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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용 칼럼6] 마음을 비우는 백의종군이 어떠한가


이희용 기자 / heeyeong1@hanmail.net입력 : 2010년 03월 09일
↑↑ 이희용 포천시예총 회장
ⓒ (주)포천신문사

삼국지에서 유래한 말 중에 식자우환(識字憂患)이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글자를 아는 것이 우환이라는 것이다. 더 자세하게 말하면 글자를 아는 것이 걱정을 더하게 한다는 말이다.

유비가 공명을 얻기 전 군사(軍師)로 모시고 있던 사람은 서서였다. 그 서서 명철한 계략 때문에 전략상 곤혹을 치루고 있던 조조는 서서가 효성이 지극함을 알고는 간교한 꾀를 내어 자기 땅에 살고 있는 서서의 모친 위부인의 글씨체를 흉내 내어 서서에게 가짜 편지를 띄운다. 위부인은 학식이 풍부하고 글을 많이 아는 여인이었다.

아들이 보고 싶다는 어머니의 가짜 편지를 받은 서서는 어머니의 글씨체인 줄 알고 믿고는 유비에게 하직 인사를 하고 조조에게 가게 된다. 그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서서의 모친 위부인은 자기 아들이 유비 같은 명군을 버리고 분별없이 조조에게 온 것을 나무라며 자기가 글을 안다고 하는 것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자책하며 아는 것이 우환이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우리는 서서의 효성스런 일화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과 신뢰에 대한 새로운 충격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더니 벌써 지역의 대표를 뽑는 선거의 시기가 도래했다. 우리 포천에도 많은 사람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또 열심히 자신과의 승부를 통한 선택을 기다리며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새삼 그 가치를 더하는 시기가 되었다. 가능성이라는 희망을 쫓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되고 보자는 심사로 불나방처럼 그 진흙탕으로 뛰어드는 선량들의 모습을 보면 그 무모함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주변지역에서는 후배를 생각하며 용퇴를 결심하는 사람들이 생겨나 신선한 충격을 주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모습은 비슷한 사람들이 한없이 반목하고 시기하여 그 결과물로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기며 서로 내가 아니면 아니 된다는 형국으로 마주보며 달리는 기차와 같이 불행한 결과를 뻔히 예측하면서도 누구하나 양보의 미덕이나 주변을 염려하는 여유가 없는 이전투구(泥田鬪狗)의 현실이 너무도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원래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고(忠言逆於耳而利於行), 독한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다(毒藥苦於口而利於病)다고 한다. 어려울 때 일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가장 좋은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여유가 필요한 시기이다.

다 버리면 다 얻는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선택될 것이라는 것이 당연히 예측되더라도 가정이 행복하고 시민이 편안한 길이라면 과감하게 접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형국은 서로 내가 아니면 아니 된다는 생각 때문에 가족과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고 서로를 비방하여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문화에 먹칠을 하며 지역의 명예마저도 실추시키고 있는 현실이 가슴을 저미게 한다.

포천을 위해서라면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여 마음을 비우고 백의종군을 선택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고향을 사랑하는 길인 것이다. 아무쪼록 대표로 나서는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자신을 되돌아보고 굽은 나무가 되어 선산을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때를 기다리며 심신을 수양하는 겸양의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사랑하는 가족의 마음이 편치 않다면 많은 재물을 모으고 부귀와 영화를 누린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희용 / 포천시예총 회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스카우트 경기북부연맹 감사, 포천시재향군인회 이사, 경기도예총 부회장
이희용 기자 / heeyeong1@hanmail.net입력 : 2010년 03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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