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전 상서 예수를 찬미합니다. 불초한 자식은 감히 한 말씀을 어머님전에 올리려 합니다. 업드려 바라옵건대 자식의 막심한 불효와, 아침저녁 문안인사 못 드림을 용서하여 주시옵서서. 이 이슬과도 같은 허무한 세상에서 감정에 이기지 못하시고 이 불초자를 너무나 생각해 주시니 훗날 영원의 천당에서 만나 뵈올 것을 바라오며, 또 기도하옵니다. 이 현세의 일이야 말로 모두 주님의 명령에 달려 있으니 마음을 평안히 하옵기를 천만번 바라올 뿐입니다. 분도는 장차 신부가 되게 하여 주기를 희망하오며, 후일에도 잊지 마옵시고 천주께 바치도록 키워 주십시오. 이상이 대요이며, 그밖에도 드릴 말씀은 허다 하오나 후일 천당에서 기쁘게 만나 뵈온 뒤 누누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위 아래 여러분께 문안도 드리지 못하오니, 반드시 꼭 주교님을 진심으로 신앙하시어 후일 천당에서 기쁘게 마나 뵈옵겠다고 전해 주시기 바라옵니다. 이 세상의 여러가지 일은 정근과 공근에게 들어 주시옵고, 배려를 거두시고, 마음 편안히 지내시옵소서. 너무나 본받고 싶은 예수님께 대한 신앙과 어머님께 대한 효성입니다. 아들 도마 올림
안중근 의사가 1910년 2월14일 사형이 언도되자, 안 의사의 어머니 조 마리아는 두 동생을 급히 여순감옥으로 보내시면서, 어미의 뜻을 이렇게 전했다.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形)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大義)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孝道)이다”라고 전하시고, 3월 26일 사형집행 될 아들의 수의를 지으셨다. 너무나 위대하고 훌륭하셔서 가슴이 복받치고 눈물만 흘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