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삼월 초 새봄을 맞는 국민들의 마음은 매우 들떠 있는 것 같다. 그건 아마도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젊은 선수들이 세계열강의 선수들과 경쟁하여 많은 메달을 따면서 보여주었던 힘찬 투지에 이은 아름다운 승리에 감격한 탓이리라.
모태범과 이상화, 이승훈이 아시아 선수들로서 넘볼 수 없었던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체격조건이 좋은 서양선수들을 보기 좋게 역전시키거나 선두를 지킬 때 우리들이 지금까지 가졌던 신체적 콤플렉스를 시원하게 씻어주는 심리적 효과를 선물하였다.
더더욱 피겨 스케이팅에서 김연아가 보여준 완벽한 기량과 연기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의 용기를 백배 천배 상승시키고도 남았다. 언론과 방송은 세계를 향해서 도전하고 뛰고 있는 이들을 G세대로 명명하면서 칭송하고 있다.
물론 국력이 신장되어 국제무대 어느 곳에 내놓아도 기죽지 않는 젊은이들을 육성하였다는 자부심은 기성세대의 헌신과 봉사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런 G 세대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현상이라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번번한 직장을 잡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나 임시직으로 우울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시인이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구나’(春來不似春)라고 노래한 바 있다. 요즘의 젊은이들을 두고 지은 시구(詩句) 같은 착각이 든다. 실력이 갖추어져 세계로 뻗어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세상은 그들을 인정하지 않고 홀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들은 어느 순간 G 세대에서 88만원 임시직으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이들이 진정한 봄의 찬가를 부르게 할 수 있을까.
G세대들은 비전을 대기업에 두고 오직 도서관과 집만을 오가면서 실력을 길러왔다. 그들은 아르바이트를 하여 돈을 모아 해외어학연수를 다녀오고 다양한 자격을 취득하였다. 그러나 대기업은 IMF 이후 필요이상의 인력을 뽑지 않는다. 결국 대기업이 젊은이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다면 양질의 중소기업을 육성하여서 세계로 뻗어가려는 G 세대를 투입하는 것도 나쁠 것 없다. 온갖 국가적 혜택과 세금으로 지금의 대기업을 육성하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이제 대기업은 문어발식 경영으로 중소기업이 설 자리를 빼앗는 치졸한 경영을 해서는 안된다. 중소기업을 대기업의 중요한 동반자로서 인정하고 윈-윈(win-win)하는 전략을 구사하여야 한다.
매체를 통해서 소수의 성공한 젊은이를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청년 실업의 우울한 상황에서 당당한 글로벌 시대의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입에서 진정한 새 봄의 찬가가 흘러나오지 않겠는가.
인생이란 온갖 어려움으로 점철되어있어도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룬 노력의 결과가 아름답게 피어날 때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다. 현재 인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아이티와 칠레에서는 지진으로 인해 엄청난 인적 물적 손실이 발생하였다. 경제적으로도 아일랜드와 그리스 같은 멀쩡한 나라가 국가부도에 직면해있다.
국가와 사회가 개인의 행복을 해결해준다는 보장이 없는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는 청년 개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바탕으로 스스로 모색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청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고 국가 사회는 가르치지만 생존경쟁이 극심한 이 시대의 청년들은 성공이란 낙타의 바늘구멍보다 뚫고나가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기성세대는 온 힘을 모아 청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찬란한 봄을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필자는 진정한 G 세대의 시대가 이루어지길 기원하면서 “삼월이 오면”이란 시를 적어본다.
삼월이 오면 새싹이 트기도 전에 해빙이 되기 않아 얼음 밑에서 졸졸졸 흐르던 시냇물의 숨죽인 웃음소리가 교향악의 피아니시모가 폴테시모로 바뀌듯 폭발하며 울려 퍼지네.
삼월이 오면 창문을 활짝 열어 묵었던 바람을 밖으로 내보내면 파란 무 밑동 같은 맑은 바람이 산기슭에서 강골에서 새싹이 돌아온다고 어린 치어들이 밀려온다고 생명의 찬가를 부르며 가슴 속 깊이 파고드네.
삼월이 오면 너보다 내가 잘 살겠다고 서로에게 품었던 묵은 미움 따위보다 외로움에 떠는 가족과 이웃들을 껴안고 대지와 함께 푸르르 춤을 추며 빙판 위에서도 봄을 향해 도약하는 천사 같던 한국의 피겨 여왕처럼 푸른 봉우리를 힘차게 밀어 올리는 환희의 나뭇가지가 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