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장학금 有感

장학금은 생활이 어려운 학생을 장학(奬學)하기 위해서 주는 학자금(學資金)이나 학업과 학문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주는 장려금(奬勵金)이 곧 장학금이다. 가계(家計)가 어려운 학생에게 학자금을 주어서 배움을 돕고 보살펴주는 것이 본래 장학의 의미를 갖게 된다.
졸업이나 입학을 전후해서 어렵사리 모은 재산을 학생 개인에게 학비를 주어 수학(修學)하게 하는가 하면 학교에 맡겨 학생의 학비를 주어 수학하게 하고, 학교에 거금을 투척(投擲)해서 도서관·연구실을 신축해서 학교에 헌납하는 경우에서부터 도서나 기자재를 구입해서 후학들에게 연구나 장학에 큰 도움을 준다는 등의 내용이 신문·방송에서 보도되는데 수혜자(受惠者)는 물론 보고 듣는 이가 감명을 받게 된다.
6.25전쟁을 통해서 월남해서 갖은 고생을 다해서 모은 재산을 자식들에게 주기보다는 어려운 학생을 위해서 주고 있는 독지가(篤志家)의 그 뜻이 너무나 갸륵하다고 하겠다. 대개의 장학금을 쾌척(快擲)하는 시혜인(施惠人)은 배우지 못했거나 역경에서 공부하고 일해서 모은 재산을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보다 더 큰 적선(積善)이 어디에 있겠는가? 후학의 양성의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각급 학교에서는 졸업식·입학식에 장학금을 주겠다고 의뢰해 오는 경우 자주 있게 마련인데 퇴임 후 몇 해 동안 몇 개 학교 졸업식에 참석하는 기회를 가졌는데 학사보고에는 각종 장학금 수혜(受惠) 현황을 소개하고 있는데 학생을 직접 불러 장학증서 내용을 읽거나 소개를 하고 있었다. 그 장학금의 액수가 천차만별(千差萬別)이다. 액수를 밝히지 아니 하거나 금일봉 식으로 전하기도 하는데 수혜학생이 수 십 명에 이르는데 개인별로 장학금 액수가 10~20만원선이 대부분이고 30~50만원에 이른 수혜자가 수 명 있고, 최고 100만원까지 지급하고 있었다. 그 지급기준을 정하기란 쉽지 않지만 지급대상 학생에 따라서 상급학교 입학예정자에게는 상급학교 진학에 필요한 등록금 수준은 되어야 장학금 지급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장학금의 액수가 적다면 공식적인 장소에서 지급하기보다는 직접 전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흔히 오른손이 행한 적선(積善)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지 않는가. 장학금의 지급을 만인이 보는 앞에서 굳이 주고받기 보다는 남모르게 장학금을 주고받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하겠다. 도광(韜光)의 육성(育成)이라고 해서 드러내지 않고 남모르게 인재를 기른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 모르는 시혜로 인재를 기른다는 말이다.
중·고 교장 재임 시에 장학금을 지급하겠으니 장학생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우선 감사하다고는 하지만 그 액수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어 액수는 적으면서 여러 학생에게 나누어 지급하기 위해서 여러 명을 추천해달라는 경우에는 수혜학생을 줄이고 집중적으로 1개 학기·1개 학년 동안의 등록금 수준으로 권유(勸誘)해서 지급을 하도록 했다. 같은 장학금을 매년 다른 학생에게 지급하기 보다는 한 학생을 3년 동안 연속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로 인하여 시혜자와 수혜자간에 친근해지고 학습상황을 잘 알게 되어 수혜학생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학습에 더 정진하게 된다.
각 대학에서는 재적 학생들에게 30%이상 장학금을 주기로 되어 있어 장학금 액수는 상관하지 않고 장학금을 여러 학생에 나누어 주게 된다. 학생수만 늘여 지급하게 되어 수혜자에게 지급되는 장학금 액수는 미미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대학교 장학금 지급의 현실이다(다음호에 계속).

박 동 규
(전 영북종고 교장·원로장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