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인 정약용(丁若鏞)은 1762년 경기도 광주군 초부면 마현에서 진주목사 정제원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자(字)는 미용(美鏞)이라고 하였으며 호는 다산(茶山), 자하도인(紫霞道人), 문암일인(文巖逸人) 이며 당호(堂號)는 여유당(與猶堂)이었다.
다산 정약용은 1789년에 문과(文科)에 급제한 이후 동부승지, 병조참의, 곡산부사, 형조참의 등을 두루 역임하기도 하였다. 그의 형제들은 일찍이 천주교와 관련이 있어 다산은 1801년 신유박해 때 경상도 장기로 유배되었다가 그해 황사영 백서사건이 일어나자 전라도 강진으로 옮겨져 그 곳에서 18년 간 귀양살이를 하게 된다.
정약용은 이 기간 동안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비롯하여 경세유표(經世遺表). 흠흠신서(欽欽新書), 아언각비(雅言覺非) 등 이른바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를 쓰게 되는데 그가 남긴 저서가 500여권에 이른다.
그중에서 목민심서는 정약용의 대표적인 저서로 그가 강진에서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에 쓴 책이다. 이 책 제목에 목민(牧民)이란 말은 백성을 기른다는 뜻이 들어 있다. 그러므로 목민관이란 백성을 가장 가까이에서 다스리는 고을의 수령을 뜻하고 있다. 그리고 심서(心書)의 뜻에는 귀양살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목민할 마음만 있을 뿐 몸소 실행할 수 없다는 마음을 들어 붙여진 이름이다.
목민심서는 총 12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편은 다시 6조로 세분되어 있다. 각 편의 내용은 부임(赴任), 율기(律己), 봉공(奉公), 애민(愛民), 이전(吏典), 호전(戶典), 예전(禮典), 병전(兵典), 형전(刑典), 공전(公典), 진황(賑荒), 해관(解官)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귀한 책 목민심서는 지금도 많은 정치인과 시민들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으며 모든 관직에 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로 삼기에 충분하다. 일례로 베트남전에서 미군의 막강한 전투력과 연합군의 협공을 상대로 끝까지 전투를 벌이며 월맹군의 절대적 추앙을 받았던 호치민이 지하 동굴 진지 속에서 항상 곁에 두고 읽었던 책이 정약용의 ‘목민심서’ 였다고 한다. 그러니 국내를 넘어 외국에서조차 훌륭한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 꼭 읽어야 할 내용이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속에는 목민관으로 발령을 받고 고을로 부임할 때부터 검소한 복장을 해야 하며 백성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어야 하고 한 푼도 백성의 돈을 받아서는 안 되며 일을 처리할 때는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하고 아랫사람들이 백성들을 괴롭히는 일이 없도록 단속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특히 두 번째 율기(律己)편에는 목민관이 지켜야할 생활 원칙을 담고 있는데 ‘청렴함은 수령의 본무로 모든 선(善)의 원천이며 모든 덕(德)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고 능히 수령 노릇 할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이렇게 정약용은 목민관의 복무 원칙을 청렴에 두었고 이 원칙을 소홀히 하는 것을 실정(失政)으로 보았다. 그리고 청백리가 없음을 개탄하며 그로 인한 백성들의 곤궁한 살림살이에 대해 마음으로 울었다. 그는 ’청렴에 있어 최상은 봉급 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먹고 남은 것을 가지고 집에 돌아가지 않으며 벼슬을 그만 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에 한 필의 말로 시원스럽게 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율기 제6조의 내용에는 ‘수령 노릇을 잘 하려면 반드시 자애로움이 있어야 하고 자애를 실천 하려면 반드시 청렴해야 한다. 청렴하려면 반드시 절약해야 하고 수령이 으뜸으로 힘써야 하는 것은 절용(節用)이다. 배우지 못하고 무식한 자는 겨우 한 고을을 얻기만 하면 방자하고 교사해져서 절제(節制)하는 바가 없다.
손닿는 대로 함부로 써버리니 부채(負債)가 이미 많아지고, 따라서 반드시 탐욕스럽게 된다. 탐욕하려면 아전과 더불어 일을 꾸미게 되고, 아전과 더불어 일을 꾸미게 되면 그 이익을 나누게 되며 그 이익을 나누게 되면 백성의 고혈을 짜게 된다. 그러므로 절용(節用)하는 것은 백성을 사랑하는데 먼저 힘쓰는 것이다.’
지금 포천은 썩은 냄새가 진동하며 시민을 대표하여 시정을 감시하라는 사람과 책임을 지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법의 잣대에 의해 유무죄를 평가 받고 있다. 감시해야 할 사람들이 비리에 연루 되었다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 놓은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렇게 탐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절제를 실행하지 못한 결과를 낳은 것은 소양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선출한 유권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음을 부인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지도층에 있거나 진출하려는 모든 사람들은 ‘목민심서’에 들어 있는 애민과 절용 그리고 리더가 갖추어야할 기본적 덕목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므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은 지방 관리가 갖추어야 할 기본덕목을 집대성한 정약용선생의 ‘목민심서’를 꼭 읽고 숙지하자. 그래서 오랜 세월 맑고 고운 자연환경을 자랑으로 삼아온 우리 고장이 더 이상 비리로 썩는 냄새가 진동하지 않게 정치적 술수를 버리고 정책과 비전으로 떳떳한 평가를 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