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갑신년 새해 ‘설날’이 갖는 의미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물려주자
우리의 ‘설’은 먼 옛날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중국사서(史書)에 보면 “신라인들이 원일(元日)에 아침에 서로 하례하며 왕(王)이 잔치를 베풀어 군신을 모아 회연을 베풀고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의 설은 천년이 넘도록 전통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전통과 문화를 지금으로부터 70여 년전 1930년대인 일제 강점기에 ‘설’은 물론이고 우리의 말, 우리의 글, 우리의 성과 이름까지 빼앗고 민족문화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을 뿐 아니라 역사마저 왜곡시켜 혼란을 빚게 하였습니다.
광복후(光復後)에도 약소민족으로서 세계적인 추세에 휘말려 우리의 고유명절인 ‘설’은 빛을 못보고 양력설로 일관되어 왔었습니다.
그러나 1985년 비로소 ‘민속의 날’로 부활되어 공휴일로 정함으로 해서 ‘민속의 날’ 혹은 ‘농민의 날’로 거론되어 오던 중 뜻있는 학자들이나 언론매체의 뜻을 따라 민속의 날은 정착을 못하고 ‘설날’ 혹은 ‘민속의 날’ 등으로 방황하다가 1989년 2월 1일 정부가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고쳐 음력 1월 1일 즉 ‘설날’을 전·후한 3일을 공휴일로 지정·시행함으로 해서 양력설이 음력설로 되돌아 왔습니다.
법이나 제도가 관습을 앞지르지 못하는 것과 같이 유구한 역사를 통하여 민족혼이 깃들여져 있는 ‘설’의 본질적 내용과 관습화되고 문화화된 음력설이 양력설로 이어갈 수가 없어 되돌아온 것입니다.
이토록 민족고유문화나 풍습을 임의로 바꾸어 놓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올해가 원숭이의 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원숭이의 해에 명인들이 많이 나셨습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해동공자(海東孔子)라 불리우던 성제(省齊) 최충(崔沖) 선생이고 유교의 열매를 맺은 율곡(栗谷) 이이(李珥) 선생, 학자로서 존경받는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선생과 도암(陶菴) 이체(李締) 선생 등으로 이어져 그 근간을 세웠습니다.
우리는 원숭이띠들이 다듬어 놓은 이 나라를 갑신년 원숭이의 해를 맞이하여 새 출발의 계기를 삼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년이 되어오고 있습니다만 지난 일년간은 너무나 아쉬움이 많았던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대통령의 말 실수, 정책의 불안정, 입법부의 돈가방, 가방이 적어서 사과상자로 나르더니 차떼기까지 하다가 줄줄이 쇠고랑을 찼고, 사법부의 불신임 등 백성들이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한단 말입니까?예(禮)가 결연된 불안한 사회에서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사회, 강력범죄가 끊일 날이 없는 이 사회가 하루 속히 정립되어야 하겠으며 우왕자왕하는 지도급 인사들이 제자리를 찾아 바로서야 하겠습니다.
올해에는 총선이라고 하는 큰 일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과거를 되새기며 갈팡질팡하지 말고 마음 놓고 우리의 대변자로서 이 나라를 맡길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을 골라 보내는 것이 원숭이의 해에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라 사료됩니다.
다같이 힘을 합하여 이 나라 이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뛰어봅시다. 그리하여 성숙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우리 후배들에게 부끄러움 없이 넘겨 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봅시다.
이것이 갑신년 원숭이의 해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 종 규
(포천향교 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