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이 다가오면 매스컴에서는 판에 박은 뉴스가 재생산되고 있다. ‘○○지방에서 올 들어 가장 무더운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거나 ‘○○해수욕장에는 올 들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등이다.
물론 무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곳을 찾아서 산이나 들이나 강을 찾아가 더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삶의 에너지를 보충하는 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더위를 피하는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피서철이 되면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가 24시간 정체되는 것을 보면 보통 사람들의 더위를 피하는 행위가 일상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해마다 여름이 다가오면 필자의 뇌리에는 ‘올 여름에는 편지지를 어떻게 구성하여 어떤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편지를 쓸까?’로 가득 채워진다. 필자가 교장이 되고부터 방학을 맞이하면 일 년에 한번은 학생들에게 편지를 쓴다. 처음에는 직접 제작한 편지지에 직접 만년필로 썼는데 무더운 여름에 몇 십장의 편지를 쓰려니 땀으로 목욕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는 컴퓨터로 작성하되 마지막 부분 작성자 이름 곁에 필자의 사인을 해 넣기로 했다.
올해도 편지지는 역시 필자가 직접 제작했다. A4용지의 윗부분 1/3정도의 지면을 할애하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50개 중에서 1위로 꼽힌 ‘Brazil Rio De Janeiro’ 의 아름다운 해변의 사진을 배치하고 그 왼편에는 필자가 재임하고 있는 학교의 캐치프레이즈 ‘Brainware 시대를 이끌 정직하고 창의적인 학생이 됩시다’를 넣고 그 아랫단에는 필자가 학생 자신들을 위해 수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필자의 사진을 넣었다. 그 아랫부분의 1/3에는 여름방학을 주제로 한 필자의 시 ‘여름방학’을 넣었다.
푸른 파도 넘실대는 바닷가에서 친구들과 함께 주워 모은 조개껍데기로 하얀 목걸이 만들어 친구 목에 걸어주고 밤에는 바다 저 멀리에 떨어지는 별들을 주워 모아 별 목걸이 만들어 밤마다 나에게 찾아와 아름다운 밤을 꾸며주는 별님 아기 목에 걸어준다네 아! 즐거운 여름방학 꿈같은 여름방학에 난난 무얼 하며 지낼까? 난난 무얼 하며 지낼까?
그리고 그 옆 2/3 지면을 할애하여 여름 날씨를 겸한 첫인사와 ‘우리 학교는 외발 자전거로 유명하고, 가야금병창으로도 유명하단다. 이는 그 동안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를 잘 한 결과라고 생각한단다’라는 학교의 발전된 모습을 부각시킨 다음에 담임선생님들의 협조를 얻어 학생들의 주소록과 학생 각자의 ‘교과, 재량활동, 특별활동, 행동발달’ 등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내용과 장래희망 등을 제공받아 그 내용들로 편지의 내용을 작성하였다.
아름답게 디자인된 편지지에 위의 내용을 컬러로 작성해 놓으니 필자가 보기에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이 편지를 받아 본 학생들의 마음은 어떨까?’를 생각하니 무더운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고생한 것은 전혀 생각나지 않고 뿌듯하고 진한 감동이 다가옴을 느꼈다.
학생들에게 편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각 학생들의 학업면, 장래희망 등에 대하여 소상하게 알게 되었고, 교장으로서 훈화할 방향을 설정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장래희망이 ‘마법사’인 학생의 경우 이 학생의 장래 희망을 동기유발 시키기 위해서 재미있는 마술 동영상 한편을 보여줌으로써 동기유발을 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학생들의 장래희망에 맞추어 훈화를 작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몇 십 통의 편지를 작성하고 나니 전에 무덥게 느껴졌던 더위가 이젠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면서 아름다운 피서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