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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정흥모] 누구를 뽑아야 내 삶이 윤택해질까?


정흥모 기자 / jhmo@daejin.ac.kr입력 : 2010년 05월 26일
↑↑ 정흥모 대진대 국문학과 교수, 본지 칼럼위원
ⓒ (주)포천신문사

어린아이가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그 귀가 갑자기 우는지라 놀라 기뻐하며 옆의 아이에게 말했다.
“얘! 너 이 소리를 들어보아라. 내 귀가 우는구나. 피리를 부는 듯, 하모니카를 부는 듯, 마치 별처럼 동그랗게 들려!”
옆의 아이가 귀를 맞대고 들으려고 노력했지만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그러자 이명(耳鳴)이 난 아이는 답답해 소리 지르며 남이 알아주지 않음을 한탄했다.
일찍이 시골 사람과 함께 자는데, 코를 드르렁드르렁 고는 것이 게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휘파람 소리 같기도 하고, 탄식하거나 한숨 쉬는 소리 같기도 하며, 불을 피우는 듯, 솥이 부글부글 끓는 듯, 빈 수레가 덜그덕거리는 듯하였다. 남이 흔들어 깨우자 발끈 성을 내면서 말하기를 “내가 언제 코를 골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아아! 자기가 혼자 아는 것은 언제나 남이 알아주지 않아 걱정이고, 자기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은 남이 먼저 앎을 미워한다. 어찌 다만 코와 귀에만 이같은 병통이 있겠는가?
(조선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의 글 中에서)

요즘 한국사회의 화두는 단연코 지방자치 선거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와 내가 사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과 교육에 대한 평가의 의미가 혼재되어 있다. 현재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무소속은 무소속대로 자신들만이 우리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맹렬하게 돌진 중이다.

우리처럼 어리버리한 시민들은 많이 헷갈린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어느 세력을 뽑아야 내 삶이 윤택해질까? 남들이 다 알고 있는데도 자신의 코골이를 부정하는 사람, 자신에게만 들리는 이명(耳鳴)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화내는 아이를 배제해나가는 것이 올바른 선택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비판적인 시선으로 이슈를 냉정하게 비교해서 나와 내 아이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후보를 찾아야 한다.

몇가지 이슈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다.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을 비교해보자. 재정 형편상 전면적인 무상급식은 어려우니 우선은 가난한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하고 부잣집 아이들은 급식비를 받자는 입장과, 그렇게 되면 어릴 때부터 집안의 경제력 차이로 인한 위화감이 조성되니 전면적인 무상급식으로 가야 하며 예산이 부족하면 우선 초등학교부터 시행하고 점차 중학교 고등학교로 확대하면 된다는 입장이 대립해 있다.

이른바 ‘자율고’ 문제도 있다.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학생의 선택에 의해 자율고를 운영하되 비용은 수혜자가 부담하라는 입장과, 그렇게 되면 대학 등록금에 육박하는 자율고 학비를 부담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으로 나뉘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다음으로 행정 단체장과 의원 선거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어떤가? 정부의 경제정책이 내 경제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향인가? 후보자들의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현 정부는 정치발전을 이루었는가? 그 반대인가? 그에 대한 후보자들의 평가는? 이른바 ‘4대강 문제’도 있다. 죽어가는 4대강을 살리기 위해서 수로를 정비하고 준설공사를 하며 각종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둬야 한다는데 동의하는가? 아니면 반대하는가?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여당과 야당은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안보에는 여와 야가 없으니 일치단결하여 북한을 응징하자는 주장과 안보에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자는 주장이 평행선을 달린다.

우리 지역의 문제로 돌아오면, 현존하는 지방자치정부에 대한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 그들은 지난 4년 동안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올바른 행정을 펴왔는가? 아니면 전시행정, 선심행정으로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지는 않았는가? 어떤 후보가 우리 지역의 현안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의 대표가 될 만큼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후보자는 누구인가? 등등을 따져봐야 한다.

지금 예로 든 몇가지 이슈들에 대한 정답은 없다. 투표는 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해야 한다. 내 생각과 가장 근접한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가 누구인가 잘 살펴보자. 내가 투표로 뽑는 사람은 국정에, 지방행정에, 교육정책에 내 의사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종 연고에 얽혀서 내 생각과 다른 후보를 뽑았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귀찮아서, 잘 몰라서 투표하지 않고 다음에 비판하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다.
6월 2일, 포천시민들의 선택이 기대된다.

정흥모 / 대진대 국문학과 교수, 본지 칼럼위원
정흥모 기자 / jhmo@daejin.ac.kr입력 : 2010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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