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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장애 체험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0년 08월 06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으로 험한 곳이다. 믿거니 하고 방심했다가 뒷머리를 맞기 십상이다. 더더욱 서울을 위시한 대도시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옛날부터 ‘벌건 대낮에 코를 베어가는 세상‘이라 한탄했지 않았던가. 우리가 믿고 살 수 있는 곳은 상식과 신용이 통하는 세상인데, 그 것은 적어도 최소한의 직업윤리가 지켜짐으로 가능하다.

만약에 대통령이 부정을 한다면 나라가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일전에 사회복지예산을 다루는 공무원이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여 생활보호대상자나 장애자에게 쓸 돈을 유용한 바 있다. 그야말로 도둑에게 곳간 열쇠를 맡겨놓은 꼴이다.

경제계도 마찬가지이다. 재벌들이 회사 공금을 유용한다든지, 주식을 조작하여 자식에 물려주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얼마나 낙심하였던가. 그러나 그는 잠시 구속되었다가 국가경제에 기여했다든가, 동계올림픽 유치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든가 등등의 핑계를 대며 당당히 원상 복귀하였다. 국민들은 그들을 결코 존경할 수 없다. 그래서 나라의 지도자의 윤리의식은 절대적으로 깨끗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정당해야 국민에게도 같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는 시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도자 너희들도 해먹는데 시민인 나도 기회가 닿으면 얼마든지 쉽게 돈을 벌겠다고 생각한다. 어떤 자들은 '탈세'를 '절세'라는 명분을 세워 수입을 조작하여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교육자들은 교육감에 뇌물을 주어 불공정하게 교장에 오른다.

공장을 운영하는 몇몇 사장족들은 오염물질을 정화하려면 돈이 드니 남이 보지 않을 때 비상 하수구를 통해서 흘려 내버린다. 그것이 우리들의 식수원을 더럽혀서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도 그에 대한 도덕적 책임감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주먹을 쓰는 사람들은 사람을 유괴하거나 협박하여 돈을 갈취하고자 한다. 그들은 생명을 경시하여 돈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살인도 불사한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안심하고 살 수 있겠는가.

우리 사회가 그나마 발전하고 있는 것은 아직도 양심적인 지도자, 애국적인 공무원들이 존재하고, 피땀을 흘려 번 수입에 대해서 빠뜨리지 않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시민계급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사회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자라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가 만들어낼 수 있는 파이는 무한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함께 협력하여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못한 것이다. 내가 더 가지면 남이 가질 파이가 모자라 그로 인해 가난한 이웃은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가진 자의 욕망은 끝없다는 못 가진 자들의 한탄을 들어야 한다. 도덕적 해이가 심해지면 사회는 점점 불구화된다. 못가진 자들은 넘치게 가진 자에 대해서 공격성을 띄게 되고 세상에 대해 분노를 나타낸다. 필자는 밤늦게 집에 돌아오다 택시강도를 당한 경험이 있다. 본능적으로 저항하다가 몸도 다치고 마음도 상했다. 하지만 왜 그가 나를 공격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하니 나 또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파이의 배분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불법적인 폭력으로 다른 시민들의 돈을 갈취하고자 한다. 우리는 그의 불법성을 용인해서는 안되겠지만 사회의 불만 세력을 치유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와 중산층은 책임을 느껴야 하는 것이다.

택시 강도에게 당한 상처로 상당기간 육체적으로 절뚝거리며 필자는 장애인들의 고통을 생각하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잠시 아픈 것도 못 참아 고통스러워 하는데 평생을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자들의 마음은 오죽 하겠는가. 우리는 폭력에 대해서 처벌하는 대증요법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시민 스스로가 없는 자와 결핍으로 고통받는 자에 대한 포용적인 마음을 가질 필요도 있다. 그래서 그 폭력을 일으키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자선이나 기부, 정부차원의 복지대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 사건으로 얻은 깨달음에 대해서 「장애체험」이란 시를 적어 보았다.

인생은 잘 나가다 일격을 당한다
설마 하다가 당한다는 식으로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맞고 보니
무릎도 팔도 정상이 아니다
웬 놈이 갑자기 내 몸을 덮쳐서
호주머니를 훔치려는 것을 막다
내 몸만 상하고
강도는 줄행랑이다
삼복더위에 깨진 다리관절로 절름거리다
작은 상처가 이렇게 고통스러우니
평생 이걸 안고 살아가는 자는
수많은 세월 눈물로 살았음을 깨닫는다
강도가 나를 해한 것이
스스로 택하지 않은 장애자의 아픔을
겨우 알게 하다니
그가 바로 인생을 한 수 가르친 선생이로다

박정근 / 대진대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윌더니스 주간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0년 08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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