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복제

사람의 상상력이란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어릴적부터 읽어오던 만화책이나 영화속의 내용들을 생각해보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매우 많았다. 그러나 만화나 영화에서 단지 있어야할 일들이 현실화되어 작금의 현실에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에서 갑론을박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명나라의 장편 신괴(神怪) 소설인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삼장법사의 제자가 되어 서역으로 불경을 가지러 가는 도중에 요괴들을 물리치기 위해 머리카락 한 가닥을 입으로 불면 같은 형상의 손오공이 만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소설 옹고집전에서 옹진골 옹당촌에 옹고집이 심술이 고약하고 인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옹고집이 집에 동냥왔던 도사를 결박하고 매질을 하는 등 문제를 야기시킴으로서 월출봉 학도사가 허수아비에 부적을 붙여 옹고집과 똑 같은 복제인간을 만들어 옹고집의 집에 보내 분란을 일으키게 된다. 실제 옹고집과 가짜 옹고집과의 진위여부를 가리게 되는데 결국 실제 옹고집이 가짜임을 허위 자
백함으로서 판정패하게 된다. 이와같이 소설속의 복제 인간들은 권선징악을 위해 탄생되었던 것이다.
또한 1995년 "저지 드레드"(Judge Dredd)는 자신과 똑같은 복제인간을 대량 생산해서 미래 사회를 지배하려는 복제인간에 관한 SF 영화이다. 이것은 복제인간의 탄생으로 발생할 비인간적인 미래사회와 그것이 몰고갈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인간복제의 윤리적 문제와 위험성을 경고하는 영화이다.
이와같은 상상속의 손오공, 옹고집 및 SF 영화속의 주인공과 같은 복제인간이 21C 생명과학의 발달과 응용을 통해 현실화 되었다. 이러한 "복제(clone)"라는 용어는 "klon"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으며 암수의 수정을 통하지 않고 같은 유전자형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즉 유전형질뿐만 아니라 외모, 성격, 감정, 취미, 능력, 기억 등이 똑같이 태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1997년 2월 스코트렌드 에딘버러의 로슬린 연구소에서 복제 양 "돌리(Dolly)"를 세상에 공개함으로서 인간복제의 문제에 대해 학계, 종교계 및 시민단체 등 일반시민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후에 국내외 여러 과학자들로부터 쥐, 소 및 원숭이 등의 복제에 대해 잇 달아 발표되었고, 또한 인간복제의 기술적 가능성에 대해 발표되었다.
최근 관심의 대상이되고 있는 인류가 외계인의 복제술로 만들어졌다고 믿는 종교단체인 라엘리언 산하 클로나이드사에서 2002년 12월에 30세의 여성 세포를 기증받아 복제된 여아 이브(Eve)가 제왕절개로 태어났다고 밝혀 전 세계를 복제인간에 대한 충격에 휩사이게 했다. 그러나 아기의 출생지, 복제 시술과정, 복제를 증명할 수 있는 DNA 검사 결과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므로 이들의 진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인간복제(Human cloning)란 한 인간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다른 인간을 만드는 방법이다.
체세포 핵이식법은 복제양 돌리를 만드는 데 사용된 것과 같이 성체의 체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체세포란살, 뼈, 혈액 등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이다. 이론적으로 어느 부위든 가능하지만 사람의 경우 주로 귀의 피부세포를 이용하며 체세포내에 유전물질인 DNA가 있는 핵만 이용한다. 그리고 여성에게서 난자를 채취한 후 핵을 제거하며 복제하고자 하는 체세포의 핵을 핵이 제거된 난자에 주입하여 전기, 화학적 방법에 의해 융합시킨다. 이렇게 합쳐진 난자를 대리모의 자궁 속에 착상 및 성장시켜 태어나게 하면 복제된 인간 개체가 된다.
동물 및 인간의 복제에 대해 학계, 종교계 및 일반시민 모두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의 관점에서 매우 진지한 토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먼저 복제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은 동물의 복제를 통하여 식량 자원 확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장기 확보 등을 들수 있다. 또한 인간복제는 치료목적의 복제와 생식목적의 복제로 구분하고 있다. 치료목적의 복제는 배아줄기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즉 줄기세포는 두뇌세포, 간세포 등으로 분화될 수 있는 전능세포로서 유전적으로 세포기증자의 것과 일치함으로 질병치료를 위한 인공장기 및 인공분화세포의 생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 파키슨 병, 알츠하이머와 같은 두뇌질환, 당뇨병, 척추손상, 관절염 및 암 등을 치료함으로서 수 많은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생식적 목적의 복제는 불임부부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남성에 문제가 있어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정이 불가능한 부부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강구되어 왔지만 해결이 어려웠지만 체세포 핵이식수술을 통해 정자없이도 수정이 가능함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인간복제를 통해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두 번째의 생명을 탄생시킴으로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전자와 같은 항상 긍정적인 측면에서만 고려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인간복제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에는 첫째 종교 및 윤리적 문제가 있다. 모든 생물은 자연의 순리에 의해 태어나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인간 역시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것이 순리이다. 종교적 측면에서 유일신이 인간을 창조하고 생명을 관장하며 이것이 창조주
의 고유 영역으로 믿고 있다. 이러한 생명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행위는 신에 대한 도전이고 모욕이며 우주의 섭리를 파괴하는 행위일 뿐만아니라 생태계의 질서를 파괴하는 것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윤리적인 측면에서는 인간 배아복제와 인간개체 복제에 대한 문제로 논란의 대상이된다.
인간 배아 복제에 대한 논란은 배아가 생명인가 아닌가 또는 인간인가 아닌가이다. 배아복제가 인간복제로 이어질 수 있고 하나의 생명체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가 인간 개체복제와 동일시 된다는 것이다. 만약 생명체로 간주할 때에는 배아실험을 통한 배아 폐기는 살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배아연구 찬성자들은 14일 이전까지의 배아를 엄격히 생명체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난치병과 의학적 목적으로 배아복제 실험을 수행하도록 허용해야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첨예한 대립은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단지 생명 발생 경계선에 대한 가치설정의 문제로 볼 때 문제 해결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 개체복제의 윤리적 문제는 비자연적이며 존엄성을 훼손하는데 그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과 인격은 절대적으로 고유하며 우주에서 유일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복제는 이와 같은 근본을 흔드는데 그 문제점을 제기할 수 있다.
인간복제는 인류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결혼 및 가족관계에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가족의 형태는 결혼을 통한 자연발생적 사회구조이며, 남여간의 수정을 통한 자손의 생산은 가족 및 친족 등으로 나누어 질 수 있다. 그러나 결혼을 하지 않고 남녀가 결합하지 않아도 아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가족 사회가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체세포 핵이식을 통한 새로운 복제인간은 부모 자식의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쌍둥이 자매 또는 형제로 볼 것인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간복제를 통한 여러 가지 긍정적인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의 문제점들이 도출되며 이에 대해서 이미 학계, 종교계 및 시민단체나 일반시민들까지도 첨예한 관계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복제에 대한 찬반 논리로 서로 대립관계를 형성하기 보다는 객관적인 경계설정이나 가치설정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윤리적 및 종교적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합법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할 것이다.