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화예술의 향기 가득한 포천!

내가 사랑하는 내 고향 포천이 경기도 최 북단에 위치한 군사도시, 낙후된 오지 농촌지역이라는 이미지를 떨쳐 버리고 시로 승격하여 당당히 그 나래를 펴게 되었다.
단지 군지역에서 시로 승격하였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생활 수준과 패턴이 바뀌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동안 주민들이 꾸준히 이 지역을 가꾸어 안락한 삶의 터전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여 정주하여 살만한 기반을 마련하였고 자립 자족할 수 있는 여건을 충족시킨 가운데 시로의 승격은 당연한 결과로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더군다나 시 승격에 맞춰 최신식 장비와 시설을 갖춘 포천반월아트홀이 반월산 자락에 그 아름답고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문을 활짝 열므로서 포천시민들에게 뿌듯한 자부심을 안겨 주었다.
포천시는 시승격을 기념하며 여러가지 자축 행사를 마련하여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는데 10월 18일 개관 기념공연으로 전 세계에 명성이 자자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틀엔젤스의 공연을 보러온 관객이 대공연장의 객석을 꽉 채우고도 모자라 되돌아가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또한 10월 19일 도립팝오케스트라 공연도 만원사례를 이뤘고, 20일 시 개청 축하 빅 콘서트는 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웠으며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불꽃놀이는 너무나 많은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 주었다. 25일 국립발레단 공연과 26일 국립국악원의 국악 한마당 공연은 평생 접하기 어려운 공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개관기념에 맞춰 포천미술협회에서 마련한 회원전과 유명작가 초대전은 그 큰 전시장을 수작으로 가득 채우고 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만 보아도 평소 다양한 장르에 관심을 가지고 문화 예술의 향기에 취해보고픈 시민들의 문화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11월 8일 서울예술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오페라 공연은 유료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완전 매진되었다.
문화예술회관을 처음 건립할 때 일부의 여론은 아직은 사치라고, 아마 예산만 낭비하는 애물단지가 될거라며 비아냥거리던 사람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변변한 전시회장이나 극장 하나 조차 없던 이곳 포천에 문화예술의 메카로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여줄 수 있는 반월아트홀은 전국 어느 곳 보다도 훌륭한 시설을 갖추었으며 매 공연마다 객석을 가득 메우는 관객들을 보면서 이런 자조적인 비아냥은 결국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학교 까까머리 시절 세익스피어의 유명한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내 마음 어느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기에 그 감동이 더 했을것이나 내 나이 40대 후반임에도 비련의 사랑을 열연하는 출연자들의 풍부한 성량과 감성, 섬세한 안무와 연기, 대사, 무대 배경, 조명, 음향 할 것 없이 모두가 공연에 몰입해 나도 모르게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 들게 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이 전 세계인을 울린 거장의 명작이 주는 애달픈 러브스토리에서 진한 감동과 여운을 느꼈으리라. 공연이 끝나고 스스로 감동에 젖어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가는 시민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 이젠 잠시 지친 심신에 휴식과 활력을 주어 자기자신을 더욱 존중하고 정신세계도 풍요롭게 함으로써 멋과 여유를 지닌 시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늘 푸른 도시! 문화예술의 향기가 그윽한 아름다운 전원도시! 진정 찾아와 머물러 살고 싶은 도시!’로 우리 모두 함께 가꾸어 나가자.

안 유 진
(포천시청 의회법무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