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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성추행의 시대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0년 07월 26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요즘 신문지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사 중의 하나가 ‘성추행’에 관한 것이다. 그야말로 ‘섹스’라는 말로 일컬어지는 성이 아름답게 다루어지기도 하고 정반대이기도 하다. 성이란 생명의 연속성을 위해 신이 만들어낸 최고의 섭리이다. 성이 없다면 세상은 불모화되고 지구촌은 죽음의 지대로 변화되고 말 것이다.

또한 ‘성’은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위인지라 인간을 포함해서 만물들이 행하는 자연성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그런데 왜 이 중요한 행위가 아름답게 보다는 추한 것으로 정의되어 ‘성추행’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일까.

성추행의 기사를 읽어보면 답은 자명하다. 성행위는 자연스러워야 하고 상호간의 사랑에 바탕을 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특히 보호해야할 어린아이를 강제로 성추행하는 성인들의 모습이란 그야말로 인간성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여실히 드러낸다. 또는 정신지체의 여학생을 마을의 다수의 성인 남성들이 성추행한 사건은 우리 사회의 도덕불감증이 동물의 수준에 놓여있음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미성년자나 정신 지체자들은 아직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숙되어 있지 않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성인이 폭력이나 물질적 유혹, 또는 협박에 의해서 성추행을 자행하는 것은 자연성에 근거하는 성의 아름다움을 짓밟는 결과를 낳는다. 이번 정신지체자 성추행 사건에 가담한 자들 중에는 젊은 아들과 늙은 아버지가 들어있다니 아무래도 인면수심이라는 말이 적확한 것 같다.

성추행은 가부장적 구조에서 일어나는 일방적인 폭행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물론 여성에 의한 성추행도 가능하지만 대부분 독선적인 남성들이 허약한 여성에게 가해진다. 남성이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를 존중한다면 그녀를 성적 욕구해소의 수단이나 쾌락의 도구로 여겨서는 안된다. 물론 성추행은 사회적으로 성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성적 불만을 허약한 여성이나 미성숙 여성에게 가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를 하지 않으려는 독선이다. 성추행의 피해자는 한번 받은 상처로 인해 평생 성에 대한 편견에 시달리게 하고 육체적인 상처뿐만 아니라 심각한 것은 정신적 또는 정서적 후유증이 그녀의 삶을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성이란 사랑의 교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신의 축복임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 방식이 있음을 교육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사랑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춤과 노래, 문학 등의 승화된 형식이 있음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성적 충동을 단지 육체적으로만 해결하는 것은 아니기에 동물보다 위대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가락이나 색깔로, 춤의 사위로 나타낼 수 있는 인간이야말로 성의 추함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사회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의 구애는 상대방과 교감할 때 더욱 아름답고 가치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창가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남자는 연인의 승낙을 받기 위해서 자신이 부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한다. 성은 사랑을 아름답고 우아하게 표현하는 인간성의 귀중한 가치임을 알아야할 것이다. 사랑이란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그렇지 못할 때는 체념하고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 김소월은 떠나가는 임을 사랑의 방식으로 나타내는 체념의 미학을 아름다운 시로 표현하고 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김소월 시인은 사랑의 상호성을 “진달래”라는 시에 나타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싫다고 떠난다고 해서 그에게 서운함이나 미움을 가지지 않으려 하는 체념의 자세가 돋보인다. 시속의 화자는 자신의 애절한 사랑을 호소하면서도 그가 자신의 사랑에 동의하지 않고 떠나는 경우 진달래를 한 아름 뿌려서 이별의 길을 장식하겠다는 이타성을 보여준다.

사랑의 본질은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아끼려는 마음임을 깨닫는데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성추행으로 사회의 추악함을 드러내고 있는 한국사회는 다시금 사랑의 상호교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개인적 윤리의식을 가져야할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 영문과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윌더니스 주간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0년 0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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