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충열왕때의 이야기다. 최석이라는 관리가 전라남도 순천부사로 임명되어 온다는 소식이 순천고을에 전해지자, 그곳 백성들은 모두 근심에 쌓여 있었다.
왜냐하면 전임 사또가 백성들에게 세금을 너무 많이 거두어 자기 욕심만 채워서 많은 재물을 모아 가지고 떠나갔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 오는 사또는 어떤 인물일까 하고 대단히 궁금해 하고 있었다.
그런데 새로 부임하는 최석은 부임하기 전에 세 가지 당부의 글을 순천고을 관청에 먼저 보내 왔는데 글에 하였으되,
첫째, 내가 부임할 때 길에 나와서 환영행사를 하지 말 것. 둘째, 나한테 바치는 선물은 절대 준비하지 말 것 셋째, 관청이나 내가 살집을 수리 하느라 세금을 걷지 말 것 등이었다.
이 글을 받아본 아전과 백성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뻐하였다.
드디어 최석 사또가 부임하는 날, 아주 검소한 옷차림에 낡은 이부자리와 책 몇 권 그리고 집에서 기르던 허름한 말을 타고 왔기 때문에 오히려 백성들이 놀라워 하였다.
“이제야 우리 고을에 훌륭한 사또가 왔구나.” “이제야 우리 백성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겠구나” 하면서 백성들은 입을 모아 최석 사또가 부임한 것을 기뻐하였다.
최석 사또가 부임 즉시 아전들에게 훈시한다. “백성들이 있음으로 사또가 있고, 아전도 있는 것이다. 백성들을 가족같이 사랑하고 아끼며 그들을 도와야 한다, 절대로 억압하거나 금품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만일 나의 이러한 시정 방침에 조금이라도 위배되는 관리가 있으면 나는 엄한 형벌로 다스리겠다.”
이렇게 당부를 하고 자신부터 매사를 깨끗하고 바르게 처리하니, 그 고을 백성들은 실로 오래 간만에 마음 편히 살게 되었다며, 최석 사또를 어버이처럼 받들고 존경하였다.
3년의 임기가 끝나자 내직으로 승진해가는 최석을 그 고을 백성들은 크게 아쉬워하며 꿀과 떡 등의 음식을 환송선물로 마련하였지만 최석은 일절 받지 않고 거절하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사또의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백성들의 말 여덟필을 가져가는 풍습이 예로부터 있는 것을 최석은 “그런 나쁜 풍습은 없애야 한다. 나는 내 말을 타고 가겠다”고 하면서 부임할 때 타고 온 말을 타고 유유히 검소하게 떠나갔다.
그 때부터 순천에서는 사또가 떠나갈 때 말 여덟 필을 가지고 가는 풍습이 사라졌다. 그러자 백성들은 그토록 청렴결백한 최석 사또의 공을 기리는 팔마비(八馬碑)라는 비석을 세웠는데, 그것은 지금도 남아있다.
우리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절대 기권하지 말고 유권자들의 의지로 투표장을 민주주의의 출발지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백성들은 지연, 학연, 혈연에 얽매이지 말고 오로지 능력, 도덕성, 실력을 갖춘 청렴하고 우직하고 진실한 후보에게만 투표를 해서 모든 공직자들이 국민을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욕을 하며 경멸한다, 그러나 그런 정치인을 뽑은 것도 국민이다. 책임 또한 국민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