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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철우] 포천 구제역,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민관 합동 피해 조사위원회 구성해 유․무형 피해 계량화해야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0년 03월 05일
↑↑ 이철우 전 국회의원
ⓒ (주)포천신문사
포천에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지 꼭 두 달여 만에 통행제한이 해제되고, 방역 초소가 대부분 철수되었다. 강추위와 폭설로 힘겹던 새해 벽두부터 포천에 발생된 구제역은 그야말로 우리 모두의 시련이었다.

그러나 포천시민은 한마음으로 눈물겨운 방역과 시련 극복의 참다운 인내와 사랑을 실천했다. 22개 방역초소와 연인원 1만 여명이 넘는 방역인원들 그리고 부가적으로 발생되는 각종 피해와 불편함을 묵묵히 견뎌준 포천시민들의 드높은 시민정신은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지만 1월 30일 마지막 발생일을 기점으로 40여일이 지난 지금 포천구제역의 피해 당사자들의 아픔은 더욱 커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피해액만도 500여억원에 이르고 계량될 수 없지만 막대한 간접피해까지 합하면 포천의 유․무형의 피해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을 만큼 막대하다. 이제 차분하게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첫째, 44개 살 처분 피해 농가에 대한 보상이다. 긴급한 상황을 이겨내느라 주거의 제한을 비롯해 엄청난 정신적 충격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현실일 살 처분 농가의 충분한 보상은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는 최선의 지원을 한다고는 하지만 근거법인 「가축 전염병 예방법」48, 49, 50조와 시행령과 시행 규칙을 넘어설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상기준도 그 때, 그 때 농림부장관 고시로 이루어지며 시행령에서도 생계지원금은 6개월 이내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100여 마리의 젖소를 키우던 영중면의 A농가는 우선 보상금 두당 100만원을 받고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 없이 정부의 처분만 바라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는 3월 3일로 의견수렴을 종료하고 고시만을 남겨놓은 상태이다. 20일 동안의 의견수렴은 농민들 입장에서 보면 턱없이 형식적이다. 인터넷상의 고지만으로는 접근하지 못하는 농민도 많고, 또 이동제한 등에 묶여 충분한 의견 교환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보상기준 마련을 위한 고시를 한다는 것은 너무 조급하고 일방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행령에는 생계지원금을 ‘6개월 이내’로 못 박고 있다. 하지만 착유 농가의 현실은 살처분의 입식한 송아지는 2년 6개월을 지나야 초산우가 되고 착유 가능한 소를 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임을 감안하면 ‘6개월 이내’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규제이다. 여기에 ‘예산범위 내에서’라는 단서 조항도 애매하기 짝이 없다.

이 뿐만 아니다. 살 처분한 소의 평가액도 시장가격의 평균을 기준으로 하는데 우량 착유소와 시중의 소 값은 최소 20%~30%의 차이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근한 예로 이웃의 한탄강 댐 수몰지 보상 농민들과의 비교를 해봐도 턱없이 억울한 것이 이번 예방적 살처분 시행 농가들이다.

댐 보상법은 엄청난 민원과 갈등으로 강화된 측면이 있지만 홍수예방을 위해 수몰 되는 것과 전염병 예방을 위해 살 처분하는 모두 공익을 위해 희생한다는 동일한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가축전염병 예방법의 보상 조항은 너무나도 허술하고 형평에 어긋난다. 지금의 보상 조항은 보상이라는 용어가 무색할 만큼 행정적 지원에 불가한 측면이 있다. 가축 전염병 예방법 50조의 생계지원도 엄밀한 의미의 보상기준에 포함되어야 한다.

둘째, 간접피해에 대한 보상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구제역은 그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통행의 차단이 기본을 이룬다. 발생지역 3km, 10km등으로 반경을 정해 통행을 제한하기 때문에 그 지역에 있는 상가와 음식점 그 밖의 모든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이에 대한 대책은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셋째, 포천시와 포천시민은 국가의 전염병 예방과 축산을 위해 예산과 인력 소모 그리고 브랜드 가치의 하락, 지역 경제에 미치는 연쇄 반응까지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자체에 그 비용을 지원하는 조항을 두고 있지만 기본비용 지원에 국한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재난지역선포를 요구하지만 그것은 너무 포괄적이고 재난지역선포는 포천시에도 득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실도 간과할 수는 없다. 이에 포천시도 이번 구제역의 피해를 보다 면밀히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에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 민관 합동 피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유․무형의 피해, 계량되지 못한 피해를 계량화해서 포천 경제를 되살리는데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

피해지역의 B씨는 부인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C씨는 텅 빈 축사를 바라보며 오늘도 술로 슬픔을 달래고 있다. 구제역 방제 초소는 사라졌지만 농민들의 가슴과 삶 속에는 그 깊은 상처가 이제부터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포천시와 축산 농민들이 지혜를 모으고 포천시민들이 구제역 방제에 한마음이 되었듯이 복구에도 이해와 협조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포천의 회복을 위해 뛰고 또 뛰어야 한다. 부실한 「가축 전염병 예방법」 개정작업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이번 포천 구제역 사례가 이후에 발생될 사례들의 전범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미흡한 고시를 잠시 보류하고 충분한 의견 수렴과 현실성 있는 보상을 위한 법령 개폐작업까지도 해야 할 것이다.

포천 구제역을 통해 가축전염병 대응에 대한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된 정책의 모델이 만들어 지기를 촉구한다.

이철우 /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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