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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병훈] 올바른 선거문화를 위하여

- 한나라당 포천시장 공천에 대한 법원 결정의 의미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0년 05월 05일
↑↑ 최병훈 고려대 법학연구원 전임연구원
ⓒ (주)포천신문사

오는 6월 2일에 실시되는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들은 선거에 내세울 자신들의 후보자를 뽑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각 정당의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지역에 따라 단수추천을 하기도 하고, 후보자가 많은 곳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단일화를 하기도 하고, 광역시·도인 경우에는 국민참여경선을 치루는 곳도 있습니다.

이러한 공천에 있어서 각 정당들의 입장은 본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자를 내세우는 것이겠지만, 여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그 결과를 놓고 지역에 따라 불복사태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지역 포천의 경우 법원의 결정으로 한나라당의 포천시장 공천결정의 효력이 정지되었으며, 현 서장원 포천시장의 입당과정과 공천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그 부당성에 대한 성토가 극에 달한 느낌입니다. 어찌 보면 일단락된 것도 같지만, 사실은 한나라당이든 나아가 포천시민이든 모두가 그 부담을 안고 본게임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정당의 공천이라는 것이 변화무쌍한 정치세계에서의 정치적 고려를 통한 정치적 판단이겠습니다만, 이번 사건은 이미 법원의 법적인 잣대로 법적 판단을 받고 말았습니다. 이에 관련 분야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번 사태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현재의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정치의 틀을 대의민주주의라고 합니다. 국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하여 자신들의 대표자를 뽑아서 그 대표자들이 법률이나 중요 정책 등과 같은 국가의 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특히 오늘날에는 정당이 국가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그러한 현상을 정당제민주주의라고 합니다. 즉 정당은 선거에 있어서나 선거이후의 정치구도를 형성하고 국가정책을 만들고 실행함에 있어서나 항상 가장 중요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정당의 결정 특히 집권정당의 의사결정은 곧 국가의 의사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국가법 가운데 최고의 효력을 가지는 우리 헌법도 정당을 일반 단체와는 다른 특별한 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정당의 자율성을 보장하여 국가에 의한 간섭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 정당은 정치권력을 차지하려는 자신의 목적뿐만 아니라 국가의사형성을 매개하는 중요한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정당의 자유나 그 자율성도 일정한 한계가 있습니다. 정당의 의사결정이 헌법이나 법률 나아가 정당 자신의 내부규율인 당헌·당규에 위배될 때에는 법원에 의한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일정한 경우에는 법원이 관여하여 그러한 정당의 의사결정을 무효화시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 경우 법원이 하는 판단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그러한 의사결정과정이 민주적으로 되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정당의 의사결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공직후보자의 추천 즉, 공천입니다.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당은 공천을 통하여 선거에 자신의 대표주자를 내세웁니다. 일반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자를 포함하여 각 정당의 대표주자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절차는 모두 민주적인 선거원칙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당의 공천과정도 넓게 보면 이러한 민주적인 선거과정의 일부입니다. 그러므로 그 대표주자를 뽑는 정당의 당내 공천과정도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우리 헌법이나 정당법·공직선거법 등 정치관계법 그리고 각 정당의 당헌·당규에는 정당의 의사결정과정의 민주화의무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선거에 있어서 민주적인 공직후보자 선출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당의 공천에 있어서의 민주화 요구는 정치개혁·정당개혁의 일환으로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주요 정당이던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에 의해 도입된 국민참여경선제로 꽃피우게 되었습니다.

당 보스에 의한 밀실공천을 배제하고 상향식 공천인 당내경선을 통해 선거에 내보낼 정당의 후보자를 뽑자는 취지입니다. 특히 당원 외에 일반 국민선거인의 참여도 보장하였으며,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는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 외에 여론조사의 결과도 일정비율 반영하였습니다.

나아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주요 정당들이 공천 민주화의 미명하에 사법 재판상의 ‘국민배심원제도’를 본 딴 ‘시민(국민)공천배심원제’를 도입하여 선거단위별로 일부 시행중에 있으며 특히 여론조사 결과의 반영을 통한 후보자 결정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선거 때와는 달리 지난 번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정당들이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많은 지역에서 단수추천을 하거나 전략공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단수후보 추천도 각 정당의 당규에 근거한 공천방식입니다만, 문제는 그러한 단수추천이 당규 등이 정한 심사기준을 위배한 경우 그 공천의 효력의 문제입니다.

그와 관련하여 정당의 당내 의사결정인 공천에 대해 법원에서 그 효력을 정지시킨 예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법원은 그 당부에 대한 직접 판단을 자제해 왔습니다. 물론 그러한 경우들은 대부분 사안 자체가 이번 한나라당 포천시장 공천사태와는 다릅니다. 그래도 이번 한나라당 포천시장 공천효력정지 결정은 법적인 그리고 한나라당의 공직후보자 추천규정에 근거한 판단이지만 대단히 적극적인 법원의 의사표현이라고 봅니다. 또한 그 정도로 명백하고 중대한 심사기준을 위반한 공천이라고 봅니다.

지난 10여년의 정치개혁·정당개혁의 성과를 역행하는 자의적인 공천이었다고 봅니다. 유권자 시민은커녕 자기 정당의 당원조차 설득하지 못한 공천이었다고 봅니다. 작금의 포천의 현실이 그것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나라당의 흐트러진 포천시장 공천과정은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들은 대표자로서 공직자로서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숨을 곳도 없고 가려지지도 않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우리 국가의 발전을 가장 저해하는 집단이 정당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가장 신뢰가 가지 않고 생산성이 가장 떨어지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대의민주주의라는 틀 속에서 그러한 정당과 그러한 국회의원들에게 우리들의 생존을 맡겨놓고 있습니다.

말이 민주주의이며 주권자이지, 평소에는 그 실현방안이 너무 제한되어 있으며, 시민들의 권리는 파트타임민주주의라는 말마따나 선거 때만 투표를 통해 반짝 보장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그러한 선거에의 민주적 참여의 기회가 정당에 의해 왜곡되고 있으며 나아가 아예 박탈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 많은 정당공천제도에 대해 대부분의 학자들이나 시민들은 지방선거에서의 공천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지방선거에서는 정당공천을 아예 배제하고 진정한 지역 일꾼을 뽑든가 아니면 공천제도를 유지하려면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해당 당부에 의한 그리고 일정한 해당 지역 유권자가 참여하는 진정한 상향식 공천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공천 불복시비를 막는 길일 것이며, 일상화된 각종 선거로 인해 지역주민들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한 방법일 것이며, 진정한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을 가져오는 방안일 것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러한 정치불신·정당불신 속에 시민들은 일말의 기대를 걸고 또 투표장으로 향할 것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그리며 아이들의 손을 잡고 투표장으로 향할 것입니다.

최병훈 / 법학박사,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전임연구원
- 포천초등학교 59회 졸업
-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박사(헌법학)
-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전임연구원
- 학위논문 : 국민참여경선제의 합헌성 확보를 위한 개선방안 연구-미 연방대법원의 Jones 판결과 ‘정당의 3자구성 모델이론’을 중심으로-
- 현재 포천시 신북면 가채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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