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다른 해에 비해 너무도 기나긴 고난의 나날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포천에 대한 대외적인 이미지는 군사적인 선입견이 지배적이었지만 그래도 산자수명하고 공기가 맑아 그야말로 청정지역으로 전 국민에게 깨끗한 인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겨울 날벼락 같은 구제역 때문에 정책의 피해인지 언론에 마녀사냥인지 마치 저주라도 받은 곳으로 치부되어 온 나라에 전염병지역으로 낙인 되었다.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이 온 지난겨울은 그 구제역 때문에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온 것같이 우리에게는 가슴속에 응어리진 상처를 남기고 그렇게 처절한 저주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가족의 생계를 이어주었기에 마치 자식같이 애지중지 사육하던 가축들을 강제로 그것도 그들이 뛰놀던 마당에 생매장하여 땅속에서 울부짖는 그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이렇게 이번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축산인의 마음은 비통함과 억울함으로 억장이 무너졌으며 천직으로 알고 지켜오던 농업에 대한 꿈이 산산이 조각나버린 잔인한 학살로 밖에 무어라 설명조차 억장이 무너진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렇게 손을 놓고 한탄만 할 수 있는 여유조차 없었다.
이번 사태를 지나면서 우리의 저변에 깊이 자리하던 상부상조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온 협동의 정신을 발휘하여 시민과 공직자 그리고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군인들의 강건한 노력으로 모두가 한마음으로 인내하며 그 어려운 엄동설한 속에서도 손을 호호 불며 전염병과의 전쟁을 하여 이제 그 기나긴 터널을 지나 새로운 희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참으로 피눈물 나는 싸움이었다. 원인을 알지 못하는 혼란이었지만 모두가 나서서 방역에 힘을 기울였고 병균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전쟁터의 의병같이 자신의 몸을 던져 교대로 방역초소를 지켰다. 이렇게 함께한 시민과 군인 그리고 공무원의 수가 연인원 만 명이 넘었고 차량통행으로 인한 불편함과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철야 작업도 눈물겹게 참아내면서 피해자를 위로하며 어려운 시간을 이겨냈다.
이제 구제역은 종식되었고 포천지역은 이동제한구역이라는 어려움에서 풀려났다. 전염병이 할퀴고 간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시련으로 남게 되었다. 이제부터 우리는 더 어려운 싸움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피해농가에 대한 온당한 보상을 이끌어 내야하는 피말리는 싸움을 또 해야 하니 말이다. 그렇게 자식같이 기르던 가축에 대한 피해가 너무도 크기에 생계를 위해서라도 충분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마음과 힘을 모아 또 다른 전쟁을 해야 하기에 가슴 깊은 곳이 저려온다.
뿐만 아니라 도축업과 식당업 그리고 지역에 대한 선입견 등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졌기에 그 밀려오는 피해는 산더미 같은 파도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그도 그런 것이 그동안 일반인의 통행을 엄격하게 제한하여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영업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었는데도 보상에 관한 규정이 없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금액으로 환산이 어렵고 앞으로 더 큰 시련으로 다가올 것인데 특별한 대책이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지만 현재 진행 중인 보상과 관련하여 포천살처분농가 보상대책위가 요구하는 기존 보상안에 대한 운임비와 생산성고려 실제구입비 120% 지급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서류 및 통계상 시세가 아닌 실제 거래가격의 적용과 포천시 낙농연합회장을 중앙 살처분 보상금 평가위원의 위촉도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유대 보상기간도 최소 12개월까지 확대적용 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생활 터전을 잃고 최소한의 보상을 요구하는 피해 농가들의 의견이 관철될 수 있도록 시민의 여론을 모아 힘을 보태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이렇게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 속에서 너무도 고마운 것은 공무원과 6군단과 5군단 군인들 그리고 통․리장단 연합회를 비롯한 정성으로 협력한 안보단체협의회와 모든 사회단체들의 눈물어린 노력과 봉사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망연자실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 농가를 비롯한 상가와 시민들도 더욱 힘을 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이 있듯이 기왕에 일은 벌어졌으니 마음을 더욱 굳게 먹고 심기일전 하여 난국을 반드시 극복하기를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무쪼록 이번 일로인한 연속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그동안 무너진 청정지역의 브랜드를 살리는 일에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여 상부상조를 굳세게 실천하는 포천시민이 되어 줄 것을 간곡하게 희망한다. 우리에게는 한국전쟁의 잿더미를 극복한 끈질긴 저력과 물이 다르다는 자부심을 지켜온 조상들의 정신이 있기에 시민의 마음을 더욱 크게 결집하여 이번 어려움이 전화위복으로 승화되기를 마음속에 간절하게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