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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낙빈] 올 여름 기상재해, 알고 대응하자!


장영광 기자 / prostar44@gmail.com입력 : 2010년 06월 15일
↑↑ 김낙빈 대전지방기상청장
ⓒ (주)포천신문사
지난 5월 15일부터 여름철 자연현상에 의한 재해를 방지하고자 기상청에서는 방재 대책기간을 설정하여 방재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위험기상에 계절이 따로 있을 수 없지만, 태풍, 집중호우, 강풍, 낙뢰와 같은 기상현상들이 자주 발생하는 여름철은 특별히 경각심을 갖고 대처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대책기간이 정해진 것이다. 방재기간이 끝나는 오는 10월 15일까지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기상청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집중될 것이다.

6월 들어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달 하순경에 시작되는 장마가 국민들의 관심사일 것이다. 장마는 여름철의 날씨를 좌우하는 무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러시아 동쪽 오호츠크해의 차고 습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중국 남쪽에서 시작해 우리나라 남쪽 해상과 일본열도에 이르는 띠 모양의 강우대(장마전선)로, 이 기간에 내리는 비는 연강수량의 25~50%를 차지한다.

이렇게 중요한 장마에 대한 예보를 작년부터 하지 않는다. 왜일까?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기상청에서는 1961년부터 장마의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 예보를 실시했으나,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에 장마전선 형성 전이나 혹은 장마전선 소멸 뒤인 8월에도 강한 비가 수시로 내리는 등 한반도 여름철 강수특성이 크게 변하여 장마예측이 오히려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학계의 지적과 자체 판단을 통해 결정된 것이다.

장마가 끝나고 8월에 접어들면 한반도는 태풍이 통과하는 경로가 된다.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이라는 거대한 기단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하는데, 7월에는 이 고기압이 일본열도까지 뻗치게 되고 8월이 되면 우리나라 부근까지 확장하게 된다. 그래서 7월에는 일본열도를 따라 북동진하던 태풍이, 8월과 9월에는 우리나라 부근으로 북상하게 되는 것이다. 8월 중순, 피서철이 절정에 다다를 즈음 태풍이 올라와 그 해 여름을 마감하게 되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태풍이,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현상과 맞물려 보다 심각한 기상현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태풍은 대부분 북위 25도 부근의 대만 동쪽해상에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꾼 후, 비교적 약화된 단계에서 통과하였다. 이는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태풍의 에너지 공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게 되어 태풍이 그 에너지를 계속 유지한 채 북상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가 약화된 태풍이 통과하더라도 우리나라는 큰 피해를 입어 왔다. 에너지가 약화되었다고 하는 것은 기상학적인 해석일 뿐, 실제로 겪게 되는 태풍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규모와 파괴력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파괴적인 태풍이 보다 강한 상태로 우리나라에 접근하게 된다면, 그 피해의 심각성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일이다. 태풍은 사실 ‘필요악(必要惡)’이다. 태풍이 몰고 오는 열대의 열기가 아니라면 아시아 대륙의 상당부문은 얼음의 땅으로 변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풍의 기억은 늘 아픈 상흔(傷痕)으로 남아 있다.

여름철 기상현상의 강도가 점차 강해지는 반면 레저 활동이 증가하면서 기상예보에 대한 기대수준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비가 몇 시에 얼마나 오는지를 정확하게 예측해 주기를 기상청에 요구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든 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하기에는 우리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대 과학의 한계로 기상예측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다. 현대 기상학의 발달은 대기상태를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모의실험)하는 수치예보에 힘입은 바 크다.

여기서 결정적인 문제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예측이 100% 정확하려면 현재 대기상태를 완벽하게 알아야 하지만, 내륙에 비해 바다에는 관측지점이 너무 적고 산간오지에서도 기상관측 자료는 생산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불완전한 관측 자료를 근거로 계산해 내는 미래의 기상은 불확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상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때는 강수확률을 고려하고 위험한 기상에 대한 대처비용과 대처를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용자 스스로 기상정보를 일정한 적중률과 한계를 가진 하나의 정보로 받아들인다면 틀린 예보로 인한 손실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낙빈 / 대전지방기상청장
장영광 기자 / prostar44@gmail.com입력 : 2010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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