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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사람=63] 능소화(Campsis grandifolia)

한여름 더위 잊게 하는 친구같은…
손자은 기자 / sonjaeun@hanmail.net입력 : 2010년 07월 31일
ⓒ (주)포천신문사

학부생이었을 때, 양평에 있는 한 식물원에 실습을 간적이 있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맘때쯤이었던 것 같다. 어떤 나무에 주홍빛의 큼지막한 꽃송이가 탐스럽게 열린 것을 보고는 무슨 꽃인지 궁금해 했었다. 그 후에도 다른 곳에서 여러 번 비슷한 꽃을 보았는데 나무형태가 좀 다른 것 같아 자세히 보니 담쟁이처럼 덩굴로 올라가는 식물이었다. 언뜻 보니 나팔꽃을 닮긴 했는데 끝내 무슨 과인지도 모르고 지나쳤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이 꽃의 이름을 알게 된 건 한 서점에서였다. 가끔 큰 서점에 가면 식물에 관한 책을 모아놓은 코너에 들러 신간이 없나 둘러보곤 하는데 그때 도감 같은 책을 넘기다가 그 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어찌나 반갑던지 오랜만에 보는 친구를 만난 느낌이었다. 그 이름은 ‘능소화’였다.

중국이 고향인 능소화는 능소화과의 덩굴성 목본 식물이다. 대부분의 덩굴성 식물은 스프링처럼 생긴 덩굴손을 뻗으며 다른 나무나 물체를 휘감아 오르며 자라는 것이 보통인데, 능 소화는 튼튼한 줄기가 꼬이며 자라다가 줄기의 마디에 생기는 ‘흡반’이라고 하는 뿌리를 벽면이나 다른 나무에 붙여가며 자란다. 어떤 나무에, 또는 어느 벽면에 붙느냐에 따라 전체 모습이 달라진다. 능소화의 잎은 아까시나무처럼 작은 잎들이 모여 큰 잎을 이루는 형태지만, 작은 잎 하나하나의 가장자리에 톱니 같은 결각이 있어 전체적인 느낌은 아주 다르다. 꽃은 가장 더운 여름에 화려한 주홍빛으로 피어난다. 가지 끝의 꽃차례에 큼직한 꽃송이가 10송이쯤 달려 아래로 축 처진다. 꽃은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통꽃에 한 개의 암술과 끝이 구부러진 노란 수술이 네 개 있다. 이 수술에 달리는 꽃가루에는 갈고리 같은 것이 있어서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0월이 되면 독특한 모양의 네모난 열매가 열리고 익으면 둘로 갈라지면서 그 사이로 씨앗이 드러난다.

능소화는 추위에 약해서 흔히 중부 이남에 많이 식재하지만, 서울에서도 월동준비를 해주면 무난히 겨울을 날수 있다. 최근에는 서울의 여러 공원에 심겨진 것을 본적이 있는데 건물의 기둥마다, 또는 쭉쭉 뻗은 소나무 아래 함께 식재하여 올리기도 한다. 가로등 기둥에 꽃화분을 거는 대신 능소화를 올리면 가로수 역할도 해준다.

번식은 종자를 뿌리거나 뿌리나누기를 하기도 하지만, 역시 삽목이 빠르다. 봄에 새로 난 가지가 조금 단단해질 때, 20cm쯤 잘라 꽂으면 잘 나온다.

능소화는 한방에서 꽃을 약용한다고 한다. 꽃이 피는 시기에 말려서 이용하는데 피에 있는 나쁜 성분을 제거하여 어혈과 혈열로 인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새로 이사 온 동네가 오래된 주택가여서인지 이 능소화를 올린 집이 많다. 풍성하게 달린 능소화 꽃을 보니, 한여름의 더위도 잠시 잊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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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은 / 포천신문 시민기자
손자은 기자 / sonjaeun@hanmail.net입력 : 2010년 0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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