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동시지방선거를 위한 후보자 등록이 5월 14일자로 마감되었고, 5월 20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어 6월 1일까지 13일간의 열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유권자인 주민이 관심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은 후보로 등록된 9,942명 중에서 옥석을 가려 훌륭한 후보를 선택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정치적 비중이 높은 광역자치단체장과 ‘교육 소통령’이라고 부르는 교육감을 잘 뽑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에 못지않게 그들의 그늘에 가려져 자칫 소홀하기 쉬운 기초자치단체장을 잘 뽑는 것도 해당 지역의 발전과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인 것이다.
역대 지방선거가 그랬듯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신·구정권 심판론과 같은 낡은 중앙정치논리가 지방선거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는 등 국민 갈등과 지역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지방선거 본래의 의미를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독 출마하여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8곳의 기초자치단체장을 제외한 222명의 시장·군수·구청장을 제대로 뽑는 일은 국회의원 총선거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선 4기(2006년~현재)의 경우 시장·군수·구청장 230명 중 110명(47.8%)의 기초자치단체장이 각종 비리·위법혐의로 기소되었다. 기초자치단체장은 그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은 채 각종 인허가권, 인사·조직권, 예산편성 및 집행권, 단속권 등 4대 권한을 휘두르면서 어느 순간 ‘지역 대통령’, ‘지역 영주’로 군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에 이르는 엄청난 예산을 주무르는 지자체장의 권한은 민생부문에서는 국회의원보다 훨씬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막강한 지방 권력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자치단체장을 잘 못 뽑으면 그 지역과 주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인 주민들의 관심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한 일간지가 전국 유권자 1028명에게 ‘거주 지역의 일선 자치단체장 이름을 아느냐’는 설문에 10명 중 7명(68.2%)이 “모른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지역의 주인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사이에 무능하고 무책임한 단체장은 활개를 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방정치의 출발점은 지방선거이다. 선거를 통하여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지방자치가 꽃을 피우고 지방이 잘 살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당만을 보고 표를 찍는 ‘묻지마 투표’의 행태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정당을 불문하고 후보자의 정책 및 도덕성과 능력을 꼼꼼하게 따져서 지역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신중하게 선택하여야 하겠다.
뿐만 아니라 막강 지방권력을 견제하고 주민의 의사를 결집하기 위한 지방의회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지방의원의 선출에도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지방자치단체의 비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자 지방의회의 부실한 감시기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제출한 예산안이 지방의회에서 삭감 등 수정 없이 ‘무사통과’하는 비율이 높은 게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전국 광역의회의 예산안 원안 가결률은 48.8%였다. 예산안의 절반을 그냥 통과시켜 준 셈이다. 특히 논산시의회는 논산시가 의회에 제출한 23건의 예결산안 중 18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켜 원안 가결률이 78.3%나 됐다고 한다.
민의의 전당인 지방의회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여야 지방자치가 활성화될 수 있다. 훌륭한 자치단체장의 선출도 중요하지만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지방의원의 선거에도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중요한 한 표를 행사하여야 풀뿌리 민주주의가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