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벤쿠버 겨울울림픽의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의 마라톤이라고 하는 10,000m 경기에서 올림픽기록으로 우승하고 시상대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들로부터 무등을 타고 축하를 받는 이승훈 선수는 일약 올림픽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이선수는 우승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쁘지만 어부지리한 점도 있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이승훈선수와 5,000m에서 겨루어 금메달을 땄던 네덜란드의 크라머르 선수는 10,000m 경기에서 이승훈보다 4.05초 앞섰지만 코스변경규정을 위반함으로서 실격패당하는 불운을 안았다.
승리를 자신했던 크라머르선수와 코치의 기뿜과 행복은 슬품과 불행으로 바뀌고 우리의 이승훈과 응원단들은 네덜란드선수의 불행에서 행복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이번 벤쿠버대회에서 이와 같은 기쁨과 슬품의 교차가 빈번하기 때문에 스포츠의 세계는 냉엄하다고도 하고 잔인하다고도 한다.
또한, 선전하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열광하는 국민들도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지켜보면서 함께 웃고 함께 울기 때문에 스포츠경기는 흥미와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기쁨도 주기 때문에 병 주고 약주는 요지경이라고 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까닭이다.
2010년 2월 24일 오후 12시 50분(한국시간)부터 진행된 여자 피겨스케이트 경기에서 영원한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마오 선수가 경기를 할 때 나와 같이 TV를 보던 사람들은 아사다마오가 실수하기를 은근히 바랐고, 김연아가 경기를 시작했을 때는 연아가 조그만 실수라도 하거가 넘어질까봐 안절부절 숨죽이며 응원했다.
그러나 양 선수 모두 실수 없이 자기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뤘기 때문에 우리는 만족감을 느꼈다. 우리한국은 이번 벤쿠버대회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쇼트트랙종목에서 선수들이 넘어지고 심판이 편파판정하고 다른 나라 선수들의 집중적 견제로 인하여 부진한 성적을 냈기 때문에 마음 아파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스피드스케이트 종목에서 우리선수들의 빛나는 투혼으로 500m에서 모태범이, 여자 500m 경기에서 이상화가 그리고 남자 10,000m 경기에서 이승훈이 금메달을 따내면서 쇼트트랙 경기에서 멍든 가슴을 스피드 스케이트종목에서 풀 수 있었다.
스포츠가 승부의 세계이고 너무 승부에 집착하다보면 상대방의 실수를 위한 반칙을 하고 반사이익으로 나의승리를 쟁취하려는 비양심적인 욕심으로 눈이 멀고 범죄행위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스포츠정신은 승리보다도 정정당당하게 겨루어 승자가 되어야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1936년 제11회 독일 베르린 올림픽대회에서 우리민족의 영웅 손기정선수가 마라톤 경기 중 반환점을 돌았을 때 함께 뛰던 영국의 하퍼 선수가 “서두르지 마시오 당신은 오버페이스를 할 수 있소”라고 진정어린 충고를 함으로써 손기정 선수는 후반부에 안정된 레이스를 운영하며 달려서 2시간29분19초의 올림픽신기록으로 우승했고 하퍼 선수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진정한 승리자는 이와 같이 상대방을 배려하줄 알고 같은 조건하에서 진정한 승부로 실력을 겨룰 때 월계관을 쓸 자격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승을 한 손기정과 준우승한 하퍼 선수야말로 모두 승자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스포츠의 영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