穌)’를 고등학교 국어 상권 등재된 독립선언서나 다른 문헌에서 대부분 ‘회소(回蘇)’로 표기하고 있는데 위 자전(字典)에서는 ‘소(穌)’도 ‘소생하다 · 잠에서 깨어나다’ 로 ‘소(蘇)’의 통자(通字)로 같이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원본대로 ‘회소(回穌)’로 표기해야 하고, ‘회소(回蘇)’로 표기한 것은 원본대로 바로 잡아 표기해야 한다.
둘째 원본에서는 ‘징판(懲辦)’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교과서와 다른 자료에서는 징변(懲辨)으로 다르게 표기하고 있다. 자전에 따르면 ‘판(辦)’은 ‘힘쓰다 · 갖추다 ·판별하다’ 등으로 ‘변(辨)’의 의미와 일치하는 통자(通字)이지만 징판(懲辦)’으로 원본대로 수정해야 한다.
셋째 원본에서 ‘공도동망(共倒同兦)’의 ‘망(兦)’을 국어 교과서에서나 다른 문헌자료에서는 통자(通字)인 ‘망(亡)’으로 표기하고 있다. 대부분 선언서에서 ‘망(亡)’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자전에 의하면 두 한자 ‘망(亡)’ · ‘망(兦 )’의 훈의(訓義)가 ‘망하다·죽다·도망가다’로 같지만 원본대로 표기해야 하는 원칙 때문에 ‘망(兦)’자로 바로 잡아 표기해야 한다.
전 국민이 소장한 독립선언서마다 최소한 오자 3자를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수정의 계기로 삼아 독립정신을 선양하는 국가기관인 보훈처·천안독립기념관·광복회에서 전 국민을 상대해서 수정하는 시책을 강구해서 독립선언서를 바르게 필사(筆寫)하고 독해(讀解)하여 역사바로세우기를 하여 독립정신을 선양토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